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불어닥친 '공포', 코스피 1780선으로 폭락

유럽발 위기에 미국 실물경기도 악화...금융시장 또 '휘청'

등록 2012.06.04 16:13수정 2012.06.0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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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1800선 붕괴 코스피가 지난 주말 고용지표 악화로 뉴욕증시가 급락한 영향으로 1,800선을 밑돈 채 거래를 시작한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 연합뉴스


[기사보강: 4일 오후 4시 47분]

예상했지만 그 이상이다. 4일 국내 금융시장은 또 휘청했다. '폭락'이라는 말이 맞다. 올해 처음으로 1780선 아래까지 떨어졌다. 달러에 대한 원화의 가치도 추락중이다. 유럽발 재정위기는 더이상 뉴스도 아니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으로 옮겨간 유로존 탈퇴 가능성도 마찬가지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미국쪽에서 빨간불이 들어왔다. 그나마 유럽의 장기불황 속에 미국 경제의 체력이 괜찮다는 징후들이 있었다. 하지만 '체력'에 의문이 생겼다. 각종 실물지표들이 하나 둘씩 나빠지고 있다. 지난주 마지막날인 1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역시 크게 떨어졌다. 미국 뉴욕 주식시장의 주가들이 일제히 빠졌다. 이 때문에 4일 국내 금융시장도 하락이 예상됐다.

문제는 앞으로다. 전문가들도 이젠 전망을 껄끄러워 한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팀장은 "지금 시장은 비이성적"이라며 "유로존 문제는 이젠 경제가 아니라 정치의 문제이며, 해결의 실마리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 또 불어닥친 '공포'...51.38포인트 폭락, 1783으로 마감

이날 종합주가지수(코스피)는 장이 열리자마자 추락했다. 지난주보다 50포인트 이상 폭락한 채 1782로 시작했다. 오후 들어선 주식 투매현상까지 일면서, 1776선까지 하락했다. 올 들어 가장 낮은 지수까지 떨어졌다.

결국 코스피는 지난 마지막날에 비해 51.38포인트(2.80%) 떨어진 1783.13으로 장을 마쳤다. 그동안 꾸준히 '셀 코리아'에 나섰던 외국인은 이날도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업종 관련 기업들 주식을 내다 팔았다. 기관투자자 뿐 아니라 개인투자자들도 주식을 팔아 치웠다.


시가총액이 큰 기업들의 주가 역시 크게 하락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 5.27% 떨어졌다. 현대차와 기아차 등 자동차 관련주 역시 1~3%대 하락폭을 보였다. 화학업종의 하락폭은 더 컸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지난주 대비 각각 5.85%, 7.72% 폭락했다. 시총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한국전력만이 유일하게 2.43% 올랐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환율도 올랐다. 서울외환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환율은 4.30원이나 올랐다. 1182원에 마감되면서, 1200원대가 눈앞이다. 그만큼 원화의 가치가 추락하고 있는 셈이다.

주가 폭락 소식에 '개미'들은 "멘붕 중
종합주가지수(코스피)가 4일 51.38 포인트 폭락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온라인 게시판 등에서 이들은 서로 조급해 하지 말고 기다려보자며 응원하는 게시물들을 올리기도 했다.

누리집 디씨인사이드(dcinside)의 주식 갤러리의 아이디 '햏자A'는 이날 오전 9시 개장과 동시에 코스피가 급락하자 "오랜만이네요. 멘붕왔어요. 모두 3시까지만 일단 참아봐요"라며 "정신은 들락날락, 환청도 들리지만 마인드 콘트롤해서 이겨내요"라며 사태를 지켜보자고 주문했다.

이에 아이디 '오늘도초단타'는 "퍼펙트 스톰(선진국들의 동시다발적 위기)이 점점 더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며 "북한도 고난의 행군을 했는데 우리라고 못하랴"고 개인투자자들이 현명하게 대처하자고 조언했다.

주식 정보 누리집인 '팍스넷' 토론방의 'DragonWave' 누리꾼은 "지금 저점이라고 잡으려고 하는 개미들 많은데 한순간에 깡통된다"며 "길거리에서 노숙하고 싶지 않으면 진득허니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코스피 급락을 가만히 지켜보지 못했다. 트위터 아이디 'IAmJunWon'은 "북한이 핵을 터트려도 멀쩡하던 주식이 폭락하고 있다"며 "우리 인간의 심리가 참으로 허약하구나"라고 탄식했다. 또 'baesong8511'은 "또 주가 떨어졌네요ㅠ 점점 안 좋아지면 나는 뭘로 먹고살지. 나 지금 혼자 몸도 겨우 먹고사는데. 말려 죽일건지 잠 못자게 해서 죽일 건지 진짜 역겨운 고문들"이라고 말했다.

'kiiz0402'은 "주가폭락, 성장률 뚝뚝 한여름의 크리스마스가 온다 어찌하면 좋은가~~ㅠㅠ"라며 탄식했다. 'o_bea_gun'는 "오늘 주식 보고 있으면 시간이 멈춘 것 같은 기분"이라며 "이건 반등도 없네"라고 말했다.

팍스넷 아이디 '백야d2'는 "두 달에 한 번 만나는 점심 모임, 친구들은 음식이 어디가 좋구, 경치가 어디가 좋구 자식이 박사 땄네, 세계여행 재미있었네 일상사는 즐거움들만 이야기했다"며 "나는 오늘 사선을 넘나드는 긴장 속에 있었다. (주식 폭락 때문에) 난 불행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장 마감 시간이 가까워지면서 기관들의 연기금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트위터 'hyohyo99'는 "국민연금을 주식시장에 더 붓는다고 그러지 않았나 마지막 폭탄은 누가 쥐는 가 외국인? 우리나라 기관과 국민연금? 밑에서 받는데 계속 떨어지는건가?"라며 연기금 투자가 조심스러워야 함을 강조했다.

트위터 ID '173951'는 "외국인 매도가가 낮아져 국부유출이 우려된다"며 "개인과 기관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의 거품이 충분히 빠져서 주가가 충분히 하락할 때까지 연기금을 투입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금융시장 #블랙먼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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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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