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국정조사', 숨진 장병들에 대한 숭고한 존중

[주장] 실체적 진실을 위해서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할 때

등록 2012.06.25 14:31수정 2012.06.25 14:31
0
원고료로 응원
a

KBS 뉴스특보 2010. 03. 27. 18시 50분 방영장면 갈무리 ⓒ 이정민


"군 수도병원 연결합니다. 부상당한 장병들의 상태 어떻습니까. (중략) 하지만 국방부는 사전 전말에 대해 모두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국방부 대변인실에서만 비공개로…."

좌초로 배가 두 동강
최원일 함장, "5분 만에 반파당해"
암초에 부딪힐 가능성 존재
생존 장병 4명, "화약 냄새 전혀 나지 않았다"
유가족 반발… 장교만 생존
해군 헌병대 가족들에게 총 겨눠"
- (KBS <뉴스특보> 2010. 03. 27. 18시 50분 방영)

2년 전 공영방송에서 방영됐던 뉴스장면 기억하십니까. 당시 이 뉴스를 통해 들려오던 '좌초'라는 희미한 음성이 전국을 들썩거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로 다시는 모든 뉴스와 기자들의 리포터에서 '좌초'는 사라지고 때 아닌 '북한의 1번 어뢰'가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검찰의 기소로 인해 재판을 받고 있는 신상철 전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진실의 길> 대표)은 당시 자신이 운영하고 있던 <서프라이즈>란 인터넷 뉴스를 통해 다음과 같이 그때 심경을 밝혔습니다.

(천안함 침몰 사건의) 정말 중요한 단서들은 거의 모두 3월 26일부터 3월 30일까지의 보도 자료에 있으며 특히 사건 다음 날인 3월 27의 보도기사, 사진, 방송, 영상 등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모든 방송국의 뉴스 및 특보를 다시 세심하게 챙겨볼 필요가 있다.

"해군 헌병대가 유족들에게 총 겨눠"... 잊지 않으셨죠?

그리고 2년이 흐른 지난 5월, 신상철 전 위원이 천안함 관련 재판을 받던 도중 증인으로 나온 한 유가족에 의해 당시 나왔던 좌초설의 증언이 <진실의 길>에 의해 공개돼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변호인 - 증인이 '최초 좌초'를 표기한 것이 맞습니까?
이용기 - 예, 제가 표시한 것이 맞습니다.
변호인 - 왜 '최초 좌초'라는 용어를 사용했습니까?
이용기 - 22전대장이 브리핑하면서 '천안함이 좌초'했다는 설명을 했다.
변호인 - 그러면 별표 위치는 어떻게 알게 된 것인가요? 
이용기 - 22전대장의 설명을 듣고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아서 작전관(박연수 대위)에게 "도대체 어디에서 좌초했다는 것이냐"고 물으며 "손으로 찍어보라"고 하자 그 지점을 손으로 찍어 주어 표기를 한 것입니다.
- 신상철 재판 중 변호인 측 증인 신문(<진실의길>  2012. 06. 11)

2년 전 뉴스를 통해 방영됐던 의혹이 최근 재판 과정을 통해 다시 언급되는 실체를 보며 여러분은 어떤 판단이 드시는지요.


지난 2년 간 국방부 측은 여러 정황을 통해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어뢰에 의한 폭침이라고 단언은 해왔지만 과학적 입증 과정은 신빙성이 매우 결여되어 있었습니다. 아니 재검증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했던 게 정확할 것 같습니다.

이로 인해 서재정 존스홉킨스대 교수, 이승헌 버지니아대 교수는 각종 과학실험과 책 출판을 통해 국방부 측의 주장에 상당한 결함이 있다는 걸 밝히려 노력해왔습니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심지어 신변 위협과 각종 비난을 감수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어렵게 쌓아왔던 학문적 경력마저 모두 잃을 각오를 하고 오직 천안함 사건의 과학적 검증에만 몰두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집착 이유에 대해 이승헌 교수가 쓴 <과학의 양심, 천안함을 추적하다>라는 책에 그대로 묻어나 있습니다.

천안함은 전문가나 전문지식이 필요한 사건이 아니고 상식과 양심이 필요한 사건이다. (중략) 한 사람을 영원히 속이거나 많은 사람을 잠시 속일 수는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을 영원히 속일 수는 없다. (중략) 과학을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 한국 시민사회의 성숙도를 우습게보지 말라!

미군 전문가 "어뢰 폭발은 아니다"

a

3월 27일 아시아경제를 통해 보도되었던 기사의 해군작전상황도 지도안을 들여다보면 고조 03:41/16:13 표시와 저조 09:57 / 22:39 표시가 기록돼있고, 평균수면 6.4m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 최초 좌초 시점의 수면표기가 정확히 언급되어 있다. ⓒ 해군작전상황도


그리고 최근 다시 이들에게 든든한 지원군이 될 2명의 과학자가 등장했습니다. 그분들은 바로 안수명 박사와 김광섭 박사입니다. 각각 대잠수함전과 화학공학의 내로라하는 전문가인 이들은 최근 <한겨레> 기사를 통해 "천안함 사건이 어뢰 폭침이 될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라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리고 작년 6월 미군 조사단의 한 관계자에 의해 '어뢰 폭발은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진실일까요. 혹자는 이 사건을 두고 제2의 '드뤠피스 사건'이라고도 하는데 과연 누가 실체적 진실을 숨겨두고 이리도 지리멸렬한 거짓게임을 이어가고 있는 걸까요.

당시 어느 전문가는 좌초 지역 인근에 훈련 중이던 미군 잠수함이 있었다며 상세한 사진 설명과 함께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겨 더욱 의혹이 증폭되기도 했었습니다.

"한국과 미국,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천안함 침몰 사건은 숨은 권력에 의해 설령 조작됐을지라도 그냥 넘어가야 될 가슴 아픈 제2의 통킹만 사건이다."

인터넷 언론 <진실의 길> 상단 '천안함' 섹션을 들어가 보면 지금까지의 사건 과정이 상세하게 기록되어있습니다. '유가족, 22전대장이 천안함 좌초했다고 말했다', '유가족 대표, 해군 브리핑 때 최초 좌초 들었다', '천안함 폭발했다면 생존자들은 피범벅 됐을 것'이라는 소주제로 다양한 기사들이 독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니 진실게임 속에 숨겨진 의혹의 실마리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는지 모를 일입니다.

저 또한 이 사건을 현재까지 아주 흥미진진하게 살펴보며 몇 번의 기사(<북의 소행이라 믿지만 대북제제는 반대>, <나는 증언한다. 천안함 사건의 은폐된 진실을>, <천안함, 진실의 시계는 아직도 항해 중>)를 썼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그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해 속단 내리기는 어려운 심경입니다. 아마도 이것 또한 저와 우리 국민들 안에 내재된 안보 메카시즘의 공포와 두려움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국정조사로 실체적 진실 철저히 밝혀야

최근 <조선일보>와 JTBC 보도 내용을 보면 천안함 사건 유가족들의 절규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죽은 사람을 왜 또 가지고 그러냐. 천안함 희생자 욕되게 하지 말자."

심지어 다른 유가족들은 변호인단을 보고 "어디 두고들 봅시다. 조심하셔야죠!"라며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신상철 전 위원은 전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천안함 최원일 함장은 법정에서 "책임을 북한에 묻지, 왜 나한테 묻나. 맡은 바 임무 다했다. 경계실패 책임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미디어오늘>을 통해 밝혀져 일부 네티즌들에게 공분을 사기도 했습니다.

마치 이들의 보도만으로 볼 때는 당사자들의 힘겨루기 싸움이나 양비론의 갈등만 나타나 정작 논란의 중심이 됐던 실체적 진실을 호도하려는 모종의 음모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해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천안함과 관련된 모든 의혹들을 명확히 풀지 않고서는 유가족들도, 국민들도, 그리고 억울하게 죽어간 희생자들도 평탄치는 않을 것입니다. 이유인즉슨 역사적 진실은 두 손으로 가려지지도 않을뿐더러 반드시 그 실체가 언젠가는 드러나는 법이니까요.

이제 그 실체적 진실을 위해서 국민들이, 국회의원들이 나서야 할 때입니다. 그동안 국방부 측에서 내놓지 않았던 관련 동영상 및 작전사안 서류들과 미국 조사단이 공개하지 않았던 모든 자료들을 공개해 한 점 의혹도 없이 진실을 규명해나가야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억울하게 숨져 간 46명의 대한민국 장병들에 대한 숭고한 존중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천안함 사건 #드뤠피스 사건 #실체적 진실 #진실의 길 #신상철 대표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고장난 우산 버리는 방법 아시나요?
  2. 2 세계에서 벌어지는 기현상들... 서울도 예외 아니다
  3. 3 삼성 유튜브에 올라온 화제의 영상... 한국은 큰일 났다
  4. 4 세계 정상 모인 평화회의, 그 시각 윤 대통령은 귀국길
  5. 5 마을회관에 나타난 뱀, 그때 들어온 집배원이 한 의외의 대처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