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노조 "김재철, 자신의 산파에게조차 자책감 안겨"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 인터뷰에 성명 발표...'MBC에 애정 있다면 당장 물러나라'

등록 2012.03.09 14:45수정 2012.03.0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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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노조 파업 26일째인 지난 2월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김재철 사장이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간부들과 안전관리직원들에 둘러싸여 사장실로 이동하고 있다. (자료사진) ⓒ 유성호


김우룡 전 방송문화진흥회(이하 방문진) 이사장이 "(김재철 사장 선임은) 청와대 뜻과 무관하지 않은 낙하산 인사였다"고 밝혀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MBC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이명박 정권과 김재철의 추악한 뒷거래가 백일하에 드러났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노조는 9일 발표한 성명에서 "김우룡은 공영방송 MBC를 추악한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킨 김재철이란 원흉을 탄생시킨 장본인"이라며 "그런데 김재철은 자신의 산파에게조차 '제대로 된 경영 능력과 리더십을 갖추지 못한 김 사장을 임명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며 자책감을 안겨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이로써 KBS, YTN에 대선 캠프 특보 출신 낙하산 사장을 내리꽂은 것으로도 모자라 MBC에마저 캠프 출신보다 더 충성심 높은 김재철을 보내 방송 장악을 실현한 이명박 정권의 추악한 야욕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지난 2년 동안 MBC 보도가 불공정과 편파로 얼룩져야 했던 이유, 청와대 주변 음식점에서 김재철의 법인카드가 그토록 빈번하게 사용되었던 이유도 이제 더할 나위 없이 분명해졌다"고 성토했다.

노조는 "김재철이 (김우룡 이사장의 '조인트 발언'에) 소송을 하지 않았던 건 '송사에 휘둘리지 말라는 선친의 가르침' 때문이란 어처구니없는 변명 때문이 아니라, 행여 임명권자에 누를 끼쳤다가 또 한 번 '조인트'를 맞게 될 것이 두려웠던 것"이라 질타했다.

노조는 김 사장에게 "이번에도 또 김우룡이 명예를 훼손했다며 기자들을 불러다 형편없는 코믹 연기를 되풀이할 것인가?"라며 "김우룡의 말마따나 당신이 30년 동안 다닌 MBC에 대해 추호의 애정이라도 남아있다면 지금 당장 사퇴하고 물러나야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명박 정권, 김재철과 같은 낙하산들 당장 수거해 폐기해야"

또한 노조는 청와대에 "이명박 정권의 실세 중 한 사람이었던 이동관 전 특보가 김재철과 수시로 만난 사실은 무엇을 뜻하는가?"라며 "이명박 정권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아온 죄에 대해 지금이라도 사과하려 한다면 김재철과 같은 낙하산들을 당장 수거해 폐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방문진에도 노조는 "현 사태의 책임을 회피할 수 없다, 현재의 방문진은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주인으로 모시고 악질 하수인을 자처하며 MBC에게 굴종을 강요해왔다"며 "MBC의 정체성을 지키고자 하는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당장 김재철 사장을 해임해야 할 것이다"라고 일갈했다.

한편, 김우룡 전 방문진 이사장은 9일 발간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김재철 사장을 "캠프 출신보다 더 캠프적인 인사"라고 평하고 "지배구조상 사장 선임 과정에 권력의 의지가 작용하더라도 제대로 된 사장이라면 방송의 독립을 지키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한, 김 전 이사장은 김 사장 선임 과정에서 "임명권자의 뜻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그때 대통령의 요구와는 별개로 어쨌든 김재철 사장을 선임했기 때문에 그를 뽑은 책임의 절반이 나에게 있다"고 토로했다.
#MBC파업 #김우룡 #김재철 #조인트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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