"고용 대박"이라는 KBS, 어느 별에서 왔니?

민언련, 11월 9일 방송3사 저녁종합뉴스 일일브리핑

등록 2011.11.10 18:42수정 2011.11.10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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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취업률 증가' 앞장서 부각 … 또 '경제 호재' 띄우기

고용지표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 해 같은 달보다 취업자 수는 50만1000명 늘었고, 실업률도 2.9%로 떨어졌다.

고용지표만 보면 청년실업이라는 현실이 무색해 질 정도다. 이렇게 지표와 현실 사이에 괴리가 큰 이유는 비경제활동인구 때문이다. 통계청은 15세 이상 인구 중 일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는 사람들을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해 통계에서 제외하고 있는데, 이 중에는 취업준비생이나 단순히 쉬는 사람까지 포함되어 있다. 청년층 구직자 상당수는 대기업 취업 등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위해 어학연수나 자격증 공부 등으로 최소 1~2년을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취업준비생은 62만5000명으로 같은 기간 20대 청년층 실업자 31만2000명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단순 '쉬었음'도 150만명으로 지난 해 10월보다 12만4000명 늘었다.

고용지표에서도 고용불안 요인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제조업 취업자수가 3개월 연속 감소세로 10월에도 지난 해 같은 달보다 5만5000명이 줄었다. 그동안 제조업이 수출 호조를 바탕으로 고용창출을 이끌어왔던 것을 감안하면 지난 달 고용개선 흐름이 경기호조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취업자 층이 중고령대에 쏠린 것도 문제다. 20대 취업률은 늘지 않았고, 30대 취업률은 작년 동월 대비 6만6천명이 감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취업률 전체 증가분의 절반가량(24만3000명)이 주당 36시간 이하 단시간 일자리라는 점에서 고용의 질도 낮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고용지표 관련 보도에서 방송3사는 차이를 보였다.

KBS는 이번에도 뉴스 첫 꼭지로 취업자 수 증가를 적극 보도하며 현실과는 동떨어진 통계수치 상 '경제 호재'를 띄우는데 앞장섰다. KBS는 보도 제목부터 MBC, SBS와 차이를 보였다. KBS는 취업자수가 늘었다는 것을 부각하는데 급급했지만, MBC와 SBS는 실업률 최저, 취업률 증가가 결코 반갑지만은 않다는 뉘앙스로 제목을 뽑았다. 앵커멘트에서도 KBS는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서 반가운 소식"이라며 취업자 수 증가를 띄웠다. 반면 MBC와 SBS의 앵커는 "취업자 수는 늘었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 "마냥 좋아할 소식은 아니다"라고 지적해 차이를 보였다.

<취업자 50만 명↑…실업률 2.9%>(KBS, 김준호)
<고용의 질 개선 시급>(KBS, 김현경)
<실업률 9년만에 최저지만..>(MBC, 이성일)
<취업 늘었다지만..>(SBS, 정형택)


KBS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통계수치 상 '경제 호재' 띄우기에 앞장섰다. 첫 꼭지 <취업자 50만 명↑…실업률 2.9%>(김준호 기자)는 "세계적 경기 둔화라는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도 지난 달 취업자 수가 1년 전보다 50만 명 이상 늘어났다", "피치사의 국가신용등급 전망 상향 조치에 이어 반가운 소식"이라고 적극 띄우는 앵커 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서비스업 고용이 늘면서 지난달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50만 천명 증가했다"며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만 명을 넘어선 건 17개월 만에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신세대 용어를 빌려서 실감나게 표현하자면 고용 대박이라고 하겠다"며 자화자찬하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발언을 무비판적으로 실었다.

문제점은 보도 말미에 "2,30대 취업자 수는 제 자리에 그치거나 감소해 청년 세대의 취업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간단하게 덧붙였다.

<고용의 질 개선 시급>(김현경 기자)에서는 고용은 늘었지만 고용의 질은 문제가 된다며 자영업자가 증가하고 제조업 취업자가 줄어든 상황 등을 전했다.

MBC와 SBS는 통계수치 상의 취업률, 실업률을 비판적으로 접근해 KBS 보도와 차이를 보였다.

MBC 6번째 꼭지 <실업률 9년 만에 최저지만‥>(이성일 기자)에서는 실업률이 떨어진 것은 "수치로 보면 매우 희망적"이지만 "청년층이 느끼는 실제 고용사정은 통계수치와는 한참 거리 있다"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실업자 수가 줄고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등 통계청의 발표 내용을 전한 뒤, "취업 설명회, 면접이 한창인 대학가에서 느끼는 고용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취업 준비생은 55만 명으로, 20대 공식 실업자 숫자인 25만 명의 2배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통계청의 발표가 체감 실업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취업 준비생, 구직 단념자까지 취업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은 사실상의 실업자들이 많은데, 이들이 실업 통계에 잡히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전했다. 또 "제조업 취업자 숫자는 석 달 전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상황"이라며 실업률이 다시 올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

SBS도 18번째 꼭지 <취업 늘었다지만..>(정형택 기자)에서 취업자 수 증가로 "정부가 '고용 대박'이라고 표현할 정도"라면서도 "마냥 좋아할 소식은 아니라는 게 문제"라는 앵커멘트로 시작했다.

보도는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실업률은 낮아졌다고 통계청 발표와 "고용 대박"이라는 박재완 장관 발언을 전했다. 그러나 "서비스업 취업자가 주로 늘고 양질의 일자리로 꼽히는 제조업 취업자 수는 지난 8월부터 석 달째 감소했다"며 "5,60대 취업이 급증해 퇴직 후 생계형 취업 전선에 나선 장년 남성이 많은 반면에, 20대와 30대는 취업자 수가 거의 제자리걸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용 대박이라고 하기에는 고용 시장의 체감온도가 아직 썰렁해 보이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민언련 방송브리핑 입니다. 기사 내용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민언련 방송브리핑 입니다. 기사 내용은 민언련 홈페이지(www.ccdm.or.kr)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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