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 때문에 밭에 물이 차올라 농사 망쳐"

창원시 북면 외산리 초소마을... 농어촌공사 "배수로 연말 완공하면 괜찮다"

등록 2011.11.15 18:05수정 2011.11.15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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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정비사업의 하나인 농경지 리모델링 지구와 경계지점에 있는 밭에서 물이 차올라 논란을 빚고 있다. 해당 농민은 "이전에는 침수되는 현상이 없었다, 4대강 사업 때문이다"고 주장하고, 한국농어촌공사는 "산에서 물이 내려온다, 연말에 배수로가 완공되면 괜찮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상남도 창원시 의창구 북면 외산리 초소마을에는 '외산지구 농경지리모델링사업'이 한창이다. 낙동강에서 나온 흙과 모래를 이용해 논을 돋우는 공사를 벌이고 있다.

4대강정비사업의 하나인 '창원 외산지구 농경지리모델링사업' 경계지점과 밭 사이에 물이 차 있다. ⓒ 감병만


농경지리모델링 지구와 경계에 있는 권아무개씨 밭에는 고랑에 물이 차올랐다. 권씨는 밭에 고추와 고무마, 가지를 주로 심었는데, 고랑에 물이 생긴 것이다. 15일 현장을 살펴보니, 밭고랑에는 물이 흥건히 차 있었다.

권씨는 "이전에는 저희 밭과 논은 약 2m 정도 차이가 났고, 올해 농경지리모델링을 한다며 논을 돋우는 공사를 했다. 언제부터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밭에 물이 차올랐다"면서 "지난해까지는 물이 생기지 않았고, 밭농사를 잘 지었다"고 밝혔다.

그는 "고추는 일찍 말라 죽었다. 요즘 고춧값이 좋은데 고추 수확을 제대로 못하니 속이 상한다"면서 "씨앗을 뿌린 무는 싹이 나지 않았거나 얼마 크지 않았다. 현장소장과 농어촌공사에 민원을 제기해 보았지만 들어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감병만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부장은 "외산지구 농경지리모델링사업은 아직 한창이고, 배수로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다"면서 "정확한 원인은 살펴봐야 하겠지만, 빗물과 지표수가 농경지리모델링 지역에 차오르면서 상류지역의 농지까지 침수시키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4대강정비사업 농경지리모델링 '창원 외산지구'와 경계지점에 있는 밭의 고랑에 물이 흥건하게 차올라 있다. 농지 주인은 농경지리모델링 때문에 물이 찼다고 주장하고 있다. ⓒ 감병만


그는 "이전에는 농경지리모델링 지역보다 2m 정도 높은 위치에 있어 침수될 우려가 전혀 없어 보였다"면서 "4대강 사업의 농경지리모델링으로 지금은 언뜻 보기에도 낮은 지역으로 되어버린 듯하다. 정확한 조사를 해서 피해보상과 함께 재발방지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희자 사무국장은 "농경지리모델링 공사를 하면서 배수로를 하지 않아서 생긴 것"이라며 "배수로가 올해 말에 완공된다고 하는데, 그동안 농민은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외산지구 농경지리모델링사업 공사현장 관계자는 "밭 위에 있는 산에서 물이 내려온다. 농경지리모델링 때문에 밭이 침수되는 게 아니다"면서 "배수로 공사를 하고 있는데 12월 말경 완료된다"고 밝혔다.

한국농어촌공사 창원지사 관계자는 "농지 주인을 만나보기도 했다. 농지 주인은 성토를 하면서 밭에 물이 찬다고 하는데, 그런 게 아니다. 산에서 나오는 물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4대강정비사업의 하나인 '창원 외산지구 농경지리모델링사업'이 창원시 의창구 북면 초소마을에서 한창이다. ⓒ 감병만


#4대강정비사업 #농경지리모델링 #한국농어촌공사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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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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