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축제는 청소년이 기획해야죠"

'야단법석 청소년 기획단' 회의 현장을 가다

등록 2012.03.18 17:33수정 2012.03.18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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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중 이들의 회의는 두 시간이나 계속되었다. 올 9월 1일에 있을 '야단법석 청소년 페스티벌'을 성공리에 치루려는 결의가 엿보였다. 시종일관 진지하고 유쾌한 회의가 지속되었다. ⓒ 송상호


이들 이름은 '야단법석 청소년 기획단'. 구성원은 안성에 거주하는 청소년들이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춤과 음악을 사랑하는 청소년들이다. 이들이 지난 17일, 안성천살리기시민모임 사랑방에 모였다. 왜? '청소년에 의한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의 축제'를 기획하기 위해.


지난해 쾌거 잊지 못해 다시 뭉쳤다

이들은 지난해 8월 28일, 안성 내혜홀광장에서 맛 본 성취감을 잊지 못한 청소년들이다. 청소년들이 주체가 되고, 어른들(청사모 : 청소년을 사랑하는 어른들의 모임)이 적극 지원한야단법석 청소년 페스티벌 주역들이다.

이 행사가 있기 전까지만 해도 각종 청소년 공연은 어른들이 준비하고, 청소년이 참가하는 방식이 대다수였다. 한마디로 어른들이 차려 놓은 밥상에 청소년들이 숟가락 하나 얹어놓는 형식이었다. 이런 기존 방식을 넘어 순수하게 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준비한 행사였기에 의미는 깊었다.

무엇이든 처음은 서투르기 마련이다. 지난해 그들의 행사 평가는 명암이 엇갈렸다. 우선 유명 연예인 초청 없이 치른 행사에 일반시민 포함 1000여 명이 몰렸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였다. 청소년들이 거리공연, 전단지 홍보 등 발로 뛴 결과였다. 반면, 갖춰지지 않은 시스템이어서 우왕좌왕했다는 비판도 있다.

작년 행사의 결점을 거울삼아 야무진 각오로 임하는 '야단법석 청소년 기획단'. 이번엔 치밀한 준비와 단합된 힘으로 뭔가 일을 제대로 내고 싶은 게다. 이런 열정이 기획단 모임을 매 월마다 하게 했다. 17일 모임도 올해 들어 세 번째 모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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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축제 작년에도 청소년들에 의해 만들어져 치룬 축제였다. 이 축제에 북난타 팀이 경합을 벌이고 있다. ⓒ 송상호


일반학교와 대안학교 청소년이 만나다

"악기를 좋아해서 학교와 센터에서 악기를 배우고 있다. 3학년 형들이랑 비보이 댄스와 밴드를 배우고 있다"는 이동현(18)군과 이루다(18)군. 이 모임 회장인 김지창(18)군은 "작년에 행사하는 것을 보고 나도 한 번 열심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노래가 좋아서 밴드를 한다"는 조정현(18)군과 "이 행사를 위해 나의 의견을 내러 왔다"는 조성현(18)군. 이들은 둘 다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다. 가수 이문세의 '붉은 노을'등을 잘 부른다는 이들은 이름이 비슷해서 '조현 브라더스'로 통한다.

"작년 행사 망쳤다"며 작년 행사를 주관했던 이한빈(19)군은 아직도 멋진 행사에 배고프다. 모두 호평을 하는 작년 행사에 과감한 비판을 내놓는다. 고요한(19)군도 "작년 행사는 어수선했다"는 혹평을 과감하게 한다. 자신들이 주최한 일에 대해서 서슴없이 '비판의 메스'를 들이대는 이들이 부럽다.

오늘 처음 기획단에 합류한 이은서(16)군과 김규원(16)군. 이들은 안성지역에 있는 대안학교 '아힘나 평화학교' 학생이다. 이제 일반학교와 대안학교 청소년들의 역사적인 만남이 이루어졌다. 행사 참석은 행사당일이 아니라 사전기획단계부터이기에 이들도 기꺼이 자리를 함께했다.

회의는 진지하면서 동시에 유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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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사진 청소년 기획단이 회의를 마치고 단체사진을 찍었다. 뒷줄 왼쪽의 청년이 작년 행사의 주역이었던 선배 이학범(21세)군이다. 이들은 올해 9월 1일에도 제대로 일내볼 생각이다. ⓒ 송상호


낮 3시부터 이루어진 회의. 2시간을 훌쩍 넘겨 5시나 되어서 끝났다. 그럼에도 이들은 시종일관 진지하게 자기의견을 내놓았다.

"우리가 올해 5월 26일과 8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사전 오디션을 실시합니다. 일단 본 행사에 앞서 치러지는 이 오디션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치러낼지 의견을 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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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전단지 올해에도 사전 오디션 후 공연 방식을 채택했다. 보다 많은 안성청소년에게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5얼 26일, 8월 4일 등 2회에 걸쳐 사전 오디션이 이루어진다. ⓒ 야단법석청소년기획단

회장 김지창군의 화두를 받아 청소년들이 저마다 의견을 내놓았다. 이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사전 오디션 후 경연' 방식을 채택하기로 했다.

안성에 있는 불특정 다수 청소년에게 홍보하여 오디션을 치른 후, 오디션 통과 팀을 상대로 경합을 벌이는 방식이다. 안성 청소년들 모두에게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이런 의견, 저런 의견 등 때문에 의견이 좁혀지지 않을 땐 언성도 살짝 높아진다. 회의하다가 서로 자신의 의견을 말하느라 '안성 장날'처럼 시끄러워지기도 한다. 의견을 내다가도 우스운 상황이 연출되면 연신 깔깔대며 웃는다. 진지함과 유쾌함이 섞인 회의다.

회의 끝에 홍보담당, 오디션 장소 섭외 담당, 음악 장비 담당, 오디션 심사위원 섭외 담당, 오디션 참가 팀 섭외 담당 등 세부적으로 담당자를 선정한다.

작년 행사의 주역이었던 선배 이학범(21)군이 함께 해서 이들의 회의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2시간의 회의가 언제 끝났는지 모르게 끝나버렸다.

"관심 있는 청소년들 모두 모여라"

올해 9월 1일이면 청소년들이 준비한 '야단법석 청소년 페스티벌'이 열릴 예정이다. 작년처럼 안성 내혜홀광장에서 이루어진다. 기획단이 매월 모여 알찬 청소년 축제를 만들어갈 것이다.

두 차례 오디션(1차-5월 26일 오후 3시, 2차-8월 4일 오후 3시)은 안성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이루어진다. 이들은 일단 오디션에 많은 청소년이 참여하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다. SNS 홍보, 전단지 홍보, 친구 홍보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알리려고 계획했다. 올 9월 1일에 차려질 청소년들의 축제가 사뭇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청소년 오디션에 참가하려면 청소년 대표 김지창 010-3999-1769 군에게 하면 된다.


덧붙이는 글 청소년 오디션에 참가하려면 청소년 대표 김지창 010-3999-1769 군에게 하면 된다.
#야단법석청소년페스티벌 #야단법석 청소년기획단 #야단법석 #안성 #청소년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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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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