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싸이 꼭 빌보드 1위 해야 하나요?

순위 우선시하는 우리 사회... 너무 얽매이지 말자

등록 2012.10.11 13:33수정 2012.10.1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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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집 타이틀곡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가수 싸이가 4일 오후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시와 함께 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 기념 콘서트'에서 '위아더 원' 노래를 부르며 멋진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 유성호


오늘 아침 출근길에 라디오 메인뉴스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3주 연속 빌보드 차트 2위를 유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전례없는 한국가수의 빌보드 정상등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만큼, 싸이라는 가수는 현재 정계, 재계, 언론, 일반시민을 모두 아우르는 국민 아이콘으로 급부상했다.

이러한 현상은 문화적 공감대 형성이란 측면, 문화콘텐츠의 또다른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측면 등 굳이 필자가 나열하지 않아도 매우 바람직한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는 점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현재, 우리 국민들은 싸이가 다음 주엔 반드시 빌보드 정상을 차지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러한 좋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에서는 싸이의 언론매체 등장이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걱정어린 시각을 보여주기도 하고 있다.


이러한 논쟁을 떠나 필자는 한 가지 생각해볼 문제를 던져보고자 한다. 오늘 아침 라디오뉴스를 접한 사람들이라면 각자의 느낌이 다를 수 있겠지만, 필자가 받은 느낌은 1위를 해야 하는데 3주연속 계속 2위에 머물러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이 뉴스가 아니더라도 현재 많은 언론에서는 아쉽게 1위를 계속 놓치고 있다는 의미의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필자는 오늘 아침, 이러한 현상에 대하여 모두가 한번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느꼈다. 많은 언론 뿐만 아니라 필자 주변의 많은 사람들도 순위를 언급하고 있지, 싸이를 통한 전 국민의 문화적 공감대 형성에 관한 언급은 상대적으로 많이 적다. 이러한 현상은 단지 한 국민가수의 정상등극 여부를 떠나, 우리사회 많은 부분에 팽배해 있는 1등주의 인식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필자 역시 유년시절부터 지금까지 순위의 프레임 속에서 살고 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계속적으로 우리에게 순위를 강조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어린이들은 반에서 무엇을 하든 1등을 해야 하고, 중, 고등학생들은 학업성적순위의 틀 속에 갇혀 있다. 대학생들은 취업이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치열한 2차 입시를 치뤄야 하고, 직장인들은 치열한 마지막 입시인 생존경쟁(?) 속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이러한 현상은 자원이 부족한 넓지 않은 우리나라에서 필연적인 결과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와 비슷한 환경에 처해 있는 다른 나라들은 모두 우리나라와 같은 분위기는 아니다. 어쩌면, 우리 스스로가 '1등 프레임'에 갇혀 살고 있지 않는지 곰곰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싸이 본인도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빌보드 차트 1위를 염두해 두고 '강남스타일'을 부른게 아니라, 자신만의 독특한 음악적 특성을 스스로 즐기면서 우리에게 전달한 것이 이런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싸이의 음악적 세계와 우리에게 어필하려는 노력을 인정해주면 되는 것이지 굳이 빌보드 차트 1위를 바랄 필요가 없는 것이다. 싸이는 이미 빌보드 차트 정상과 마찬가지의 효과를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가져왔다. 싸이는 이러한 전 세계적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이고, 우리는 그냥 그러한 노력을 높이 평가하고 인정해 주면 되는 것이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주위에서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1위를 해야한다는 마음가짐 보다는 현재 우리의 삶을 보다 더 즐기고 노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이 훨씬 의미있지 않는가 생각된다. 1위는 그렇게 의미있는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분야에서 얻게되는 결과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1등 #순위 #싸이 #강남스타일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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