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간디의 7가지 사회악을 저지르지 않는 대통령을 바랍니다

등록 2012.10.10 15:32수정 2012.10.10 15:32
0
원고료로 응원
"어머님, 간디가 말한 7가지 사회악이 무엇인지 아세요?"
"으응?"

개천절 아침, 밤늦게 EBS 방송을 보고 잔 우리 사위가 일어나자마자 내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글쎄에……."
"철학 없는 정치, 도덕성 없는 경제, 인격 없는 교육, 노동 없는 부,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 없는 쾌락, 헌신 없는 종래요."

아하! 그 명쾌한 구절에 무릎을 치며 또 칩니다. 단군이 나라를 열었던 개천절 아침에 인도의 국부인 간디의 7마디를 만나니 가슴을 치며, 머리를 울리며 차고 나오는 생각들이 청량한 가을바람처럼 신선하게 내게 오랫동안 머물고 있습니다. 

그래 맞아. 맞아, 철학이야, 도덕성이야, 인간성이야, 봉사와 헌신이야! 내 비록 오십 중반으로 이미 보내버린 시간이 많을지언정, 지금부터라도 이런 가르침대로 살면 '차암' 잘 살겠다는 생각이 들며, 식어가는 내 가슴을 깨워주는 우리 사위가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간디 위인전은 어려서부터 읽어왔고, 또한 커서도 '비폭력 무저항주의의 경지는 어떤 것일까?'라고 궁구한 적이 있습니다. 비폭력 무저항은 가장 근기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경지일 꺼라 생각한 적이 있지만 간디의 7가지 사회악에 대한 것은 부끄럽지만 이제야 접한 것입니다.
간디의 7가지 사회악을 찬찬히 마음으로 잡으며 생각하니 우리의 대선정국이 생각납니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표심잡기에 열심인 그들이 간디의 7가지 사회악을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간디의 7가지 사회악을 깨부술 사람이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간디가 가장 먼저 말한 철학 없는 정치?


철학은 무엇입니까? 저는 철학과를 나온 것도 아니고, 철학 서적을 많이 읽은 것도 아니고, 평소 철학에 대해 궁구하던 시간이 많은 사람도 아닙니다만, 철학은 사물과 현상들의 본질과 원리를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삶을 받쳐주는 원동력이고, 지혜의 등불이며, 두터운 동토를 이기고 솟아나는 새싹처럼 여리지만 강한 무기가 바로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촌에서 사는 별 볼일 없는 아낙이지만, 항상 나를 구심점 삼아 생각해보는 버릇이 있습니다.  

제가 삶에 대해 사유하지 못할 때는 흔들렸습니다. 그 흔들림이 삶의 각도를 바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삶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굳건히 가졌을 때 비로소 제가 흔들리지 않았고, 그로 인해 내 활동에 의미가 생겼고, 가정도 튼실해졌고, 그 기운이 알게 모르게 주변으로 퍼졌으리라 생각합니다. 철학은 나의 개인적인 삶의 도구도 되겠지만 사회, 국가 전체적으로 확산될 것이라 생각하면 한 개인의 철학이야말로 그 어떤 것보다 우위에 서야 되겠지요. 아울러 유권자인 저는 대통령 후보의 철학이 무엇인지 살펴볼 것입니다.


간디가 말한 노동 없는 부와 도덕성 없는 경제는 같은 맥락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동과 내 삶을 엮어보면 저는 너무나 늦깎이였습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시골마을에 들어와 작은 텃밭에 땀을 흘리면서 비로소 자신이 성장함을 느꼈으니 텃밭에 제공한 나의 노동의 대가는 지금도 살이 떨릴 정도로 가슴이 벅찹니다.

시장에서 산 야채가 조금이라도 흠집이 있으면 그대로 버리던 내가 구멍 뚫리고 못 생긴 놈들도 버리지 않고 다 해 먹는 버릇이 생겼으니 그것은 노동이 내게 준 좋은 버릇인 것입니다. 백성은 잡초처럼 강하다고 '민초'라 일컫는 말을 들어도 그려러니 넘기던 내가 거칠고 황폐한 습지에 자리 잡은 뿌리 깊은 잡초를 뽑으려다 못 뽑고 뒤로 궁둥방아를 찧으면서야 비로소 그 질긴 생명력에 감탄했으니 그것 또한 노동이 준 교훈입니다.

저는 촌에 살므로 텃밭에 뿌린 육체노동을 말했으나 어찌 노동이 그것뿐이겠습니까? 어떤 분야든지 정직한 땀방울을 흘려봐야 그 가치가 있는 것일 것입니다. 정직한 노동의 대가가 있는 것이 도덕성 있는 경제겠지요. 도덕이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니 도덕성 있는 경제란 사람과 사람의 도리를 철저히 알고 공익을 우선하고 사익을 버리는 것이 되겠지요.

대통령은 일해 본 사람, 그리고 인체에서 나오는 정직한 땀을 흘려본 사람, 그리하여 제 몫이 아니면 탐내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 땀을 나와 남이 함께 행복하게 굴러갈 수 있는 이로운 윤활제로 만들 수 있는 사람만이 도덕적인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할 것입니다.

간디가 말한 인격 없는 교육, 인간성 없는 과학도 맥락은 동일하다고 제 나름의 생각을 펼쳐봅니다. 인격 있는 교육과 인간성 있는 과학은 정비례한다고 봅니다. 즉 인격 있는 교육을 펼칠 때 인간성 있는 과학이 이루어지겠지요. 교육이 몸살을 앓고 있는 지 꽤나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교육 문제를 한 번쯤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사람이 없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고 시절, 밤 10시가 넘어 무거운 책가방을 들고 축 늘어져 돌아올 때, 밤하늘의 빛나는 별을 보고 생각했습니다. 내 세대가 넘으면 이렇게 밤까지 공부에 지쳐 돌아가는 아이들이 없을 것이라는 희망을 지녔었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우리 아이들은 더더욱 공부, 공부하며 경쟁 속에 내몰려 있습니다.

시골마을에 들어와 처음에는 씨를 무조건 많이 흩어 뿌렸습니다. 그런데 수 없이 많은 씨앗들이 너무 촘촘히 뿌려져 서로 싸워 결국 실하게 자라지 못하고, 시간이 없어 솎아주지 못하면 죽어버린 것을 보았습니다. 씨앗과도 같은 우리 아이들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고유한 영역이 있으면서도 타인의 영역과 교차하는 지점이 있어 적당한 경쟁력이 있을 때, 심지가 곧고 유연한 아이들을이 배출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은 지식을 양산하는 것이 우위가 아닐 것입니다. 극심한 경쟁에 내몰리는 것은 너도 죽고 나도 죽는 것입니다.

교육에 원칙이 있다면 그건 사람으로서의 품격을 기르게 하는 것입니다. 인격은 사람의 됨됨이이며 도덕적 판단 능력을 지닌 자율적 의지의 주체입니다. 사람의 됨됨이를 우선하는 교육을 펼칠 대통령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격 교육을 제대로 해 낸다면 과학을 비인간적으로 써 먹을 일이 없겠지요. 인간성 없는 과학은 인격 있는 교육을 제대로 해 낼 때 당연히 타파되는 것이겠지요.

간디가 말한 윤리 없는 쾌락?

어쩌면 모든 사람은 윤리 따위 없는 쾌락을 누리고 싶은 맘이 판타지처럼 자리 잡고 있는지 모릅니다. 나 건너고 싶을 때 아무렇게나 길을 건너고, 내가 먹고 싶은 것이라면 마약도 불사하고, 내가 사랑하고 싶은 대상이나 사물이 있을 때 그것을 소유해야만 직성이 풀리고…… 나 뿐만인 사람들. 저는 나 뿐만인 사람들이 아마 윤리 없는 쾌락도 불사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니면 온전한 철학이 자리 잡고 있지 않는 사람, 또는 도덕성과 노동 없는 부를 거머쥔 사람들도 그 범주에 들지 모르겠습니다.

나 또한 젊어서는 쾌락과 윤리라는 개념이 일직선상에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만 싸이의 노래처럼 뭣 좀 아는 나이가 되고 보니 윤리 없는 쾌락의 덧없음이 눈에 보입니다. 우리의 대통령은 바르게 즐길 줄 아는, 그런 유쾌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간디가 말한 헌신 없는 종교는 봉사하는 삶을 살라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입니다. 세상에 이토록 종교인이 많은데, 왜 갈수록 각박하고 살벌한 일들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까요? 우리나라 사람들 절반 이상이 종교인이라는데…… 그 절반의 사람들이 각각 한 사람씩만 바르게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어떨까 하는 상상을 해 봅니다.

저는 종교의 근본자리는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사랑으로, 자비로 세상 만물을 바라볼 때, 그리고 행할 때, 우리 사는 세상이 살맛나는 세상이 될 것입니다. 우리의 대통령이 종교인이 된다면, 어느 한 종교의 가르침이 아닌 모든 종교인을 아우르는 헌신을 실천할 줄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대통령은 '철학 없는 정치, 도덕성 없는 경제, 인격 없는 교육, 노동 없는 부, 인간성 없는 과학, 윤리 없는 쾌락, 헌신 없는 종교'를 깨부술 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하여 퇴임 후  돌아간 노년의 모습까지도 진정 아름다운 그런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통령 #간디 #7가지 사회악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는 시각장애 특수학교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동료 선생님의 소개로 간간이 오마이 뉴스를 애독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과 중 저의 미숙하고 소박한 글이나마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되어 좋습니다. 제가 글을 올리면 전국의 네티즌들이 모두 본다는 것을 생각하면 무서운 생각도 듭니다만.....

이 기자의 최신기사 손에 손잡고

AD

AD

AD

인기기사

  1. 1 '100개 눈 은둔자' 표범장지뱀, 사는 곳에서 쫓겨난다
  2. 2 [단독] '김 여사 성형' 왜 삭제? 카자흐 언론사로부터 답이 왔다
  3. 3 카자흐스탄 언론 "김 여사 동안 외모 비결은 성형"
  4. 4 최재영 목사 "난 외국인 맞다, 하지만 권익위 답변은 궤변"
  5. 5 한국의 당뇨병 입원율이 높은 이유...다른 나라와 이게 달랐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