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생들 태극기 들고 "제주폭동, 멸공" 합창

[동영상] 반전교조 보수교육감 후보 준비 행사에 아동 동원 논란

등록 2012.08.10 21:22수정 2012.08.10 21:22
1
원고료로 응원
play

유치원생들 "제주폭동, 멸공" 노래, 왜?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 속지말자 공산당 거짓 평화, 물리치자 국론 분열 좌익사상, 깨어있는 안보의식 이 나라 국방력, 하나님이 지켜주신 대한민국 만세! 멸공!!" ⓒ 윤근혁


"북한인민 배고파도 세계 4위 군사력, 3대 세습, 일당독재 북한 공산당, 자유 대한민국에 악을 행하네, 요인암살,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 속지말자 공산당 거짓 평화, 물리치자 국론 분열 좌익사상, 깨어있는 안보의식 이 나라 국방력, 하나님이 지켜주신 대한민국 만세! 멸공!!"

유치원생 수십 명이 축하 노래를 부른 뒤 한 목소리로 "멸공"이라고 외쳤다. 350여 명의 보수우익단체 대표들은 함성을 지르며 박수를 쳤다. 지난 8일 오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 반전교조 교육감 단일 후보를 위해 모인 교육포럼에서 생긴 일이다. 이들은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미리 보궐선거를 준비하고 있는 것.

"다시는 전교조가 교육행정 잡지 못하게 하자"

이날 오후 2시부터 시작한 행사를 주최한 곳은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 준비위원회(보수교육감추대회). 애국단체총협의회, 한국기독교총연합회, 고엽제전우회 등이 참여한 보수교육감추대회는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염두에 두고 반전교조 교육감 당선운동을 벌이기 위해 만든 단체다.

이날 행사장 무대에는 "반전교조 교육감 후보 단일화, 반드시 성공합니다!!"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참석자들 가운데 150여 명은 파란색 윗옷에 군복 바지 차림의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이었다.

 지난8일 오후 열린 반전교조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교육포럼 행사장엔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이 150여 명 가량 참석했다.
지난8일 오후 열린 반전교조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교육포럼 행사장엔 고엽제 전우회 회원들이 150여 명 가량 참석했다. 윤근혁

이상훈 보수교육감추대회 공동준비위원장(애국단체총연합회 상임의장)은 인사말에서 "반전교조 후보 난립을 되풀이 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희망이 없다"면서 "다시는 전교조가 교육행정을 장악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많은 애국단체들의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서울 P교회 부설 유치원(선교원)에 다니는 어린이 24명이 무대에 오른 시각은 이날 오후 3시 37분. 이들의 손에는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축하공연을 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의 노래 가사를 바꿔 6분 동안에 걸쳐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 역사가(잊을 수 없는 6.25)'란 이름을 붙인 이 노래를 직접 작사한 박아무개 원감은 "행사를 주최한 인사의 초청을 받아서 우리 선교원 아이들을 데리고 공연에 직접 참가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부른 노래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14연대 반란군은 순천을 점령, 여수, 순천 거리마다 붉은 핏자국, 여수, 순천 학생들은 좌익사상 물들어, 반란군의 폭동에 가담했다네"
"1948, 12월 1일 국가보안법 제정, 군 내부 좌익세력 숙군되었네, 그러나 남로당 국회 프락치 공작"

이 유치원생들의 공연 직후 이날 행사의 사회를 맡은 이아무개 공교육살리기국민연합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지금 우리는 전교조 교사들 때문에 국가교육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런데 저 말도 제대로 못하는 아이들이 저렇게 우리 역사에 대해 노래를 했다. 저렇게 기르면 반드시 희망이 있다."

그러나 이 노랫말을 들은 교육전문가들은 "5∼7세 아이들에게는  부적절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유치원생에게 '붉은 핏자국', '프락치'와 같은 노랫말을 가르친다는 것 자체가 '특정 목적을 가진 어른들의 폭력'이란 설명이다.

이성호 전국역사교사모임 회장은 "가사가 고교생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일뿐더러, 아이들에게 가르쳐서는 곤란한 과격한 용어도 들어 있다"면서 "역사에 대한 특정 사상을 주입하고 싶은 어른들이 유치원생에게 이런 노래를 부르게 한 것은 북한의 세뇌교육과 비슷하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이 노래에는 '제주 4.3 사건'에 대해 '폭동'이란 설명이 2차례나 나온다.

"1948, 4.3폭동 제주 인민유격대, 총지휘자 이름 바꾼 김달삼"
"남로당 국방경비대 침투공작, 14연대 제주폭동진압 명령 거부"

이에 대해 김창후 (사)제주4.3연구소 소장은 "이미 정부는 제주진상규명특별법에 따라 교과서 등에 공식용어로 폭동이라는 말 대신 '제주 4.3 사건'이란 말을 쓰도록 했다"면서 "군경에 의해 억울하게 학살당한 제주도민들을 폭도로 매도하는 내용을 교육감 선거 출마를 준비하는 자리에서 부르게하는 건 묵과할 수 없는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노래 작사한 원감 "이스라엘 민족처럼 똘똘 뭉쳐야"

 반 전교조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교육포럼 행사에 초대된 유치원생들이 지난 8일 오후 '멸공 노래'를 부르고 있다.
반 전교조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교육포럼 행사에 초대된 유치원생들이 지난 8일 오후 '멸공 노래'를 부르고 있다. 윤근혁

반면, 이 노래를 작사한 박 원감은 "원로목사님이 쓰신 <한국근현대사>란 역사책을 노래로 가르치면 효과적이란 생각에 '한국 역사가'를 만들게 됐다"면서 "비참한 역사도 우리 역사이기 때문에 공산당이 사람을 비참하게 죽인다는 것을 알리려고 '핏자국'과 같은 말을 그대로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원감은 '제주 4.3 사건'을 '폭동'이라고 쓴 이유에 대해 "원로목사님이 쓰신 책 내용에 그렇게 되어 있다"면서 "북한은 김일성 한명을 위해 세뇌를 시키지만, 우리는 이스라엘 민족처럼 똘똘 뭉치기 위한 교육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유치원은 정부가 만든 누리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쳐야 하는 곳이다.

다음은 이날 유치원생들이 부른 노래 가사 전문이다.

"한국역사가(잊을 수 없는 6.25)

신앙의 뜻으로 동편산으로, 우리는 동방의 고요한 나라, .......원자폭탄 번쩍꽝, 1945 8,15 해방되었네, 해방의 열망 하나님이 채워주셨네.

소련 공산당 북한 점령, 한반도는 남북분단, 모스크바 3상회의 신탁통치안 통과, 남한에는 조선공산당 박헌영, 활동자금 마련 위한 위조지폐 사건, 33회 공판 범인은 공산당원, 박헌영은 월북 남로당 창당, 1946, 9월 23일 철도파업, 1946, 10월 1일 대구폭동, 좌익계열 거짓 선동 흥분한 군중, 공산당의 음모에 이용당했네.

1947, 3,1절 제주도 대회, 어린소년 기마병의 말에 부딪쳐, 성난 군중 몰려와 공포심에 총 발표, 남로당은 반미군정 경찰과 투쟁, 1948, 2월 7일 단선단정 반대폭동, 북한 김일성의 주장과 같네.

1948, 4.3폭동 제주 인민유격대, 총지휘자 이름 바꾼 김달삼, 5.10 단독선거 반대 반국가적 반란, 남로당 공산폭도 제주도민 학살, 2대 사령관 이덕구 정부에 선전포고, 1948, 11월 17일 제주 계엄령 선포, 1948, 5.10 선거 대통령 이승만, 1948, 8.15 정부수립.

그러나 남로당 국방경비대 침투공작, 14연대 제주폭동진압 명령 거부, 1948, 10월 19일 여수 14연대 반란, 총지휘자 지창수, 김지회, 홍순석, 다섯 시간 만에 반란은 성공, 인민공화국 만세 외쳐댔다네.

14연대 반란군은 순천을 점령, 여수, 순천 거리마다 붉은 핏자국, 여수, 순천 학생들은 좌익사상 물들어, 반란군의 폭동에 가담했다네, 1948, 10월 23일 여수, 순천 계엄령, 8일 만인 27일 반란은 진압, 10월 28일 14연대 해체, 반란군은 지리산 빨치산 됐네.

1948, 12월 1일 국가보안법 제정, 군 내부 좌익세력 숙군되었네, 그러나 남로당 국회 프락치 공작, 1949, 6월 30일 미군부대 철수, 남로당 지창수, 김지회, 홍순석, 빨치산 토벌작전 비참한 최후, 충성 다한 이현상, 이강국, 박헌영, 김일성에 손에 죽임 당했네.

1950, 6.25 암호명은 '폭풍', 새벽 4시 김일성 명령 북한의 남침, 3일 만에 서울점령 끊어진 한강교, 인민군의 전차부대 거침없이 남으로, 대구, 부산, 낙동강 방어전투 승리, 16개국 유엔군이 도와주었네, 연합군의 맥아더 인천상륙작전, 9.28 서울수복 10월 1일 삼팔선 통과, 10월 26일 압록강 감격의 눈물.

그러나 중공군의 인해전술, 엄동설한 흥남철수 1.4 후퇴 피난길, 1951, 7월 10일 휴전회담.1953, 7월 27일 휴전협정, 북한, 중공 연합군이 서명하였네, 국군용사, 유엔군의 희생으로 지켜낸 인골탑의 6.25 전쟁.

북한인민 배고파도 세계 4위 군사력, 3대 세습, 일당독재 북한 공산당, 자유 대한민국에 악을 행하네, 요인암살, 천안함, 연평도 포격사건, 속지말자 공산당 거짓 평화, 물리치자 국론 분열 좌익사상, 깨어있는 안보의식 이 나라 국방력, 하나님이 지켜주신 대한민국 만세! 멸공!!"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보수교육감 준비회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은퇴로 소득 줄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 은퇴로 소득 줄어 고민이라면 이렇게 사는 것도 방법
  2. 2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남자를 좋아해서, '아빠'는 한국을 떠났다
  3. 3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소 먹이의 정체... 헌옷수거함에 들어간 옷들이 왜?
  4. 4 32살 '군포 청년'의 죽음... 대한민국이 참 부끄럽습니다 32살 '군포 청년'의 죽음... 대한민국이 참 부끄럽습니다
  5. 5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수렁에 빠진 삼성전자 구하기... 의외로 쉽고 간단한 방법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