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초려선생 묘역 공원 놓고 갈등

등록 2012.06.08 18:52수정 2012.06.08 18:52
0
원고료로 응원

세종시 초려선생묘역(공원녹지) 대지 위성사진 ⓒ 심규상


초려 이유태 선생의 묘역 공원화사업 범위를 놓고 유적공원추진위원회 측과 행정도시건설청이 갈등을 빚고 있다.

세종시내 중앙행정타운이 들어서는 서쪽 초려선생과 자손들의 묘역 일대는 약 1만평 정도로 공원녹지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최근 공공건물인 복합커뮤니티(5층 규모) 건물이 공사를 시작하면서 초려선생 문중 측(경주이씨문헌공파화수회, 경주이씨중앙화수회,초려선생기념사업회, 초려선생유적공원추진회)이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7일 기자회견에 이어 8일에는 선생의 묘역과 행정도시건설청에서 위령고유제 및 궐기대회를 열고 설계변경을 거듭 촉구했다.

초려선생은 조선 효종, 현종, 숙종대에 활동했던 개혁적 사상가로 학계에서는 신독재 김집, 동춘당 송준길, 우암 송시열, 탄옹 권시 선생과 함께 충청오현으로 알려져 있다.

문중 측 관계자는 "초려선생 묘역과 불과 40m 부근에 건물이 들어서 묘역을 침범, 훼손하고 있다"며 "게다가 문화재가 소재한 공원녹지를 관통하는 25m 도로계획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사 중인 복합커뮤니티 공사의 설계변경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행정도시건설청 관계자는 "그동안 문중 측과 설계도면을 놓고 공원화사업 범위를 놓고 논의를 벌여 합의에 이르렀다"며 "그런데 최근 문중 측에서 공사현장을 둘러본 후 묘역과 공사현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가깝다며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문중 측에서는 복합커뮤니티 공사 중단과 묘역 공원화면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미 2층 공사가 진행중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중 측에서는 행정도시건설청이 초려선생 묘역에 대한 문화재 지정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애초 묘역은 지난 2004년 연기군에서 충남도에 문화재 지정을 신청했으나 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2004년)이 발효되면서 권한이 세종시건설청으로 이관됐다. 세종시건설청은 지난 2008년 이후 문화재 지정을 위한 심사를 시작했으나 아직까지 문화재 지정이 되지 않아 오는 7월 출범예정인 세종시로 다시 권한이 이관될 처지에 놓여있다.

초려선생유적공원추진위원회 등은 "세종시개발에 영향을 받을 것을 염려하여 문화재 지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처음부터 문화재지표조사 등을 제대로 하지 않고 개발계획을 수립해 지금처럼 일이 꼬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행정도시건설청 관계자는 "문화재를 지정하려 하였으나 문중 측에서 당초보다 문화재 지정 신청범위를 확대해 사업자측인 LH측과 협의가 안돼 지연된 것"이라며 "문화재 지정이 안된 상태에서 도시개발을 하다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초려선생의 고택있는 공주시 상왕동 고택과 용문서원은 충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됐고, 유고집의 일부는 충청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됐다.
#행정도시건설청 #세종시 #초려선생 #문화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7년 만에 만났는데 "애를 봐주겠다"는 친구
  2. 2 아름답게 끝나지 못한 '우묵배미'에서 나눈 불륜
  3. 3 스타벅스에 텀블러 세척기? 이게 급한 게 아닙니다
  4. 4 '검사 탄핵' 막은 헌법재판소 결정, 분노 넘어 환멸
  5. 5 윤 대통령 최저 지지율... 조중동도 돌아서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