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의 싸늘한 격분 "실망스럽다"

KBS에 모습 드러낸 박 의원... '경선 일정 보이콧' 비박 후보들에 강한 불만 토로

등록 2012.08.04 01:09수정 2012.08.0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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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토론 무산, 발길 돌리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비박(비박근혜)주자 3명이 3일 저녁부터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하면서 KBS 방송토론이 갑작스럽게 무산되자, 박근혜 후보가 굳은 표정으로 KBS 본관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다른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3일 오후 10시 20분경 여의도 KBS 본관 앞. 승용차에서 내린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김문수·김태호·임태희 등 비박(비박근혜) 주자 3인이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 이날 오후부터 '경선 일정 보이콧'을 선언했지만, 박 의원은 예정대로 KBS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오후 11시로 예정된 TV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비박 주자 3인의 TV 토론 불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박 의원은 평상시와 같은 어조로 조목조목 말을 이어갔다. 그러나 한 마디 한 마디에 비박주자들에 대한 강한 불만이 짙게 묻어났다.

박근혜 "국민·당원에 도리가 아니다"

박 의원은 "이런 식으로 보이콧하는 것은 국민에 대해서나 당원들에 대해서도 도리가 아니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당 지도부에서도 논의를 거쳐 (공천헌금 파문과 관련) 연석회의를 여는 등의 노력을 하고, (공천헌금 파문) 당사자들이 자진 출두해서 조사를 받겠다고 하는 상황임에도 경선 일정을 진행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대선 후보로 나선 분들로서는 무책임한 처사로 실망스럽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 의원은 "당에 대해 애정이 있으면 이러지 않을 텐데,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박 의원은 또 비박주자들이 지난 4·11 총선 공천 전반에 대해 문제제기 한 점을 염두에 둔 듯 당시 공천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당시 엄격한 원칙을 갖고 도덕성이라든가 국민 눈높이를 갖고 공직후보자추천위에서 (공천 작업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또 제가 공천을 받았다 해도 비리가 드러나면 그 즉시 공천을 박탈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이어 "이번 (공천헌금) 제보도 그때 있었더라면 일찍 수사해서 당이 세운 원칙대로 결론이 났을 텐데, 그 당시 제보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지금 양쪽의 주장이 상반된다"는 점을 거듭 부각시켰다. 그는 "당사자들이 자진 출두해 검찰 수사로서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지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분명하게 처리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도중에 (비박주자들이) 이렇게 나온 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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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토론 무산, 발길 돌리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비박(비박근혜)주자 3명이 3일 저녁부터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하면서 KBS 방송토론이 갑작스럽게 무산되자, 박근혜 후보가 굳은 표정으로 KBS 본관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마친 박 의원은 KBS 스튜디오 옆 대기실로 들어가 10분 정도 기다렸다. 그러나 이미 '경선 일정 보이콧'을 선언한 비박주자들의 모습은 끝내 보이지 않았다. 결국 KBS 관계자들은 오후 10시 30분경 박 의원을 찾아가 TV 토론회가 최종 무산됐다는 소식을 전했고, 박 의원은 쓴웃음을 지으며 KBS를 떠났다.

박근혜 캠프의 한 관계자는 "비박주자들이 경선 일정을 보이콧 하든 안 하든, KBS에서 공식적으로 취소하지 않은 이상 우리는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오지 않을 수 없었다"며 "어쨌든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비박주자들 "요구 관철될 때까지 경선 일정 보이콧"

앞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비박 주자 4명은 이날 저녁부터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겠다고 선언했다. 당 지도부가 비박 주자들의 '황우여 대표 사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비박 주자 4명은 이날 밤 예정됐던 KBS TV토론을 시작으로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경선 일정을 잠정 거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들 중 안상수 전 인천시장은 보이콧 결정을 번복, 경선 일정에 합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들 4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황우여 대표가 8월 4일까지 책임지고 사퇴하지 않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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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토론 무산, 발길 돌리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비박(비박근혜)주자 3명이 3일 저녁부터 경선 일정을 '보이콧'하기로 결정하면서 KBS 방송토론이 갑작스럽게 무산되자, 박근혜 후보가 굳은 표정으로 KBS 본관을 나서고 있다. ⓒ 남소연

#공천헌금 #박근혜 #비박주자 #대선후보 경선 #4.11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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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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