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쌍둥이 아빠, 무상교육 반드시 실현하겠다"

[인터뷰] 통합진보당 대전 유성구 경선주자②-유석상 예비후보

등록 2012.01.19 09:24수정 2012.01.19 09:24
0
원고료로 응원
통합진보당 대전광역시당은 오는 21일부터 26일까지 4·11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후보등록을 받는다. 현재 대전에서는 대덕구, 서구갑, 중구, 유성구 등 4개의 지역구에서 후보가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며, 유성에서는 2명의 후보가 출마, 경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국민참여당 출신 최영구(43) 후보와 민주노동당 출신 유석상(38)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유성구 경선은 당원투표 50%와 여론조사 50%를 합산해 후보를 선출하게 된다. 당원투표는 오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진행되고, 여론조사는 2월 2일과 3일 진행되어 최종발표는 2월 4일 하게 된다.

<오마이뉴스>는 대전에서 가장 먼저 경선이 치러지는 통합진보당 대전 유성구 경선주자 2인을 16일과 17일 인터뷰했다. [편집자말]

유석상 통합진보당 대전 유성구 예비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17일 오후 대전 유성구 궁동에서 <오마이뉴스>와 만난 유석상 예비후보는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진보는 누군가가 우리에게 주는 시혜적 혜택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진보는 스스로 직접 실현해 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쌍둥이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국회의원이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무상보육'과 '무상교육'을 꼽았다. 그는 "보육과 교육은 국가가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실태조사와 로드맵 제시, 법제화 추진을 최우선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경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최영구 후보와의 차이점에서는 자신이 "통합진보당의 가치에 더 잘 어울린다"고 말하고, 민주통합당 후보와의 경쟁에서도 진보정당의 가치를 유권자에게 어필하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 출신인 자신이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당적을 변경한 이상민 의원에 대해서는 "당선 가능성에 따라서 왔다 갔다 한 것을 '소신'이라고 포장하지 말라"고 비난하고, 이상민 의원과의 야권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협상은 할 수 있다"면서도 "그 분의 진정성은 신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유석상 예비후보와 나눈 일문일답 전문이다.

- 총선출마를 선언한 이유가 무엇인가?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출마를 결심했다. 통합진보당은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그리고 진보신당 일부가 합쳐서 새롭게 태어난 정당이다. 이들이 뜻을 같이한 이유는 일하는 사람, 곧 노동자와 정치적으로 소외된 자들을 위한 의제들이 시민정치 영역과 결합하고 더 강화되어 실제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노동자와 소외된 사람들을 위해 싸워왔던 사람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직접 정치의 영역에서도 싸워야 한다. 그게 그들에게 주어진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복지는 시혜가 아니다. 누군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고 주인인 자신이 직접 실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민주노동당의 근본정신이고, 여기에 동의했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에 가입했다. 우리가 직접하는 것이다. 노동이 아름다운 세상, 노동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직접실현하기 위해 출마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그런 생각을 어느 정도 이뤄낼 기회라고 생각한다. 진보는 누군가가 해 주어서 되는 게 아니라 직접 실현시켜 내야 하는 것이다."


- 그렇다면 왜 꼭 통합진보당이어야 하는가? 다른 야당도 있는데...
"지금 통합진보당의 위치가 애매하다. 민주당과 뚜렷한 차이점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렇지만 기차를 타고 부산에 가려는데, 광주행을 타고는 갈 수 없다. 기차를 바꿔야지 운전사를 바꾼다고 해서 목표지점에 갈 수 없는 것이다. 바로 노선이다. 통합진보당은 그 노선을 바꾸어야 한다고 제시하는 것이다.

반MB, 반한나라당을 외치지만 민주당은 노선을 바꾸지 않았다. 노동자와 농민, 서민이 직접 자신들의 요구를 반영해 낼 수 있는 정당이 아니다. 한계를 가지고 있다. 새롭게 지도부가 출범했지만, 크게 기대할 만한 변화가 아니다. 그러나 통합진보당은 한국사회의 진보적 발전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기차가 바로 가는 기차라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그들과 함께 그 길로 가려는 것이다. 우리가 가야 할 방향타를 제시하는 것, 그게 바로 진보정당이 해야 할 몫이다."


유석상 통합진보당 대전 유성구 예비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난 쌍둥이 아빠, 무상교육 위한 로드맵 제시하겠다" 

- 국회의원이 된다면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저는 쌍둥이 아빠다. 쌍둥이들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데, 많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 두 아이에 들어가는 돈이 150만 원이나 된다. 제 소득의 상당부분을 아이들 보육을 위해 지출하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의 보육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통합진보당의 정책 중 하나가 무상보육이다. 저는 가장 먼저 무상보육을 실현하기 위한 실태조사를 하고, 구체적인 로드맵을 만들어 제시할 것이다. 그리고 이를 정부예산에 반드시 반영시켜낼 것이다.

또한 이와 연장선상에서 대학생 등록금문제다. 우리 사회가 '반값등록금'을 이야기 하지만, 갑자기 무상이 어려우니까 이 정도를 요구하는 것이지, 사실 무상교육으로 가야한다. 서구유럽과 같이 교육은 국가가 마땅히 책임져야 한다. 이러한 무상보육과 무상교육 등 진보적 의제들이 실제 국가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겠다."

- 유성에서 출마하는데, 유성지역의 현안은 무엇이라 생각하고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유성은 지금 국제과학비지니스벨트가 새롭게 조성되고, 세종시 인접 생활권으로서의 기능, 도안신도시 개발 등 개발적 요소가 많이 있다. 이로 인한 각종 문제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개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되는 개발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과학벨트 예산의 확보를 위해 열심히 뛸 것이다. 올바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개발과 발전 속에서 자칫 놓쳐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바로 교육과 문화다.

유성은 교육의 도시라고 불린다. 그러나 사실은 사교육의 도시다. 서구지역보다 더 많은 사교육비를 쓰고 있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동구 보다는 1.8배를 더 쓴다고 한다. 다시 말해 유성은 교육의 도시인데, 사교육에 의해서만 교육조건이 충족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모두에게 부담이다. 따라서 유성에서 만큼은 교육을 공적서비스 영역으로 돌려놓는 특별한 정책적 실험을 해 보고 싶다. 예를 들어 방과 후 학교와 같은 지역적 특성에 맞는 차별성을 가지고, 사교육의 부담을 극복할 수 있는 노력을 유성구민과 함께 해 보고 싶다.

또 하나는 대전도 마찬가지지만, 유성의 문화기반이 취약하다는 것이다. 최근 뉴스를 보니 롯데월드 같은 놀이시설이 유성에 들어선다고 한다. 마치 이런 것들이 문화정책의 일환인양 둔갑하여 홍보된다.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문화의 다양한 분야를 주민의 삶 속에서 향유하도록 해야 한다. 지금 내가 참여하고 있는 일이 마을도서관 만들기 사업이다. 마을도서관에서는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것만 하는 게 아니다. 도서관에서 주민들이 소통하고, 교류하고, 토론하고, 같이 여행을 가고, 다양한 문화체험을 나눌 수 있다. 문화의 기반을 커다란 건물이나 시설에서 찾는 게 아니라 주민의 삶의 영역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동시에 문화를 주민을 동원하는 형식으로 누리게 해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스스로 문화의 다양한 분야를 찾아내고, 누릴 수 있도록 해 주어야 한다."

- 특별히 생각하고 있는 공약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지금 유성에서는 과학벨트 등 건설사업이 많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과정에서 지역의 기업들이 참여하고 그 경제적 효과를 보아야 하는데, 현재의 7-8단계로 이어지는 하청구조에서는 참여한다고해도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한다. 따라서 이러한 대규모 개발에 있어서는 정부가 개발을 직접 주관하고, 하청 구조를 2-3단계로 단순화해서 그 지역의 기업이 참여하여 그 이윤을 지역에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싶다.

또한 도안신도시 같이 새롭게 개발되는 도시의 인프라가 미리 갖춰지지 못해서 지역주민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아무리 적은 사람이 살고, 개발초기단계라고 해도 교육과 문화만큼은 전기와 가스처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 주어야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할 것이고, 또 하나 꼭 해내고 싶은 것은 대학등록금을 국가가 책임지도록 법제화하는 것이다. 무상등록금 법제화는 가장 최우선적으로 하고 싶은 일이다."

유석상 통합진보당 대전 유성구 예비후보. ⓒ 오마이뉴스 장재완


- 최영구 후보와 당내 경선을 치러야하는데, 최 후보와 비교해서 자신이 더 통합진보당 후보로 적합한 이유는 무엇인가?
"최 후보는 아주 훌륭한 분이다. 노사모와 시민광장 활동 등을 해오면서 시민정치, 생활정치의 텃밭을 일구어 오신 능력 있는 분이다. 그러나 우리 통합진보당은 진보적 대안을 갖춘 정당이다. 또 그런 정당이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러한 통합진보당의 가치에는 내가 더 잘 어울린다고 말할 수 있다. 특히, 민주통합당과도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 당과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것도 최 후보 보다는 내가 더 확실하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에게 우리가 가진 진보적 가치를 어필하기 위해서는 민주노동당의 역사적 경험이 필요하다. 따라서 민주노동당 출신이 내가 더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 지금 유성에서는 이상민 의원이 당적을 변경해서 시끄럽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당이라는 것은 이념집단이고, 그래서 비전을 제시하고 그 비전에 따라서 국민의 선택을 받는 것이다. 그런데 이념이 다르고 비전이 다른 자유선진당에 간 것부터가 문제였다고 본다. 몸에 맞지 않는다면 애초에 가지 말았어야 했다. 혹시 가보니 조금 안 맞으면 그 당에 맞추려고 노력해야지 선거를 앞두고 몸에 맞지 않아서 나온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 또 자신의 소신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하는데, 오히려 소신이 변하지 않은 것은 이상민 의원이 아니라 자유선진당이다. 당락 가능성에 따라서 이리 왔다 저리 갔다 하는 것을 '소신'으로 포장해서는 안 된다."

- 만일 유 후보가 통합진보당 후보가 된다면 야권연대를 해야 할 텐데, 어떻게 할 것인가?
"현 집권세력에 대한 국민적 울분이 있다. 야권연대는 당연히 해야 한다. 당연히 우리의 기본전략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보면 민주당이 한나라당을 대신할 집권세력으로서 자기 정체성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는가 의심이 된다. 민주당은 이를 더 확실하게 보여주어야 한다. 정권교체가 된다고 해도 예전의 그 사람들이 또 같은 일을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번 민주당의 대표선출과정에서도 구태의연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정말 실망스럽다. 야권연대에 성공하려면 민주당이 더 변화해야 한다. 더 쇄신해야 한다.

유성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무런 변화가 없다. 오히려 자유선진당에서 넘어오신 분이 민주당에서 버티고 있다. 이것을 두고 어떻게 쇄신이라고 말할 수 있나, 야권연대는 분명히 해야 하지만 너무 야권연대라는 프레임에 갇혀서는 안 된다. 총선 이후에도 통합진보당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 그렇다면 이상민 의원과는 야권연대를 할 수 없다는 의미인가?
"협상자체를 거부할 것은 없다. 협상에는 응할 것인데, 다만 전제조건이 있다. 누가 협상을 하던 지 과거에 해 온 방식대로 힘으로 누르려고 하거나 세력대결로 가자는 식이라면, 거대야당으로서의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한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 합리적으로 서로 토론해서 우리의 가치를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확답이 없다면 어렵다. 이상민 의원 개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그 분의 진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민주노동당 시절 선거에 출마하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미래를 위해 투자해 달라'는 말이었다. 당시는 힘이 약하니까 도와달라고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지금 우리는 '우리를 통해서 미래를 현실화 시켜 달라'고 말하고 있다. 이제는 경험도 있고 능력도 있다. 결코 가진 게 적은 정당이 아니다.

선거에도, 여론조사에도 적극 참여해 달라. 우리가 무관심할수록 돈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지배하게 된다. 모든 사안에서 우리의 요구를 담아 참여해 달라. 그리고 우리 통합진보당을 선택해 달라. 그것이 바로 이 사회에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는 가장 빠른 길이다. 또 유석상이라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 왔고,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 지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한편, 유석상 예비후보는 충남 서천 출신으로 한일고와 고려대를 졸업했다. 민주노동당 유성위원장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유성마을도서관만들기 대표와 유성구 도서관 자문위원회 운영위원, 민주평통유성협의회 위원, 초암논술학원 원장을 맡고 있다.
#유석상 #통합진보당 #대전 유성 #최영구 #4.11총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게 향을 묻혀 준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개의 눈을 가진 모래 속 은둔자', 낙동강서 대거 출몰
  2. 2 국가 수도 옮기고 1300명 이주... 이게 지금의 현실입니다
  3. 3 '삼성-엔비디아 보도'에 속지 마세요... 외신은 다릅니다
  4. 4 장미란, 그리 띄울 때는 언제고
  5. 5 "삼성반도체 위기 누구 책임? 이재용이 오너라면 이럴순 없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