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막말' 김용민 후보에 사실상 사퇴 촉구

"PK 예상보다 부진· 수도권 경합... 김용민 관련 당 입장 정리 필요"

등록 2012.04.06 17:13수정 2012.04.10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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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닷새를 앞둔 6일 오후 충청북도 연기군 세종시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가 <오마이뉴스> 총선버스에 올라타 유권자들에게 손가락으로 기호 2번을 알리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유성호


'전략통' 이해찬 민주통합당 후보(세종시)가 보는 4.11 총선판세는 '혼전양상'이었다.

6일 총선버스에 오른 이 후보는 "전체적으로 수도권 판세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아 전체 판세를 분별하기 힘든데 PK(부산·경남)지역이 예상보다 부진하지 않나 싶다"면서 "충청권은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지만 수도권은 경합지역이 많다"고 말했다.

앞서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정석정치'에서 "PK지역에서 10석은 넘겨야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던 이 후보는 "PK지역에서 (새누리당과) 격차를 줄여야 이길 수 있다고 했는데 많이 줄이지 못하는가 하는 느낌을 받고 있다"며 "부산보다 경남에서 (분위기가) 저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우선 민주당에서 기대했던 (부산·경남의) 지역들이 예상보다 부진하고, 통합진보당도 안정적으로 3석 정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는데 안 되고 있다"며 "안정돼 있던 창원이 불안해졌고 강기갑 통합진보당 후보가 있는 사천 지역도 남해·하동과 선거구가 합구되면서 구도가 바뀌지 않았다, 다른 쪽에서도 약진하는 곳이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부산에서 5석, 울산·경남에서 5석 이상, 총 10석을 넘겨야 지역구도가 무너지는데 그 단계까지 못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이제 수도권 의석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1당이 달라질 수 있는데 경합지역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영남 지역에서 민간인 불법사찰 이슈가 점화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선 "지역에서 야당의 목소리가 약하다 보니 역으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더 들릴 수 있다"며 "선거판에서 (야권의) 영향력이 약하다 보니깐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가 부각되지 못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용민 '막말 논란', 당이 분명한 입장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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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1 총선 닷새를 앞둔 6일 오후 충청북도 연기군 세종시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가 <오마이뉴스> 총선버스에 출연, 김용민(노원갑) 후보의 막말 논란에 대해 "이 일은 당의 도덕적 품위의 문제"라며 "사과하는 수준 갖고 안 된다면 빠르게 사퇴해야 한다, 후보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면 그 선거를 포기하더라도 민주당으로선 더 이상 후보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등 명쾌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 유성호


이 후보는 무엇보다 점차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의 '막말 논란'에 대해서도 "당의 입장을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총선버스에 오른 이동관 <매일신문> 정치부장은 "여성비하, 노인폄하, 종교비하까지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며 "17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121석을 만들었던 당시 정동영 후보의 '노인폄하' 발언과 같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 후보는 "이 일은 당의 도덕적 품위 문제"라며 "(후보가) 사과하는 수준 갖고 안 된다면 빠르게 사퇴해야 한다, 후보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면 그 선거를 포기하더라도 민주당으로선 더 이상 후보를 보호하지 않겠다는 등 명쾌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현재 민주통합당 고위인사 중 김 후보의 사퇴 문제를 직접 공식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 후보가 처음이다. 이 후보는 김 후보의 발언 내용이 부산·경남 판세에 영향을 끼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김 후보의 사퇴를 권유해야 한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엔 "사퇴를 하라는 게 아니라 당의 입장 자체가 애매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당은 김 후보가 아니라 국민과 대화해야 한다, 당의 입장이 무엇이라고 국민에게 명쾌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믹말 논란'에 대해 지금까지 침묵으로 일관한 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다만, 이 후보는 지금까지 진행된 여론조사에 '숨은 표'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 전문기관에서 이른바, RDD 방식을 쓴다고 하지만 지역 단위에서 정보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며 "예를 들어 제가 세종시에서 느끼는 현장 분위기와 여론조사는 차이가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접전지역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들이 이길 수 있다는 느낌도 있다"고 말했다.

충청권 판세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후보는 "충청권은 제가 세종시 후보로 출마한 뒤 전반적으로 5% 포인트 정도 (야권후보 지지율이) 상승했고, 접전지역이 많이 생겼다"며 "충남·대전은 지난번보다 나아졌고 충북 지역을 좀 다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목표의석수는 '12석'으로 잡았다. 현재 민주통합당이 확보한 9석보다 3석 정도는 늘어야 선거농사를 잘 지었다고 할 수 있단 얘기다. 그는 "충청권은 맑음이라고 보도해도 되나"라는 질문에 "기대해도 된다"고 말했다.

관건은 역시 투표율이었다. 그는 "지금부터는 투표참여 캠페인을 해야 한다, 오늘 지나가면 나흘 밖에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번 선거는 이른바 '2013년 체제'로 도약하느냐, 못하느냐를 결정하는 선거"라며 "젊은 사람들이 야권을 많이 당선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백욕이 불여일표'라고 했다, 백번 욕하는 것보다 한 표가 더 소중하다"며 "유권자들이 주권자의 목소리를 크게 내주시길 요구합니다"라고 호소했다.

"세종시 출마,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정치적 책무 다하기 위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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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총선버스 411 특별취재팀의 오연호 대표가 6일 오후 충청북도 연기군 세종시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이해찬 후보 선거사무실을 찾아 이 후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유성호


한편, 이 후보는 갑작스럽게 이뤄진 세종시 출마에 대해선 '세종시 원조 기획자'로서의 책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2년 대선 때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건의했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채택하면서 세종시가 시작됐다"며 "일을 벌인 원조인 만큼 이명박 정부 들어 많이 늦어지고 망가진 세종시를 원상복구하면서 마무리하는 게 제 소임"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출마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저의 정치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대통령께서 불행하게 서거하셨는데 세종시를 책임지지 않는다면 저 스스로도 (책임감을) 이기지 못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세종시 완성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이 후보는 "세종시를 완성시키려면 예산은 물론, 법률제정도 뒷받침 돼야 한다"며 "군소정당 후보가 아니라 당에 영향력 있는 후보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2~3년씩 세종시 건설이 늦어진 만큼 시간을 단축시키고 보완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대통령 집무실, 국회 분원, 프레스센터 등을 빠르게 짓고 차기 정부의 국무회의, 아펙·아세안 등 대규모 국제 정상회의를 세종시에 유치시켜 사실상의 행정수도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해찬 #4.11 총선 #김용민 #세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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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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