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쫑긋', 봄의 하품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사진] 봄비가 자연의 신비한 탄생을 재촉하고 있다

등록 2012.03.20 13:20수정 2012.03.20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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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켰다. ⓒ 정도길


봄비가 내렸다.
그리 많지 않은 양의 비가 내렸음에도 촉촉이 젖은 땅이다.
비는 땅에만 혜택을 준 것이 아니다.
나뭇가지에도 물기를 묻혀 잎사귀가 피도록 도움을 준다.
지난 17, 18일 내린 비는 분명 새 생명을 싹틔우게 할 거름 같은 존재였다.


갖가지 생물들이 하품을 하고 있다.
잠에서 깨어난다는 신호인 셈.
잎사귀 없는 나뭇가지로 파고드는 햇살도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는데 한 몫 거들고 있다.

갈색 낙엽이 수북이 쌓인 한 귀퉁이에 새 생명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얀 모습으로, 입가에 미소 가득 방긋 웃고 있다.
보송보송한 털은 찬 기운에 몸통을 보호하는 이불과도 같은 것.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산 속에 홀로 핀 노루귀의 모습이다.
겨우내 인내하며 새 생명을 틔운다고 해서 꽃말도 '인내'라 부르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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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인내'라는 꽃말을 가진 노루귀. 추운 겨울을 인내하고 새 생명을 탄생시키고 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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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홀로 핀 노루귀가 외롭다. ⓒ 정도길


산 속에서 노루귀와 비슷한 시기에 봄을 알려주는 샛노란 꽃.
사람들은 이 나무를 산수유라 잘못 아는 경우가 많다.

"그 바람에 나의 몸둥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여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버렸다."

김유정의 단편소설 <동백꽃>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내용이다.
여기서 말하는 동백꽃은 남도의 붉디붉은 그 동백꽃이 아닌, 바로 이 생강나무꽃을 두고 하는 말.
꽃말도 '수줍음'이라는데, 수줍은 모습으로 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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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꽃 샛노란 생강나무꽃.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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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나무꽃. 샛노란 생강나무꽃이 봄을 부르고 있다. ⓒ 정도길


아름다운 여인의 속눈썹을 닮은 얼레지.
타원형의 잎은 파란색 무성한 모습으로 새 생명 탄생을 앞둔 산모처럼 편안히 드러누워 있다.
꽃대는 기린의 긴 목처럼 하늘을 향해 솟았고, 며칠 있으면 활짝 꽃망울을 피울 태세다.
'질투'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는 뾰족한 꽃잎 모양이 꼭 질투하는 모양새다.
질투라도 해 달라는 듯 애교가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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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질투'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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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레지 '질투'라는 꽃말을 가진 얼레지. ⓒ 정도길


아이는 태어나면 울음으로 세상에 알리지만, 야생화는 조용히 웃고만 있다.
사람이든 자연이든 새 생명 탄생은 그래서 아름답고 신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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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루귀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새로운 생명으로 탄생한 노루귀.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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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내린 비는 봄을 재촉하고 있다. ⓒ 정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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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싹 지난 주말 비가 내린 탓인지, 새싹이 솓아나며 봄이 오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 정도길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지역언론인 <거제타임즈>와 <뉴스앤거제> 그리고 제 블로그(http://bamnwind.tistory.com/)에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거제지역언론인 <거제타임즈>와 <뉴스앤거제> 그리고 제 블로그(http://bamnwind.tistory.com/)에도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본인이 작성한 기사에 한 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얼레지 #노루귀 #생강나무 #새싹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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