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 그 뒤에 숨은 월가의 탐욕

<분석기사> 원유가의 40%는 월가 투기 자본의 몫 - 공공연한 비밀 -

등록 2012.03.03 17:05수정 2012.03.03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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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휘발유 소비자가 변동 추이 . ⓒ <월스트리트저널>

▲ 미국 휘발유 소비자가 변동 추이 . ⓒ <월스트리트저널>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한국은 이미 리터 당 2000원대를 돌파한 것은 물론 미국 또한 갤런(3.8 리터)당 4달러를 돌파하고 곧 5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보도되면서 가파른 국제 유가 상승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안한 이란 사태를 비롯한 중동정세 그리고 경제 규모 확대로 야기된 중국의 수요 증대, 과연 이러한 기본적인 상승요인 이외에 또 다른 유가 상승의 주범은 없는 것일까?

 

전쟁 소문만으로도 돈 버는 정유업체

 

"(진짜) 전쟁은 경제에 나쁘지만, 전쟁 소문은 정유 업계에 득이 된다."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일자(미국시각) '바이론 킹' 'Outstanding Investment' 편집장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그는 "그러한 소문이 가격을 급상승시키고 있으며 특히,(일시적일지라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위협은 가격 상승을 더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또한, 이러한 요인은 사실이든 아니든 사우디 아라비아 등 석유생산 국가에 대한 부정적인 소문이 나면 사실 확인을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가격이 치솟는 것이 유가 폭등의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라고 <허핑턴포스트>(2일 자) 는 전했다.

 

<모닝스타>의 '밥 존슨' 경제 편집장 역시 "가장 파괴적인 것은 (치솟는) 유가가 아니라 소비자의 유가에 대한 두려움이다."라고 말했다고 <허핑턴포스트>는 보도했다.

 

이러한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서 수요 공급에 따른 원칙이 아니라 두려움의 확대 재생산이 정유 업체의 배를 불리고 있는 것이다.

 

기름값에 수요 공급의 법칙은 예외 ?

 

이렇듯, 국제 원유가 변동에 따른 실질 소비자가 변화가 잘 반영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는 정유회사가 이윤 마진을 높이고 손실을 줄이고자 ' last-in, first-out 방식'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즉, 예를 들어 현재 10불에 원유를 도입했더라도 현재 소비자가 12불이면 그 가격에 내다 파는 방식을 고수하면서 최대한 이윤을 추구하고 손실을 방지하는 데 정유업체가 주력하고 있는 것이 고유가 상승의 또 다른 이유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올해 겨울, 미국은 이상 온난화에 따라 오히려 석유 예상 수요가 떨어져 일부 정유업체가 공장 문을 닫는 일이 벌어지고 있음에도 기름값은 지속해서 상승하는 등 일반적인 수요 공급의 원칙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는 것이다.

 

진짜 전쟁이 나면 군산 복합체가 돈을 벌고 전쟁 소문에는 정유업체가 돈을 버는 역설적인 구조가 국제 경제 메커니즘을 좌지우지 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 원유가 인상의 주범 - 월가의 탐욕 -

 

'버니 샌더' 미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CNN에 기고한 글에서 과거 10년간 1조 달러 이상의 막대한 수익을 올린 정유업계와 함께 월스트리트의 검은 투자자들이 유가 상승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10년 전 30%에 불과하던 투자자들의 유가 시장 관여율이 현재는 80%에 달하고 있다며 그들이 국제 원유 시장을 투기 목적으로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원유가 있어야 하는 정유업체도 항공업체도 아니지만, 오직 이윤을 위하여 막대한 원유를 사재기함으로써 시세를 조정하고 막대한 차익을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일반인에게는 접근이 허락되지 않는 과거 미 상품 선물 거래 위원회의 자료를 바탕으로 과거 2008년 유가 폭등 시기도 배럴당 40불 이상의 금액이 이들 사재기 투기자본의 몫으로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를 반영 하듯 2008년 유가 폭등 당시, 최대 원유 생산국인 사우디 아라비아 마저도 자국에 쏟아진 비난의 화살에, 문제는 원유가가 아니라 배럴당 40불 이상은 월가 투기자본의 부추김이라고 미 부시 행정부에 대응했다고 그는 말했다.

 

대표적 석유 회사인 '엑슨 모빌'의 '렉스 틸레슨' 역시 작년 미 상원 청문회에서 배럴 당 40% 이상의 금액이 투기자본에 의해서 조정되었음을 인정하였으며, '벤 힐스트' '골드만 삭스' 전문가 역시 40% 이상의 금액이 투기 자본에 의해 조정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샌더 의원은 결국 미 국민 수 천만 명이 내는 또 다른 '투기자본(을 위한)세"가 월스트리트의 탐욕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이러한 투기를 억제할 수 있는 강력한 월 스트리트의 개혁만이 수요 공급의 원칙에 맞게 유가를 안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ABC뉴스>는 이러한 월가의 투기 세력에 의한 유가 상승은 미 국민이 차 한 대당 일 년에 750불의 기름값을 더 지급하는 꼴이라고 보도하면서 "투기가 없는 시장은 없지만, 문제는 전부를 좌지우지하는 일부 세력의 과도한 투기"라고 '바트 클린턴' 전 미 선물거래위원장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그는 "그들 투기 세력은 한계를 원하고 있지 않으며 시장에서의 규제 없는 투기를 추구하고 있으나 이는 소비자와 시장 그리고 경제 모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고 <ABC뉴스>는 전했다.

 

이러한 월가의 국제 투기 자본들은 위험이나 수익성에 대한 논리적인 평가를 하기보다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예측해 투기를 진행해 나가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리기 위해 불안 심리를 자극하거나 그러한 방향에 유리한 '루머'를 확대 재생산 하고 있는 것이다.

 

1%도 안 되는 국제 투기 자본 세력에게 99%의 소비자가 웃돈을 갖다 바치고 있는 웃지 못할 현실이 국제 원유가의 급상승의 원인에도 한 몫을 하고 있는 것이 씁쓸한 국제 경제 현실이 것이다.

#국제 유가 #투기 자본 #월스트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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