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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홍수 속 진짜 빛나는 동네잔치 '성미산마을축제'

등록 2012.05.26 20:12수정 2012.05.26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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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어디로 가는지도 무엇을 향해 가는지도 모른 채 터덜터덜 걸어가는 나날들. 일상에 치여 내 안에 열정이라는 것이 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진 봄날. 접어두었던 마음을 펼쳐놓고 함께 즐기는 축제가 있다. 누군가 판을 깔아주고 유명한 가수가 와서 공연하는 축제가 아니라, 마을 사람들 스스로 판을 만들고, 기획하고, 준비하고, 놀아 보는 축제가 있다.


바로 <성미산마을축제>이다. 전국적으로 대학과 지자체 등에서 수많은 축제가 열리지만, 동네 사람들이 주축이 돼 기획하고 출연하고 관람하는 마을 축제는 흔치 않다. 이런 마을의 잔치를 이어온 성미산마을이 2012년 11번째 <성미산마을축제 '나비처럼 ?래?>를 마련했다.

성미산마을축제는 매해 5월에 열린다. 이를 위해서 마을은 3월부터 축제준비위원회를 꾸린다. 시골의 작은 마을처럼 이장님이 마이크로 모으는 것은 아니다. 일단 마을의 여러 인터넷사이트에 올라오는 축제를 준비하자는 목소리와, 거리 곳곳에 소리 없이 붙는 글들이 축제를 할 때가 다가옴을 알려준다. 캐치프레이즈와 포스터를 만들고 공연을 기획하고 일정을 짜는 주요한 축제 일꾼도 당연히 마을 사람들이다. 

마을의 여러 동아리들과 어린이들은 축제에 나가서 무엇을 해볼까 고민하기 시작하고 연습하느라 바빠진다. 특히 이번 축제의 상징이 될 것 같은 '헌옷에 실크스크린을!' 기획을 위해 마을사람들은 장롱 속에 숨어있는 색 바래고 목 늘어진 흰 티셔츠들을 모아냈다. 축제를 한바탕 뛰어놀게 할 강강술래 이끔이도, 마을극장에서 하루 종일 영화보는 '종일 영화 볼래'의 영화 목록을 선택하는 이도 마을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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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마을축제 포스터와 일정 2012년 5월 제 11회 성미산마을축제 '나비처럼 ?래'가 열린다. ⓒ 성미산마을축제준비위원회


마을축제는 이미 시작됐다

성미산마을축제 '나비처럼 ?래?'는 이미 시작되어 한참 무르익고 있다. 그동안 어떻게 놀았을까. 5월 21일 월요일 개막식에는 마을이 자랑하는 가수 백자의 공연도 봤고, 대동한마당에서 함께 놀 거리를 미리 맛보고 배웠다. 그중 마을극장과 카페 '작은나무'에서 열렸던 퍼레이드 워크샵은 마임이스트 이두성씨와 함께 나비를 만들기도 했다. 5월 25일 금요일에는 마을극장을 꽉꽉 채운 '종일 영화 볼래'가 있었다. '말하는 건축가', '엔딩 노트', '창문을 마주보며'를 포함한 영화들을 볼 수 있다.


성미산마을축제를 한번 가볼까 했는데 이미 다 끝난 것인가 놀랄 필요는 없다. 축제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일단 성미산마을의 사랑방인 마을 까페 '작은 나무' 앞에는 마을 축제 포토존이 만들어졌다. 성미산마을축제에 놀러왔다면 '작은 나무' 앞을 지나시다가 포토존에서 사진 한 장 찍어보시고, 성미산마을축제 까페(http://cafe.naver.com/smsfest)에 인증샷을 올려주면 축제준비위에서 작은 선물도 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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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미산마을축제 포토샵 마을카페 '작은나무'앞에 마련된 포토샵이다 ⓒ 성미산마을축제준비위원회


주말 성미산마을에 놀러오세요

26일 토요일 저녁에는 마을의 대표적 연극 동아리 '무말랭이'의 공연이 마을극장에서 있다. '악기 들고 마실'도 같은 공간에서 열린다. 마을에 있는 색다른 공간 '릴라'에서 준비한 이 공연은 단순히 악기를 잘 다루는 사람이 실력을 뽐내는 자리가 아니다.

악기를 배우는 사람들, 조금 배우다가 멈 춘 사람들 모두 악기를 들거 나와 즉석에서 합주하고 노래를 불러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러니 악기를 조금이라도 할 줄 알면, 그 악기를 들고, 악기가 없으면 노래로 합주, 합창의 즐거움을 경험해보면 좋을 것 같다.

성미산마을 축제의 꽃은 27일 일요일 성서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리는 대동한마당에서 펼 핀다. 이전의 프로그램이 하고 싶은 사람들이, 놀고 싶은 사람들이 각각 따로 또 같이 했다면 대동한마당은 모두 모여 큰 멍석 위에서 놀아보는 자리이다.  오전 11시부터 운동장에서 재미난 체험과 장터 부스가 기다린다.

같은 날 2시부터는 축제 공연 무대의 막이 오른다. 2007년 동네 엄마, 아빠들이 마을축제에서 공연 한번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결성되었다는 아마밴드는 이제 성미산마을의 간판스타이다. 마을축제를 거듭하면서 계속 진화하는 아마밴드는 이번 축제에도 비장의 무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꿈틀학교 밴드 'Nest', 성미산 풍물패의 진도 북 놀이도 있고, 동네 아이들의 배움터인 '우리마을 꿈터'에서 택견 시연도 있고, '페스테자'의 초청공연도 있다.

마지막으로 모두 함께 모여 축제 퍼레이드와 대동놀이 '나비처럼 팔랑팔랑'를 할 예정이다. 자신이 다룰 수 있는 악기라면 무엇이든 가지고 나와서 노래하고 연주하며 동네를 한 바퀴 도는 퍼레이드는 마을에서 마음 놓고 행복한 고성방가를 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더 재미있으려면 퍼레이드에 들고 다니고 싶은 피켓이나 장난감 등 뭐든 미리 준비하면 된다.

성미산마을축제의 휘날레는 강강술래와 차전놀이다. 손에 손을 잡고 한 판 신명나게 돌아보고, 이제 전통이 된 차전놀이도 한다. 새끼줄로 차전을 만든 사람도, 차전에 오를 사람도, 차전을 받쳐 들 사람도, 차전놀이를 이끌 '이끔이'도 모두 동네사람들이다.

스스로 떠서 서로를 띄우는 성미산마을 사람들

성미산마을축제는 마을 사람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공간이다. 축제가 계속되면서 사람들은 그동안 미뤄뒀던 꿈을 들추어내어 다음 축제에 조심스럽게 내놓는다. 그래서 성미산마을축제는 끝나지 않는다. 이번 축제에서 동네 엄마의 멋진 춤 사위에 반한 또 다른 엄마는 배움터에서 춤을 배우기 시작하고, 풍물패와 함께 신명나게 놀아본 동네 아빠는 성미산풍물패 신입회원으로 들어갈 것이다. 평소 잘 몰랐던 동네 아줌마가 내가 공연할 때 열띤 호응을 해줄 때, 그 아줌마는 '너무 훌륭한 인격을 지닌 좋은 사람'으로 각인된다.

스스로 떠서 서로를 띄우는 성미산마을사람들의 신나는 잔치 '성미산마을축제', 먼저 시작한 사람들을 보면서 '저런 거라면 나도 하겠는데...... 한번 시작해 볼까?'라는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갖게 하는 마을축제. 흔하디 흔한 저마다의 사람들이, 각각의 주인공으로 피어나는 성미산 마을 축제에 놀러 오시라. 여러분의 가슴 속에도 다음날 무언가 새로운 꿈이 생겨날 수 있을 것이다.  
#성미산마을축제 #성미산마을 #마을축제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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