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를 만났을 때, 이렇게 하면 산다

[리뷰] 맥스 브룩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등록 2011.11.21 14:22수정 2011.11.2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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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겉표지 ⓒ 황금가지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서 윌 스미스는 혼자서 좀비들과 사투를 벌인다. 이런 영화를 볼 때면 '실제로 저런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면 될까'하고 상상해 보게 된다.

좀비들이 세상을 점령했다면 살아남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몇 가지 되지 않는다. 좀비들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도망가거나 아니면 좀비들과 맞서 싸우거나.


어느 쪽이건 간에 좀비의 정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은 법. 좀비에 대해서 많이 알면 알수록 상대하기에도 달아나기에도 유리할 것이다.

좀비는 또 롤플레잉 게임에 단골로 등장하는 괴물이기도 하다. 죽여도 죽여도 되살아나는 좀비, 어떤 협박이나 협상도 통하지 않는 좀비. 이런 괴물들이 시체 썩는 냄새를 풍기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오싹해지지 않을까?

지구 곳곳에 퍼져있는 좀비

맥스 브룩스의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는 제목처럼 좀비가 나타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면 되는지 알려주는 일종의 지침서다. 저자는 우선 좀비가 상상속에만 존재하는 괴물이 아니라 실제로 이 세상 곳곳에 숨어있다고 보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좀비의 역사는 무려 기원전 6만 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부터 현재까지 지구 곳곳에서 좀비들이 출몰했다. 관련 기록들도 다수 존재한다. 다만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어떤 이유로 그 사실의 공개를 막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좀비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좀비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좀비를 연구하는 사람들의 역사도 오래 되었다. '좀비'라는 이름은 아프리카 앙골라 북서부 언어로 망자의 넋을 가리키는 '음줌베'에서 파생되었다고 한다. 멀쩡하던 사람이 좀비로 변하는 것은 일종의 바이러스에 감염되기 때문이다. 이 바이러스를 처음으로 발견한 얀 반데르하벤은 이 바이러스에 '솔라눔'이라는 라틴어 이름을 붙였다.

체내에 들어온 솔라눔 바이러스는 뇌에 침투해서 전두엽을 파괴한다. 그러면 인체기능이 완전히 정지하면서 환자는 사망판정을 받게 된다. 하지만 바이러스에 의해서 뇌세포가 복제되고 신체가 탈바꿈하면서 일정시간이 지나면 다시 살아나게 된다. 이때부터 좀비로서의 삶을 시작하는 것이다.

좀비는 인간의 신체를 가졌지만 인간과는 달리 산소에 의존한 호흡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아무 감정도 없고 육체적인 통증도 느끼지 못한다. 그들은 오직 본능에 따라서 살아있는 인간을 잡아먹을 뿐이다. 폐와 심장 등의 기관이 모두 정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좀비를 죽이는 유일한 방법은 뇌를 파괴하는 것이다.

살아있는 시체들 속에서 살아남기

좀비는 이렇게 약간 황당해 보이는 존재이지만, 좀비를 대하는 저자의 태도는 진지하기만 하다. 저자는 좀비의 특징 및 신체능력, 행동양식을 포함해서 다양한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좀비를 상대할 때는 소총이나 도끼 같은 무기가 효과적이겠지만, 이런 무기를 소유하거나 가지고 다니는 것은 불법일 수 있다. 따라서 일반인들은 가장 기본적인 무기인 자신의 몸을 평소에 열심히 단련해두어야 한다. 하다못해 달리기 연습이라도 해두어야 좀비를 만나면 줄행랑을 칠 수 있다.

저자는 또한 좀비의 손에 잡히지 않기 위해서 평소에 몸에 꼭 붙는 옷을 입고 머리털도 짧게 유지할 것을 권하고 있다. 좀비를 만나면 높은 곳으로 이동해서 사다리나 계단을 부수면 효과적이다. 멍청한 좀비는 도구를 사용할 줄 모르기 때문에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되고 만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에는 이외에도 좀비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많은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좀비가 나타나면 어떻게 자신의 집을 지킬 것인지, 상황이 불리해지면 어떤 지역으로 어떻게 피난을 갈지, 짐은 어떻게 꾸리는 것이 좋은지 등.

좀비라는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서 저자는 책 뒤편에 좀비가 출몰한 역사상의 사례들을 풍부하게 수록해 두었다. 좀비의 존재를 믿건 말건간에, 그냥 재미로라도 한번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좀비라는 놈에 대해 알아두어서 나쁠 것도 없거니와, 당장 오늘 밤에 거리를 걷다가 좀비들과 마주치게 될지 누가 알겠나.

덧붙이는 글 |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맥스 브룩스 지음 / 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펴냄.


덧붙이는 글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맥스 브룩스 지음 / 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펴냄.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 살아있는 시체들 속에서 살아남기 완벽 공략

맥스 브룩스 지음, 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2011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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