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사람도 웃고 왔다 울고 간다고?

<1박2일>도 감탄했던 해송숲과 하늘다리 간직한 섬 관매도

등록 2012.06.25 15:30수정 2012.06.25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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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꽁돌. 설악산의 흔들바위가 남해바다로 옮겨와 있는 것 같다. ⓒ 이돈삼


바닷가 탐방로를 따라 걷는다. 비취색 바닷물에 문명의 찌든 때가 씻겨진다. 파도가 만들어낸 해조음도 귓전을 간질이며 동행한다. 따가운 여름 햇살마저도 싱그럽다. 발걸음이 가볍다. 여행자의 피로를 보상하고도 남을 비경이다.

관매8경의 하나인 '하늘다리'와 '꽁돌'을 보고 오는 길이다. 볼 게 참 많은 섬이다. 오죽하면 '홍도 사람들이 웃으며 왔다가 울며 돌아간다'고 했을까. 전라남도 진도에 있는 섬 관매도(觀梅島)를 두고 하는 말이다.


관매도는 해수욕장을 호위하고 선 '명품' 솔숲으로 유명하다. 바위섬과 해식동굴, 기암절벽도 있다. 자연풍광도 다도해 절경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것처럼 빼어나다. 솔숲(곰솔밭)은 관매도해수욕장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다. 백사장을 호위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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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해송 숲길. 따가운 여름햇살마저도 싱그럽게 느껴지는 숲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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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향해 뻗은 해송의 늠름한 자태. 고목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 ⓒ 이돈삼


이 숲은 방사림이다. 오래 전 모래가 날리는 것을 막기 위해 조성됐다. 주민들이 남다른 관심과 정성을 쏟아 아름드리 해송숲으로 가꿨다. 소나무는 평균 수령 50년을 넘는다. 100년 넘게 묵은 것들도 있다.

면적이 10만㎡나 되는 이 숲은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숲'으로 지정됐다. 산림청에 의해서다. 국내에서 가장 큰 해변 송림이기도 하다. 그 숲으로 들어간다. 수백 그루의 소나무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어 있다. 키가 족히 20m는 넘을 것 같다. 자태도 늠름하다. 그 모습만으로도 마음속까지 시원해진다.

발걸음을 이끄는 탐방로가 예쁘다. 소나무는 탐방로 양옆으로 도열한 채 하늘을 가리고 서 있다. 여름 햇살이 따갑지만 그 볕마저도 싱그럽게 만들어준다. 이제 발걸음을 시작했을 뿐인데 문명의 피로가 벌써 사라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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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해송숲길. 관매도 해수욕장과 맞닿아 있는 명품 숲길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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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송숲에서 만나는 전통악기공원. 편경, 운라가 눈길을 끈다. ⓒ 이돈삼


솔숲 사이로 금빛으로 반짝이는 비취색 바다가 보인다. 철썩 철썩 파도소리가 귓전을 울린다. 솔내음은 코끝을 간질인다. 지난해 관매도가 명품마을로 지정되면서 조성된 탐방로다. 중간중간에 쉬어갈 곳도 있다. 편경, 운라 등 국악기가 있는 전통악기공원도 재미를 더한다.


쉬면서 체험할 수 있는 전통악기공원은 관매도가 진도에 속한 섬이라는 걸 일깨워준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이 명품마을 조성사업을 하면서 설치한 것들이다. 솔숲 탐방로는 마을로도 이어진다.

마을은 톳이 지천이다. 길이고 마당이고 볕이 드는 곳이라면 톳이 차지하고 있다. 한쪽에선 주민들이 말린 톳을 거둬 쌓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마을 앞 들녘을 가로지르는 논두렁과 밭두렁도 아름답다. 자연스럽게 습지가 된 논에는 관찰로가 놓여 있다. 그 관찰로도 다소곳하다.

솔숲과 마을을 거친 길은 다시 관매도해수욕장으로 이어진다. 백사장의 경사가 완만하다.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 섬은 파도를 누그러뜨린다. 백사장 모래도 곱다. 발바닥에 닿는 모래결의 감촉이 부드럽다. 그러면서도 단단하다. 마을사람들은 모래가 떡처럼 단단하다고 해서 '떡모래밭'이라 부른다.

두런두런 얘기 나누며 송림 사이를 걷다보니 한두 시간이 벌써 지난다. 솔숲에 기대고 서서 바다를 보니 신선이 따로 없다. 솔숲에서 바다로 떨어지는 해넘이도 오래도록 잊지 못할 장관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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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선을 타고 가서 만난 관매도의 해식절벽. 깎아지른 절벽이 채석강과 흡사하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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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다리와 꽁돌을 찾아가는 길. 바닷가를 따라 길이 예쁘게 나 있다. ⓒ 이돈삼


해수욕장은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다. 북쪽 끄트머리에는 해식절벽(海蝕絶壁)이 있다. 수만 권의 책을 쌓아놓은 것처럼 깎아지른 절벽이 변산반도 채석강을 닮았다. 오랜 세월 동안 파도의 침식작용에 의해 만들어진 동굴도 신비감을 준다.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나게 한다. 바위에 다닥다닥 붙어 썰물 때 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홍합도 볼거리다. 다시마, 파래도 눈길을 끈다.

진도에 딸린 섬 관매도(觀梅島)는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로 지정한 명품마을이다. 전체 면적이 4㎢에 불과한 작은 섬이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볼거리가 많다. 관매8경은 단연 압권이다.

곰솔밭과 해수욕장 외에도 꼭 봐야 할 경물이 일곱 군데 더 있다. 제2경은 '방아섬'. 옛날 선녀들이 내려와 방아를 찧었다는 곳이다. 정상에 남자의 상징처럼 생긴 바위가 우뚝 솟아 있어 흥미롭다. 아이를 갖지 못한 여인들이 정성껏 기도하면 아이를 갖게 된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제3경은 '돌묘와 꽁돌'이다. 옥황상제와 관련된 전설을 담고 있다. 관호마을에서 하늘다리 탐방로 사이 바닷가에 있다. 발품을 팔아 만날 수 있다. 제4경은 '할미중드랭이굴'. 비 오는 날이면 할미도깨비가 나온다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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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8경의 하나인 하늘다리. 마치 칼로 자른 것 같은 두 섬을 다리로 연결하고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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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풍경. 유람선을 타고 가다서 만난 섬이 기이한 모양을 하고 있다. ⓒ 이돈삼


제5경은 '하늘다리'. 바위산 중심부를 칼로 자른 듯 반듯하게 갈라져 있다. 그 폭이 3∼4m에 이르며, 다리로 연결돼 있다. 위에서 돌을 던지면 바다수면까지 13초 걸린다고. 기암절벽도 감탄을 자아내는 절경이다. 탐방로가 개설돼 있어 발품을 팔면 위에서 내려다볼 수 있다. 바다에서 보면 칼로 자른 듯한 모습이 실감난다.

이밖에 바닷물이 들면 폭포수가 바닷물 위로 떨어지는 '서들바굴폭포'가 있고, 자연산 돌미역과 톳, 돌김, 우뭇가사리 등이 풍부한 '다리여'도 볼만하다. 관매도 청년과 제주 처녀의 애틋한 사랑얘기를 간직하고 있는 '하늘담'도 있다.

여자가 쳐다보면 아이를 낳을 수 없다는 '쌍구렁이바위'와 천연기념물 제212호로 지정된 후박나무도 관매도의 품격을 높여준다. 연인과 함께라면 우실 앞 그네의자에 앉아보는 것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 그네의자는 관호마을 뒷산 꽁돌바위 가는 길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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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매도 우실. 관호마을 뒷산 꽁돌을 보러가는 길에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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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본 관매도 풍경. 관호마을을 배경으로 떠있는 고기잡이 배가 한가롭게 보인다. ⓒ 이돈삼

덧붙이는 글 | ☞ 관매도에 들어가려면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출발 시간은 오전 9시 30분과 12시 두 차례. 팽목항에서 관매도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덧붙이는 글 ☞ 관매도에 들어가려면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타야 한다. 출발 시간은 오전 9시 30분과 12시 두 차례. 팽목항에서 관매도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관매도 #해송숲 #전통악기공원 #하늘다리 #꽁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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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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