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로켓 발사, 시장은 조용했다

[분석] 로켓보다 핵실험과 국제제재가더 불안..금통위도 '금리동결'

등록 2012.04.13 16:37수정 2012.04.1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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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북한이 13일 발사한 '광명성 3호 위성(장거리 로켓)'이 "발사 후 바로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09년 4월 5일 발사된 광명성2호. ⓒ 연합뉴스


13일 북한 로켓 발사에 시장은 조용했다. 주식시장은 오히려 크게 올랐다. 이미 예고된 '악재'는 악재가 아니었다. 호재에 가까웠다. 예전에도 그랬다. 북한의 갑작스런 미사일 발사나 연평도 도발 등도 시장 자체를 뒤흔들지는 못했다. 북한 리스크에 대한 내성이 쌓인 셈이다.

시장은 대신 향후 북한 핵실험 가능성을 불안요인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유럽발 리스크에 더 관심이다. 스페인의 재정적자와 신용불안에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이날 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7월 이후 10개월째 금리는 연 3.25% 그대로다.

북한 로켓 발사에도 금융시장은 '잠잠'

13일 오전 북한의 로켓 발사 소식이 알려지자, 정책당국은 바삐 움직였다. 금융시장 불안을 미리 막기 위해서였다. 한국은행을 비롯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은 각각 오전 8시30분에 비상합동회의를 가졌다.

이들은 곧장 주식, 채권, 외환 등 국내 금융시장 동향을 점검하고, 정부와 협의를 진행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과천 청사에서 간부회의를 갖고, 시장안정대책을 논의했다.

한은 관계자는 "북한 로켓 발사는 이미 3월부터 예고됐던 것"이라며 "(금융)시장에 이미 충분히 반영돼 있어,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 로켓 발사가 위성궤도에 진입하지 못하고, 실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금융시장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다.

실제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이날 15포인트 상승한 상태에서 시작했다.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어제보다 22.28포인트(1.12%)나 오른 2008.91를 기록했다. 오전 한때는 2010선을 넘보기도 했다. 북한 리스크보다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예상보다 높을 것이라는 소식이 상승세를 키울 정도였다.


금융위 관계자는 "광명성 3호 발사가 실패했다는 소식으로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불안심리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핵실험 등 북한을 둘러싼 국내외 여건이 과거보다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로켓 발사보다 핵실험이나 경제제재 등이 불안요인

북한이 13일 오전 '광명성 3호'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이날 서울 남대문로 한국은행에서 열린 4월 금융통화위원회에 참석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를 간과하지 않는다"면서도 "오늘 로켓발사는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지만, 계속 자세히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장거리 로켓 발사로 유엔차원의 북한 제재가 이뤄지고, 이에 북한이 핵실험 등으로 반발할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임노중 솔로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로켓 발사는 이미 시장에 노출된 재료이지만, 앞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와 북한의 대응이 어떨지가 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소집되고, 국제사회 차원에서 북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면서 "이에 북한이 핵실험으로 대응할 경우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도 "북한의 3차 핵실험이 로켓 발사보다 시장에 중단기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13일(미국 현지시각)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릴 예정이고, 북한 역시 국제사회에 3차 핵실험 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한은 금통위, 10개월째 금리 3.25%로 동결

이와 함께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4월 금리 역시 연 3.25%를 유지했다. 작년 7월 이후 10개월째 그대로다. 한은 스스로 국내 경기는 살아나고 있다고 하면서도, 쉽게 금리에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경기가 개선되는 조짐이 있지만, 여전히 불안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게다가 스페인으로 번지는 유럽발 금융위기도 걱정거리다.

김중수 총재도 "스페인의 재정적자가 나쁜 방향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전면적인 리스크로 발전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유심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보육료, 무상급식 등으로 당초 기대치보다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낮게 나타났지만 여전히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다"면서 물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북한 로켓발사 #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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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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