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측이 민주노조 집행부만 표적징계"

금속노조 경남지부 "같은 징계사유라도 민주노조 아니면 감형"... 사측 "할 말 없다"

등록 2012.01.11 15:46수정 2012.01.1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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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창원 (주)센트랄이 노동조합 간부를 징계했는데, 같은 사유라도 민주노조 집행부만 해고했다며 노동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지부장 신천섭)는 11일 오후 회사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센트랄 사측은 '민주노조 탄압·와해'를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4월 한규환 센트랄 부회장은 '한국노총 설립 사주를 위한 확약서'를 노조측에 제시했고, 노조는 한 부회장을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8월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어 법원에서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아 확정되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창원 (주)센트랄이 노조 간부를 해고해 갈등을 빚고 있는 속에,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1일 오후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지난해 4월만 해도 노조 지회 조합원은 240여 명이었다. 사측에서 '한국노총 가입'을 제시하자 일부 조합원들이 총회를 요구해 '금속노조 탈퇴' 안건을 상정했는데, 반대가 많아 부결되었다. 이후 복수노조시대가 되면서 이 사업장에는 2개 노조가 더 만들어졌다. 한국노총 소속 노조와 개별 기업노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현재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은 120여 명이 넘고, 한국노총 소속은 70여 명, 기업노조 소속은 30여 명이다.

지난해 노조 지회는 사내에서 집회를 열기도 했다. 사측은 노조 지회 집행부에 대해 '회사 명예·신용 손상'과 '허가 없이 집회' '무근 근무지 이탈' '지시사항 불이행' 등의 사유로 징계를 했다. 노조 지회는 지난해 11월 공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이때 사측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당시 충돌과 관련해 사측에서는 폭행이 있었다고 주장했는데, 이 사건은 아직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징계 결과는 다르게 나왔다. 지회장과 부지회장, 조합원 1명을 포함해 3명은 해고를 하고, 전 사무장은 정직 6개월을 결정한 것이다. 사측은 징계의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고 있다. 해고된 3명은 금속노조 소속이고, 전 사무장은 기업노조 소속이다. 이런 이유로 사측이 특정 노조 집행부만 강하게 징계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징계 결정은 노조 지회 임원 선거를 앞두고 이루어진 것이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창원 (주)센트랄이 노조 간부를 해고해 갈등을 빚고 있는 속에,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11일 오후 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 신천섭 지부장이 회견문을 낭독했다. ⓒ 윤성효


신천섭 지회장은 "민주노조에 대한 폭압적인 탄압이다. 사측이 징계를 철회하지 않는 한, 노조 지부 사무실을 센트랄지회로 옮기는 방안까지 검토할 것"이라며 "노조 지부는 전면전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노조 지부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센트랄은 아직 경찰 조사 결과조차 결정되지 않은 상황을 갖고 징계위에서 논의하고 결정했다"면서 "지난 1983년 징계규정을 아직도 현장에서 버젓이 사용하고 이를 자랑인 양 활용하는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민주노조의 역사에서 우리는 언제나 탄압을 받아왔고, 탄압 속에서 승리의 열매를 거둬왔다"면서 "센트랄 사측은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근거도 부족하고 합법적 쟁의행위를 불법으로 내모는 징계위 결정사항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 나왔던 센트랄 노무관리팀 관계자는 징계사유 등에 대한 질문에 "할 말이 없다"거나 "답변 안하겠다"는 반응을 보이며 자리를 피했다. 센트랄 인사관리팀 관계자는 "회사로서는 밝힐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사측은 회사 정문 앞에 이달 말까지 집회신고를 내놓고 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창원 (주)센트랄이 노조 간부를 해고해 갈등이 빚어졌다.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11일 오후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사측 관계자들이 나와 못하도록 하면서 잠시 실랑이가 벌어졌다. ⓒ 윤성효


#센트랄 #금속노조 #징계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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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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