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에 있는 이 한국 음식점이 놀라운 이유

[새로운 나라 네팔, 내가 만난 네팔 사람들 8] 한국 관광객에게 배운 음식맛

등록 2012.07.08 21:51수정 2012.07.08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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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라의 보석'은 분명 한국 사람이 지어준 별칭인 듯하다. 소비따네 집에 가보니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 김형효


포카라의 보석, 다름 아닌 포카라 한국식당 소비따네 집이다. 누가 붙인 별칭인지 모르겠다. 아마도 한국인이 붙여준 별칭이라는 사실은 메뉴판을 정리해준 한국인의 글씨체로 알만하다. 그렇다. 낯선 나라를 여행하다 만난 모국의 음식은 그런 느낌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포카라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안나푸르나 히말라야 트레킹을 마친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특히 페와 호수는 포카라의 명소다. 그런 이유로 페와 호수 주변은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붐비는 곳이다. 특정 관광지에 한국 식당이 늘어나는 이유는 그만큼 한국인들이 많이 찾는다는 방증이다. 지금 네팔을 찾는 관광객의 수요는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한다.

이는 관광청의 통계가 아니라도 네팔인들이라면 익히 아는 사실이다. 그런 가운데 한국의 관광객 수요는 점차 늘고 있다. 마치 동아시아 3국이 경쟁이라도 하듯 네팔을 찾는다. 한국, 중국, 일본이 그 나라들이다. 그래서 한국식당, 중국식당, 일본식당도 늘고 있다. 내게 포카라는 이제 매우 익숙하다. 이미 십여 차례 다녀오기도 했고 가까운 친구도 있고 지인들도 있다. 포카라에는 이제 10여 곳의 한국 식당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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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당 '소비따네 집'은 저렴한 값에 기쁨이 넘치는 음식맛은 즐거움을 준다. ⓒ 김형효


그중 "포카라의 보석 소비따네 집은 가장 최근 알게 된 한국 식당이다. 20여 년 전만 해도 양식은 서구문화의 상징이었고 양식당에 가본 사람은 자랑을 삼기도 했다. 이제 네팔에서는 한국 식당에 가본 것이 자랑인 세상이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한국 음식에 대한 평가는 날로 좋아지고 있다.

'포카라의 보석'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는 소비따네는 네팔 몽골리안 구릉족 가족이 운영한다. 3개월 전 알게 된 소비따네 집을 여섯 차례 찾았다. 물론 포카라에 사는 네팔인들을 불러 함께 식사하기도 했다. 고향의 맛에 친절도 갖추었는데 주인의 얼굴도 익숙한 몽골리안으로 식당 안에서는 네팔이란 사실을 잊을 정도다. 더구나 식사하며 곁들여 마시는 창(네팔식 막걸리)은 우리네 막걸리 맛과 비슷하다. 가끔 찾던 한국인 운영 식당에서 인심을 잃은 듯한 반찬을 대할 때와 다른 느낌이다.

한국 여행객들이 한 가지씩 가르쳐준 것이 인연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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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정리된 '소비따네' 메뉴판. 글씨 잘쓰는 한국 아가씨의 솜씨로 보인다. ⓒ 김형효


구릉 가족이 하는 네팔에서의 한국 음식 맛이 어찌 그리 맛이 있는지. 그래서 젊은 대학생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 등 많은 한국인이 찾는 명소가 되고 있다. 김치전, 감자전 맛 또한 일품이다. 네팔을 찾은 여행객들의 호주머니 사정에도 맞는 포카라의 보석 소비따네 집은 주인 딸의 이름을 딴 것이다.


한국음식을 어찌하는지 궁금해서 주인에게 물었다.

- 한국에 다녀온 적이 있는가?
"없다."

- 한국식당에서 일한 적이 있는가?
"없다."

- 한국음식을 따로 배운 적이 있는가?
"아니다."

한국 여행객들이 와서 한 가지씩 가르쳐준 것이 인연이 되었다. 그 결과, 네팔 전통 찌아 가게를 하다 배운 한식을 주업으로 하게 되었다. 한국인 여행객들을 통해 배운 한식은 한국인 관광객의 허기를 채우는 보석이 되었다. 더구나 그들은 음식 맛만 배운 것이 아니라 한국의 인심도 배운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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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비따 구릉과 그의 어머니가 함께 밝게 웃었다. 소비따는 어머니를 돕고 어린 동생도 잘 돌보는 착한 아이다. ⓒ 김형효


소비따 구릉(9)은 어린 학생이다. 그러나 그는 어린 동생을 잘 돌봐주기도 하고 식당 일도 곧잘 돕는 착한 학생이다. 어린 날 내 또래의 모습이 그러했든, 농사짓는 부모의 일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거기다 땔감을 구하는 일 또한 우리 또래 친구들이 흔히 하던 일이다. 네팔 산중의 아이들이나 도시의 아이들이라도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장사하는 집 아이들은 부모를 돕는 일이 보통이다.

하지만 여전히 웃는 얼굴과 밝은 일상을 유지하는 그가 대견스러움은 내가 꼭 어른이어서는 아닐 것이다. 그 아이의 일상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마음을 가질 듯하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e-수원뉴스에도 게재합니다.
#소비따네 #포카라 #한국식당 #네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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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사람의 사막에서" 이후 세권의 시집, 2007년<히말라야,안나푸르나를 걷다>, 네팔어린이동화<무나마단의 하늘>, <길 위의 순례자>출간, 전도서출판 문화발전소대표, 격월간시와혁명발행인, 대자보편집위원 현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홈페이지sisarang.com, nekonews.com운영자, 전우크라이나 예빠토리야한글학교교사, 현재 네팔한국문화센타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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