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두 여자의 터키 여행기

[서평] 유혜준 기자의 <여자, 터키에 꽂히다>

등록 2012.09.04 13:54수정 2012.09.0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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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겉그림 〈여자, 터기에 꽂히다〉 ⓒ 미래의 창

<오마이뉴스> 파워블로거 유혜준 기자가 또 한 권의 책을 펴냈습니다. 이름하여 <여자, 터키에 꽂히다>라는 책으로 터기 여행기를 담은 책이죠. 2010년 7월 한 달 동안 여동생과 함께, 터키에 홀딱 빠져 자유롭게 돌아다닌 모습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이색적인 동양인 모습을 하고서 돌아다녔는지는 몰라도 터키 남자들이 두 여자에게
눈독을 많이 들였다고 하죠.

"터키의 유적지를 돌아보려면 적지 않은 돈을 입장료로 내야 한다. 최소 3리라부터 20리라까지. 유명하면서 규모가 크다 싶으면 대부분 입장료가 20리라다. 그 수입, 엄청날 것이다. 부럽다. 조상 덕분에 후손들이 먹고살 수 있는 기반이 든든해졌으니, 부럽지 않을 수 없다."(32쪽)


터키에 있는 고대 유적지와 박물관을 돌아다니면서 지출한 입장료를 두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7월과 8월이라는 성수기 때문에 그런 입장료를 받는 게 아니라고 하죠. 일 년 연중, 그 어느 곳을 가든지 모두가 입장료를 내야 한다고 합니다. 소피아 성당도 그렇고, 톱카프 궁전도, 돌마바흐체 궁전도, 5백 년도 더 된 루멜리 히스라 성곽도 그리고 성 요한 교회도 그렇다고 하죠. 터키는 관광객들의 입장료로 먹고 살아가는 나라일까요?

두 여자가 터키를 여행한 방법은 노면 전차로 알려진 트램과 장단거리 버스와 유람선과 국내 비행기였다고 전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타고 다닌 게 아마도 트램이 아니었을까 싶죠. 물론 사프란볼루로 떠나는 날 탔던 장거리 버스는 환상적이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6시간가량 걸리는 데도 우리 돈으로 2만4천 원이면 해결할 수 있었고, 더 좋았던 건 서빙 승무원이 음료수와 간식을 수시로 나눠준 까닭일 것입니다. 와우, 그렇게 좋은 혜택도 있었네요.

터키, 관광객의 입장료로 먹고 살아가는 나라일까?

그런데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카파도키아에 갔을 때가 아니었을까요? 화산재와 용암으로 뒤덮인 곳이라 석회암 동굴과 석회암 자연 호텔 그리고 네츄럴 에어컨도 환상적이겠죠.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즐거웠던 것은 그곳에서 열기구를 타는 일이었다고 하죠. 어떻게 겁도 없이 그걸 탔을까요? 그것은 '꾸요'라는 언니가 추천해 준 까닭인데, 1인당 130유로를 내는 요금 앞에서 잠시 망설였다고 하죠. 그런데 그걸 타고 카파도키아 하늘을 나는 기분은 감히 타본 사람만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와우, 그렇게도 좋았던 걸까요?

"열기구 밖으로 나오니 붉은색 천을 씌운 테이블 위에 술잔을 늘어놓고, 잔에 오렌지주스와 샴페인을 섞어서 채운다. 무사히 비행(?)을 마친 기념으로 건배하기 위해서란다. 거참, 별거 다한다. 샴페인을 마시고 나니 수료증을 준다. 열기구 탐험을 무사히 마친 기념으로 주는 거란다. 열기구에 오르기 전에 단체로 찍은 기념사진도 같이 준다. 그래, 기념할 만 하기는 하지. 아주 비싼 열기구를 탔으니."(236쪽)


사실 터키는 이슬람교가 국교는 아니지만, 국민의 99%가 이슬람교도입니다. 그런데도 그 나라를 우리나라의 기독교인들이 많이 가죠. 그곳에 바울의 유적지와 초대교회가 자리 잡고 있는 까닭입니다. 그 때문에 나도 터키하면 떠올리는 곳이 몇몇 있죠. 이른바 온천 마을 파묵칼레와 맞닿아 있는 히에라폴리스의 다양한 무덤들, 지금은 폐허로 남아 있는 에페스 유적지 그리고 창세기의 에덴동산으로 지목되는 '반 호수' 등이 그곳입니다.

물론 이 책은 기독교와 연관된 꼭지는 전혀 없습니다. 그저 터키라는 나라의 과거 유적과 현재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더욱이 유람선을 타고 지중해를 만끽한 장면과 그 지중해 해변에서 비키니를 입고 수영하는 모습들 그리고 별이 붙은 호텔에 가서도 호텔비를 깎아 달라고 하는, 일상적인 여행에 집중하고 있는 셈이죠. 그야말로 좌충우돌하며 겪은 두 여자의 여행기라 할 수 있겠죠. 그녀들이 빠진 터키에 빠져보는 것도 꽤 재밌을 것 같지 않나요?

덧붙이는 글 | 여자, 터키에 꽂히다 - 걷기의 여왕 오마이뉴스 파워블로거 유혜준 기자 터키에 뜨다 | 유혜준 (지은이) | 미래의창 | 2012년 8월


덧붙이는 글 여자, 터키에 꽂히다 - 걷기의 여왕 오마이뉴스 파워블로거 유혜준 기자 터키에 뜨다 | 유혜준 (지은이) | 미래의창 | 2012년 8월

여자, 터키에 꽂히다 - 걷기의 여왕 오마이뉴스 파워블로거 유혜준 기자 터키에 뜨다

유혜준 지음,
미래의창, 2012


#터키 여행기 #〈여자, 터기에 꽂히다〉 #파묵칼레 #히에라폴리스 무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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