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유일한 견제 수단은 시민"

김회창 인천시 동구의회 전문위원의 '위장된 지방자치'

등록 2012.09.05 16:48수정 2012.09.0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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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이 지방의회에서 상임위원회 안건을 처리할 때, 방청석을 점거 해 주세요. 그래야 공부하지 않는 의원들은 긴장 할 것이고, 참된 지방자치를 위해 열심히 공부한 의원들은 신바람 나서 더욱 의정활동을 열심히 할 것 입니다. 그러면 거기서 다음 지방선거 때 나오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는 의원들도 나올 것입니다."

<충청리뷰>가 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있는 '2012 찾아가는 언론사 사별연수'에서 '위장된 지방자치'라는 주제로 강연을 한 김회창 인천시 동구의회 전문위원은 지방자치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견제가 필요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청주 흥덕 문화의 집에서 열린 강연회에는 본사 기자들을 비롯해 도의원, 시의원, <충청리뷰> 독자위원, 지방자치에 관심 있는 시민 등 20여 명이 참석해 풀뿌리 민주주의와 참된 지방분권에 대한 염원을 가지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언론 심층 보도 없어 유감

이 자리에서 김 전문위원은 "현재 244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쓰는 돈의 규모가 2010년도 결산 기준에서 말하면 대략 180조원이다. 중앙정부까지 합하면 규모는 엄청나다"고 전제 한 뒤 "그런데 이 예산을 다루는 사람들이 심각성이 없다. 다들 자기 돈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현재 지자체의 문제점이 이 심각성에서 시작된다고 본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지방자치에 대해 과시적으로 목소리를 크게 내지만 실제로 현장에서는 많이 위장되어 있다"면서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 어마어마한 예산인 180조원을 어떻게 심의하는지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라며 현재의 지방자치 현실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났다.

김 전문위원은 또 중앙 정부에서 지방정부(지방자치단체)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지방정부가 잘 되기 바라는 것은 한 마디로 '연목구어[緣木求魚]'라고도 표현했다.


그는 "지자체 단체장이 힘이 많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그저 국가 사물을 대행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지방정부가 자주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많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며 "제도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정말 제대로 지방자치를 하기가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언론에서 참된 지방자치 분권에 대해 심도 있는 기사들을 지속적으로 다룬 것에 대해선 회의적"이라면서 "지방 분권에 대해 심층적으로 계속 다뤘다면 지방정부가 지금보다 좀 더 나았을 것"이라며 언론의 지방 분권 심층 보도 부재를 아쉬워했다.

김 전문위원은 또 일부 지방의회의 경우 전문성 없고 개념 없는 예산낭비에 대해서도 통렬하게 지적했다. 그는 수원시가 4700억 원 추가경정 했던 것을 예로 들며 이에 대한 검토보고로 지방의회 전문의원이 간단하게 열 두 줄 의견서 써 놓은 것을 꼬집었다.

김 전문위원은 "이런 현실에 처한 대한민국이 정말 서럽다. 이렇게 일을 처리 해 놓고도 서기관 봉급을 타 가고 있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이 안다면 폭동이 일어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서 "저렇게 일처리를 하는데도 뽑아놨으니까 잘 하겠지 믿고 있는 우리 시민들만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다른 나라에서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 대한민국에서는 가능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폐단에 대해 그는 "현재까지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는 민주주의 전통 속에서 자라난 것이 아니라 윗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 지시하는 식의 유교적 토양 위에 세워진 지방자치이기 때문"이라며 권위주의 아래에 놓여 있는 지방자치의 행태에 탈 권위주의 지방자치를 주문했다.

탈 권위주의 지방자치 주문

강연이 끝날 무렵 한 독자위원이 "강연을 들다보니 그동안 청주 시민으로서 할 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산 것 같다. 시민으로써 지금 해야 할 일은 무엇이 있냐"고 묻자 김 전문위원은 "지방의회에서 예산 편성할 때, 본 예산과 추가경정 예산 전부다 홈페이지 뜬다. 그곳을 자주 보고 지방의회에 방문하여 어떤 의원이 무슨 발언 하는지 보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지방 선거 전에 후보들에게 왜 여기 출마했냐고 묻는 것도 중요하고 지역 이슈가 나올 때 공개적으로 질문하면서 제도권에 건강한 긴장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그런 자신이 없는 의원은 다른 직업을 알아보게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지역에 시민을 대변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의원들이 나올 수 있도록 극성 맞는 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지역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지역시사주간지 <충청리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지방자치 #전문위원 #충청리뷰 #김회창 #인천 동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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