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는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생활글도 뉴스로 채택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경험을 통해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a
▲ 노루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켰다. ⓒ 정도길
봄비가 내렸다.
그리 많지 않은 양의 비가 내렸음에도 촉촉이 젖은 땅이다.
비는 땅에만 혜택을 준 것이 아니다.
나뭇가지에도 물기를 묻혀 잎사귀가 피도록 도움을 준다.
지난 17, 18일 내린 비는 분명 새 생명을 싹틔우게 할 거름 같은 존재였다.
갖가지 생물들이 하품을 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난다는 신호인 셈.
잎사귀 없는 나뭇가지로 파고드는 햇살도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
갈색 낙엽이 수북이 쌓인 한 귀퉁이에 새 생명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모습으로, 입가에 미소 가득 방긋 웃고 있다.
보송보송한 털은 찬 기운에 몸통을 보호하는 이불과도 같은 것.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산 속에 홀로 핀 노루귀의 모습이다.
겨우내 인내하며 새 생명을 틔운다고 해서 꽃말도 '인내'라 부르는 모양이다.
a
▲ 노루귀 '인내'라는 꽃말을 가진 노루귀. 추운 겨울을 인내하고 새 생명을 탄생시키고 있다. ⓒ 정도길
a
▲ 노루귀 홀로 핀 노루귀가 외롭다. ⓒ 정도길
산 속에서 노루귀와 비슷한 시기에 봄을 알려주는 샛노란 꽃.
사람들은 이 나무를 산수유라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그 바람에 나의 몸둥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여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다.
여기서 말하는 동백꽃은 남도의 붉디붉은 그 동백꽃이 아닌, 바로 이 생강나무꽃을 두고 하는 말.
꽃말도 '수줍음'이라는데, 수줍은 모습으로 봄을 맞이하고 있다.
a
▲ 생강나무꽃 샛노란 생강나무꽃. ⓒ 정도길
a
▲ 생강나무꽃. 샛노란 생강나무꽃이 봄을 부르고 있다. ⓒ 정도길
아름다운 여인의 속눈썹을 닮은 얼레지.
타원형의 잎은 파란색 무성한 모습으로 새 생명 탄생을 앞둔 산모처럼 편안히 드러누워 있다.
꽃대는 기린의 긴 목처럼 하늘을 향해 솟았고, 며칠 있으면 활짝 꽃망울을 피울 태세다.
'질투'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는 뾰족한 꽃잎 모양이 꼭 질투하는 모양새다.
질투라도 해 달라는 듯 애교가 넘쳐난다.
a
▲ 얼레지 '질투'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 ⓒ 정도길
a
▲ 얼레지 '질투'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 ⓒ 정도길
아이는 태어나면 울음으로 세상에 알리지만, 야생화는 조용히 웃고만 있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새 생명 탄생은 그래서 아름답고 신비하기만 하다.
a
▲ 노루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한 노루귀. ⓒ 정도길
a
▲ 봄 지난 주말 내린 비는 봄을 재촉하고 있다. ⓒ 정도길
a
▲ 새싹 지난 주말 비가 내린 탓인지, 새싹이 솓아나며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 정도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지역언론인 <거제타임즈>와 <뉴스앤거제> 그리고 제 블로그(http://bamnwind.tistory.com/)에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알찬 여행을 위한 정보 제공과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습니다.
공유하기
귀를 '쫑긋', 봄의 하품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