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인 문제가 발목 잡았지만..."

이승왕, 이태리 국제 콩쿠르 2위

등록 2012.10.04 13:32수정 2012.10.0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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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에서 열린 마리아 까닐리아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2위를 차지한 이승왕씨가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이승왕씨 제공

성악의 본고장에서 열린 세계적인 성악  콩쿠르에서 한국의 젊은 음악가가 입상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지난 1일(현지시간) 이태리 술모나 빠치피코 극장에서 열린 '제29회 마리아 까닐리아(Maria caniglia) 국제 성악 콩쿠르'에서 이승왕(29·바리톤)씨가 2위를 차지했다.

이번 콩쿠르는 전 세계 35세 이하 성악가를 대상으로 3번의 예선을 치러 이를 통과한 85명이 본선에서 경합을 벌였다. 또한 남녀와 파트를 구분하지 않고 순위를 결정한 대회여서 수상의 의미는 더욱 컸다.

이씨는 충북 음성군 음성읍이 고향으로 한일중학교 재학 당시 서현주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성악을 시작했다. 하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지역의 금왕공업고등학교로 진학을 해야만 했다.

그는 공고를 다녔지만 성악에 대한 꿈을 접을 수 없었다. 부모님을 졸라 레슨을 받았지만 비용이 만만치 않아 지속적으로 지도를 받기 어려웠다. 레슨 과정을 녹음해 반복해 들어가며 연습을 했다.

이씨는 금왕공고 졸업생 최초로 목원대학교 성악과에 장학생으로 입학해 4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다. 이후 이탈리아 가에타노 부라가 국립음악원(Gaetano Braga conservatorio)에 입학했다.

이씨는 5년제인 이 음악원을 2년 만에 졸업하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또 해마다 100여명이 입학을 하지만 졸업자체가 쉽지 않아 이씨를 포함해 6명만이 졸업했으며, 그는 졸업생 중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다.


이태리에 머물고 있는 이씨는 4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경제적인 문제가 발목을 잡았지만 꿈을 포기할 수 없었다"면서 "외국인이 한국 노래를 하면 발음이 정확하지 않은 것처럼 완벽한 이태리어를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많았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이어 "무대에 오르기 전 압박감, 두려움 등 심한 공황장애가 겪어 왔지만 이번 수상으로 떨치는 계기가 됐다"며 "동양인에 대한 배척이 심한 성악의 본고장에서 상을 받아 더욱 기쁘다"고 말했다.

한편, 이씨는 러시아 Arpa 음악콩쿠르 대상을 비롯해 이태리 Ronaldo nicolosi 국제 음악 콩쿠르 2위, 이태리 Giuliette simionato 국제 음악 콩쿠르 1위를 수상 하는 등 국제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음악가다.
#이승왕 #성악 #바리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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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아이의 아빠입니다. 이 세 아이가 학벌과 시험성적으로 평가받는 국가가 아닌 인격으로 존중받는 나라에서 살게 하는 게 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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