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대종이 전하는 고려 사찰 봉선사

광릉내 숲과 함께 주말 여행으로 좋은 곳

등록 2012.03.02 16:34수정 2012.03.0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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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봉선사 대웅전. 배터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휴대폰을 이용했다 ⓒ 하주성


경기도 남양주시 진접읍 부평리에 소재한 봉선사. 봉선사는 고려 광종 20년인 969년에 법인국사인 탄문이 창건한 절이다. 법인국사는 운악산 기슭에 절을 짓고 이름을 운악사라고 했다. 운학사는 조선 세종 때 7개의 종파를 '선종(禪宗)'과 '교종(敎宗)'의 양종으로 통합이 됨에 따라 혁파됐던 절이다.

그 뒤 조선 예종 1년인 1469년에 정희왕후 윤씨가 선왕인 세조의 능침을 보호하기 위해, 89칸으로 중창하고 이름을 봉선사로 개명했다. 그 뒤 명종 6년인 1551년에는 교종을 대표하는 사찰이었으나,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거치면서 수차례 훼손돼 다시 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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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 봉선사의 전각들은 모두 현대에 들어 조성한 것이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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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루 봉선사 대웅전 앞에 놓인 청풍루 ⓒ 하주성


봉선사 대종과 괘불이 전해

봉선사는 한국전쟁 때 150칸이나 되는 전각들이 완전 소실이 됐으며, 현재 남아있는 전각들은 모두 근래에 들어 다시 중창한 것이다. 현재 봉선사에는 조선 초기 범종 연구에 귀중한 자료인 보물 제397인 대종이 남아있다. 이 대종은 1469년에 제작한 종으로, 이렇게 큰 대종을 당시에 주조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2울 26일 오후. 의정부에서 봉선사로 향했다. 봉선사를 찾아가려면 광릉내 숲을 지나야만 한다. 엄청난 고목들이 즐비하게 서 있는 길을 지나 봉선사에 도착한 것은 오후 3시가 다 돼서였다. 봉선사 일주문 앞에는 많은 차량이 서 있고, 연신 사람들이 경내로 들어선다. 아마도 모처럼 주말을 맞아 나들이를 나온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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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랑 봉선사 경내에 있는 회랑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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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하당 대웅전의 옆에 있는 운하당은 회랑과 서별실 등이 자리한다 ⓒ 하주성


이럴 수가, 배터리가 떨어지다니

봉선사 주차장에서 대웅전까지의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 길을 굳이 차를 갖고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로 인해 불안하다. 밖에 차를 대고 걸어도 불과 10여 분도 안 걸리는 거리가 아니던가? 입구에는 커다란 느티나무 한 그루와 하마비가 서 있다. 안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선방을 촬영하다가 보니, 배터리가 떨어져 버렸다.


이럴 수가. 여유분의 배터리는 차에 두고 왔는데 난감하다. 할 수 없이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이렇게 휴대를 한 휴대전화를 이용해서라도 답사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봉선사에는 16동의 전각이 있다. 입구에 있는 청풍루를 비롯해 운하당과 관무현, 대웅전의 양편에는 관음전과 지장전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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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각 대웅전 뒤편 좌측에 놓인 삼성각. 한 채에 독성각, 북두각, 산령각이라는 현판을 달았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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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종 보물 대종의 모형도. 임진왜란 이후에 조성한 범종이다 ⓒ 하주성


대웅전의 뒤편으로는 조사전과 삼성각이 자리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다경실과 개건당, 방적당, 동별당, 서별실, 종루 등이 있다. 휴대전화로 하나하나 촬영을 하다 보니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도 어찌하랴, 그나마 고맙게 생각 할 수밖에.

화마를 입고도 남아있는 대종

봉선사의 대종은 임진왜란 이전에 주조된 종 중 몇 개 남지 않은 조선 전기의 동종이다. 예종 원년인 1469년에 왕실의 명에 따라 만들었다. 높이 238cm, 입지름 168cm, 두께 23cm의 이 종은 꼭대기에는 용통이 없고 두 마리의 용이 서로 등져 종의 고리 구실을 하는 전형적인 조선종의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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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독대 관음전 뒤편에 있는 장독대. 독특한 담장을 둘렀다 ⓒ 하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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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솥 여러 개의 가마솥이 봉선사 사부대중의 숫를 알게 한다 ⓒ 하주성


종의 몸통 위부분에는 이중의 가로줄을 돌려, 몸통 부분과 구분짓고 있다. 줄 윗부분에는 사각형의 유곽과 보살을 교대로 배치했고, 아랫부분에는 강희맹이 짓고 정난종이 글씨를 쓴 장문이 새겨져 있다. 글에는 종을 만들게 된 연유와 만드는데 관계된 사람들의 이름이 열거되어 있어서, 이 종을 제작하기 위해 대대적인 불사를 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시간 이상을 천천히 돌아보면서 종각으로 향했다. 그러나 종각은 출입을 통제시켜 놨기 때문에 이층 누각으로 오를 수 없었다. 다행히 또 하나의 대종을 본떠 만든 종이 축대 위에 있어, 그곳에서 보물 대종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주말, 광릉내 숲과 함께 돌아보기 좋은 봉선사. 날도 풀렸으니 한번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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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악산 봉선사 남양주시 진접에 자리한 운악산 봉선사의 모습. 동영상 제작은 수원 씨티넷의 김홍범이 맡아했습니다. ⓒ 김홍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수원인터넷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수원인터넷뉴스와 다음 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봉선사 #남양주시 #진접읍 #고려 #보물 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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