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진보정당 지지" 선거방침 발표

4월 총선에 한정된 방침 강조... "사실상 통합진보당 지지" 내부 비판 일어

등록 2012.02.16 14:02수정 2012.02.1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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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4·11 총선에서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을 지지하는 선거방침을 발표했다. 민주노총은 통합진보당 창당 이후 장기적 정치방침을 세우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에 한해 전체 진보정당을 지원하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는 민주노동당을 '배타적 지지'해왔던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 지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진영 쪽에서 '노동자 정치세력화에서 후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다. 반대로 국민참여당이 참여하는 진보진영 통합에 반대했던 쪽에서는 '사실상 통합진보당 지지를 선언한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민주노총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 1선거구 1후보 출마방침(진보진영후보 단일화) ▲ 반MB, 반FTA 1대1 구도 형성(야권연대) ▲ 정당명부 비례대표 집중투표 ▲ 세액공제, 당원확대 적극 참여 등의 '민주노총 4·11 총선 선거방침'을 발표했다.

이영희 민주노총 정치위원장은 "2000년 민주노동당에 대한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방침 이후 10년 넘게 한 당만 지지해 왔다"며 "최근 통합진보당이 탄생하면서 (배타적 지지방침에 대한) 평가와 반성 등을 통해 노동 중심의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논의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장기적인 정치 방침은 4월 총선 이후 결정하기로 했다"며 이번 방침이 4월 총선에 한정된 방침임을 강조했다.

'비례대표 집중투표' 논란... 민주노총 "노동자 이익에 보탬돼야"

하지만 이번 방침이 사실상 통합진보당을 지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선거 방침이 통과된 8일 중앙집행위원회에서 방침에 반대하는 위원 6명이 표결 전 퇴장하는 일이 벌어졌다. 같은 날 선거방침은 제적위원 30명 중 찬성 26명, 기권 3명, 반대 1명으로 통과됐다.

특히 '정당명부 비례대표 집중투표'(집중투표)가 쟁점이었다. 민주노총 내부의 '3자통합당 배타적 지지반대와 올바른 노동자계급정치 실현을 위한 민주노총 조합원 선언운동본부'는 "사실상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와 다를 바 없다"고 집중투표에 반대해왔다.


진보신당 역시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특정 정당에 대한 몰아주기 식 방침이라며 민주노총 내에서도 비판이 심각히 제기되고 있는 내용"이라며 "결과적으로 실상 진보신당 후보들에게 타당의 후보 지지를 약속하라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언론에서는 지난 12일 일제히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 지지를 결정"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이에 이영희 정치위원장은 "그럴 의도(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방침 유지)가 없기 때문에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며 "표를 집중해 사표를 줄여야 노동자들의 삶과 이익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집중투표 대상 정당은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 중 모바일 전수조사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당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후보 단일화, 선거인단·여론조사 50%씩 반영

한편 민주노총은 '1선거구 1후보 출마방침'을 위해 단일화 절차 방안을 제시했다. 원칙적으로는 후보자간 합의를 존중하되, 그렇지 못할 경우 선거인단 50%, 여론조사 50%가 반영된 단일화 방안을 내놨다. 선거인단은 해당 선거구지역 민주노총 조합원, 진보정당 당원, 주민으로 구성한다. 다만 민주노총 지역본부가 이미 민주노총 후보를 선출한 곳은 배려하는 안도 발표했다.

또한 진보정당 후보 단일화뿐 아니라 야권연대를 위한 '반MB, 반FTA 1대1 구도 형성' 방침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진보정당이 한 선거구에 한 후보를 내놓고 반MB, 반FTA 구도로 야권연대를 이뤄야 진보정당이 원내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지난 15일까지 민주노총 후보·지지후보 1차 심의요청에는 40명이 지원한 상태로, 모두 통합진보당 소속이다. 이 위원장은 "민주노총 정치위원회 차원에서 진보정당 간에 구별 없이 공동 목표를 위한 후보자 연석회의를 합의한 바 있으므로 앞으로 다른 정당도 많이 접수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총선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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