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이 만든 은하수, CNN이 추천할 만하네

부산 삼광사 연등축제... 석가탄신일인 28일까지 계속

등록 2012.05.24 17:39수정 2012.05.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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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삼광사연등축제. 은하수처럼 빛나는 연등을 만나다. ⓒ 김준영


"험난한 부산 초행길, 부산 운전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지난해엔가? 아는 누나가 차를 가지고 부산 초행길을 나섰다가 "도로 한복판에 주저앉아 그냥 울고 싶었다"고 말한 것을 들은 기억이 있다. 그 땐 알지 못했다. 아니 실감하지 못했다. 경험의 부재라고 해야할까? 그 말을 들었을 때 나는, '아, 운전이 미숙했구나'라는 생각과 함께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22일 친구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부산 초행운전을 직접 겪어보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가장 큰 문제는 두 가지였다. 고가도로와 일반도로를 혼동하여 인식하는 네비게이션과 익숙하지 못한 길. 교통 체증 때문일까? 좌회전을 할 수 없게 막아둔 일반도로와 복잡한 도로 등이 정확한 길을 몰라 차선을 잘못 들어서면, 꼼짝없이 목적지와 동떨어지는 방향으로 향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자연히 머리에는 '부산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여행자들은 운전을 하며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분이면 갈 거리를 돌고 돌고 또 돌고 빙빙 돌아 결국 도착 예상시간 보다 1시간이나 뒤에 도착했다. 일몰 시간보다 빨리 가려고 했는데, 일몰을 차에서 구경하며 어둠이 자리 잡았을 때 여행의 목적지인 삼광사에 도착한 것이다.

아마 이 글을 보고 웃을지 모르겠지만, 당시 우리는 이 상황에 울고 웃으며 부산 운전이 쉽지 않음을 몸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여행의 끝에 이런 말을 남겼다. "부산 지하철 잘 되어 있잖아. 그냥 버스타고 와서 지하철로 여행하자"고.

빽빽이 수놓인 은하수 만나게 되는 '부산 삼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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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사 ⓒ 김준영


결국 어둠이 빛에게서 모든 자리를 빼앗았을 시간에 부산 삼광사에 도착했다. 그것도 초읍동에서 등을 따라 헤매다 겨우 발견했기에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상태였고, 절이 보이자 기쁨보다 우리는 안도할 수밖에 없었다. 절에 들어서 주차할 자리를 찾다 어느 여성이 카메라를 들고 올라가는 방향으로 눈길을 돌렸는데, 사진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세계가 있었다. 그 순간 꽁해있던 마음이 녹으며 수많은 말이 생각났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 '가뭄의 단비'와 같은 말이 머리 속을 헤집고 다녔다. 계단을 수놓은 등을 보며 우린 "와, 정말 예쁘다"라고 환호성을 지르지 않을 수 없었다.  


부산 삼광사의 연등축제 현장은 명불허전이었다. 보통 여행을 하다보면, 사진보다 멋진 장소가 있는 반면에 사진에 미치지 못하는 장소도 있다. 이것은 사진이 단면적인 측면만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사진에 끌려 온 부산 삼광사지만, 눈 앞에 보이는 풍경은 사진의 단면적인 측면으로 다 표현할 수 없었다. 부산 삼광사 연등축제의 밤은 마치 어두운 밤, 빽빽이 수놓은 은하수처럼 알알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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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광사 입구에서 계단을 안은 연등은 보는 이로 하여금 행복하게 만들었다. ⓒ 김준영


은하수로 가는 삼광사 입구의 초입, 계단은 천국의 계단을 연상케 했다. 원래 대부분의 사람들은 높다란 계단을 오르다 지치기 일쑤이지만, 연등이 품은 계단은 연등에 담긴 소원이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걷는 사람들 모두 즐거워 보였다. 누구 하나 미소 짓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누구 하나 카메라를 들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천국의 계단을 오르면 이제 부산 삼광사 연등축제에 대한 사진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본 풍경이 나온다.

은하수의 수많은 별처럼, 알알이 눈앞에 펼쳐진 연등 물결과 신도 1만여 명을 동시에 수용
할 수 있다는 동야오치대의 불교회관이 보이는 것이다. 이 때 불교회관에 들어서 창문 너머로 연등을 바라보면 삼광사 연등축제에서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만날 수 있다. 그 풍경을 보고 있느냐면, 왜 미국의 CNN에서 올해 한국에서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여행지 중 하나로 이곳을 선정했는지 몸과 눈으로 느낄 수 있다. 정말 빛나는 연등이 하늘의 별이 된 것처럼 눈과 마음에 콕 박혀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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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삼광사 ⓒ 김준영


만약 이번 부처님 오신 날과 이어진 황금연휴에 딱히 갈 곳을 정하지 못했다면, 부산 삼광사 연등축제를 가보는 건 어떨까? 가서 직접 본다면, 그 속에서 알알이 빛나는 하늘 위의 은하수가 아닌 연등으로 수놓인 은하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부산 삼광사 연등축제-5월 18일부터 5월 28일(부처님오신날)까지 개최됨. 부산 삼광사 연등축제 주소-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초읍동 산131번지

덧붙이는 글 | 블로그에도 게재되는 글입니다.


덧붙이는 글 블로그에도 게재되는 글입니다.
#부산삼광사 #삼광사연등축제 #연등축제 #부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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