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성소수자 권리찾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자체 중 처음으로 공식 견해 밝혀... "성적지향으로 차별받지 않아야"

등록 2012.04.29 11:53수정 2012.05.01 15:44
0
원고료로 응원
서울시가 지난 27일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최초로 '성 소수자 인권'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혔다. 서울시 혁신기획관은 커밍아웃한 동성애자 이계덕씨가 서울시를 상대로 '서울시의 동성애자 인권에 대한 공식 입장'에 대한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성 소수자 권리찾기를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그 견해를 밝힌 것이다.

서울시는 이 답변에서 "모든 시민은 평등과 차별금지를 명시한 헌법과 성적지향 등 구체적 차별금지 대상을 명시한 국가인권위원회법 등에 의해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면서 "서울시는 이러한 법 규범을 존중하고 있으며 앞으로 성소수자를 포함한 서울시민의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a

서울시가 이계덕씨의 질문에 공식 답변한 내용 ⓒ 서울시 답변 이미지 갈무리


또 이씨가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시설관리공단 등 지하철 역사 운영기관에 대해 '동성애 차별금지'를 소재로한 광고를 게재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문의에 대해  "각 부서의 논의를 거쳐 다음달 4일(금)까지 최종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이런 입장은 지하철 5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의 광고대행사인 (주)스마트채널이 '동성애 차별금지' 광고를 반려해 이씨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 진정을 제기하고 항의하면서 나왔다.

이씨는 지난 25일 <한겨레> <경향> 등 일간지에 "어떤 사람은 동성애자죠, (동성애자를)받아들여요"라는 내용의 광고를 게재하고, 26일에는 무가지인 메트로와 포커스에 같은 내용에 광고를 게재하기도 했다.

한편, 서울시설공단은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동성애 차별금지'에 대한 광고는 받아들일 수 없지만 '성적지향에 따른 차별금지'라는 내용의 광고는 허용하기로 했다.

서울시설공단은 같은날(27일) 동성애자 등 성적 소수자에 차별 금지에 대한 광고를 '조건부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이씨가 공단에 질의한 내용에 답하는 형식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씨의 질의에 대해 서울시설공단은 '동성애'라는 문구는 "청소년의 보호 선도를 저해할 수 우려가 있는 것"이라고 밝혀 표면적으로는 동성애에 대한 편견을 드러냈지만, 서울시 학생인권조례에 따라 '성적지향' 또는 '성별정체성'으로 수정게첨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광고게재 불허 논란은 지난 9일 남성 동성애자 미팅사이트를 운영하는 이계덕씨가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 4번출구(낙원상가 방향) 광고판에 '동성애자 차별금지 내용'을 담은 의견광고를 게재하기로 광고대행사와 협의 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이씨가 싣고자 했던 광고는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행위를 금지하는 차별금지법과 군형법 92조(계간) 조항의 삭제를 지지합니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광고를 이씨가 도시철도공사의 광고대행사인 (주)스마트채널에 신청했지만 다음날인 10일 "서울시 지하철광고자율심의위원회의 논의 결과 '민원소지가 많다'"는 이유를 들어 반려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계덕씨는 "성 소수자의 인권과 관련 박원순 시장님께서 회피하는 듯해 섭섭했었지만 이제 풀어졌다"며 "전국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서울시가 성 소수자 인권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답변해주셔서 박원순 시장님께 정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시설관리공단이 이계덕씨의 질의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서울시설관리공단의 '성소수자 인권'광고 게첨에 대한 입장

안녕하십니까

지하상가에 대한 사랑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시민님께서 질문하신 내용은 ① 우리 공단에서 지하도상가에 게첨되는 광고에 대한 심의를 하고 있는지 여부 ②"동성애"라는 문구가 들어가는 광고물이 광고물 금지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내용인 것 같아 아래와 같이 답변드립니다.

첫 번째 질문과 관련하여 우리 공단에서는 지하도상가에 게첨되는 모든 광고시설물에 대하여서는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및 청소년보호법 등 관계법규와 광고대행계약서에 따라 광고내용(도안, 문구등 표현)에 대하여 심사 후 게첨을 승인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먼저 광고대행사의 정상적인 광고수주(영업활동)에 대해서는 공단은 관여할 수 없음을 이해 해주시기 바라면서 답변드립니다.

광고대행사(세종광고)에서 "동성애"라는 문구가 들어간 광고에 대하여 광고수주를 거절한 사유는 이러한 표현이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제5조(금지광고물 등)제2항 3호"청소년의 보호·선도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에 해당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

아울러 "동성애"라는 표현이 서울시학생인권조례 제5조 제1항에 언급된 표현인 "성적지향" 혹은 "성별 정체성"을 대신할 수 있는지는 불명확하므로, "동성애"라는 표현 대신 조례에 언급된 공식용어로 대체하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본 조례를 제정한 취지(학생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며 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에 부합할 것으로 생각되며, 이 경우 시민님께서 말씀하신 "인종,장애,동성애,나이,학력 등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는 중지되어야 합니다"를 "인종,장애,성적지향,나이,학력 등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는 중지되어야 합니다"로 수정게첨이 가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말씀드린 대로 광고대행사와 광고주와의 계약은 사적계약으로 공단에서 간섭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님을 양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좋은 의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더 궁금하신 사항은 전화번호 2290-7297 (담당자 : 이승철)에게 문의하시면 친절하게 답변드리겠습니다.

2012.4.27

서울시설관리공단 상가관리처장 김윤기 드림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성소수자 #이계덕 #서울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고장난 우산 버리는 방법 아시나요?
  2. 2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현상들... 서울도 예외 아니다
  3. 3 세계 정상 모인 평화회의, 그 시각 윤 대통령은 귀국길
  4. 4 돈 때문에 대치동 학원 강사 된 그녀, 뜻밖의 선택
  5. 5 마을회관에 나타난 뱀, 그때 들어온 집배원이 한 의외의 대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