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떠밀린 안철수, 떨리는 목소리로 부른 노래는...

[현장]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 팬클럽 '해피스' 콘서트, 성황리에 열려

등록 2012.11.03 20:02수정 2012.11.0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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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안 후보 팬클럽 '안철수와 해피스' 주최로 열린 콘서트에 참석, 청년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젊은그대' 노래를 열창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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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사회자의 노래 요청에 "노래는 자신이 없다"고 하자, 한 무대 관계자가 후보의 등을 떠밀며 무대 앞으로 안내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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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회원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노래를 부르고 있다. ⓒ 유성호


"거치른 벌판으로 달려가자 젊음의 태양을 마시자~."

전주가 시작됐는데도 쭈뼛거리기만 하던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조심스럽게 입술을 뗐다. 무대에 올라온 10여 명의 청년 자원봉사자들이 안 후보를 무대 앞 쪽으로 밀어냈다. 붉은 옷을 맞춰 입고 리본을 단 자원봉사자들은 안 후보와 어깨동무를 하고 춤을 추면서 분위기를 달궜다. 그제서야 떨리는 목소리였지만 안 후보도 입술에 힘을 주며 노래를 따라 불렀다.

안철수 후보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후보는 앞서 사회자가 노래를 부탁하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제가 정치하면서 처음 맞았던 것이 방명록이었다, 못 쓰는 글씨를 쓰느라 혼났다"라면서 "그런데 오늘 또 가장 못하는 노래를 부르라고 한다, 생각나는 노래가 있는데, <젊은 그대>다"라고 말했다.

마치 슈퍼스타 록 가수의 콘서트장 같았다. 종이가루가 날리고 화려한 조명이 무대를 비춘 가운데, 팬들은 모두 제자리에서 일어나 발을 구르며 몸은 흔들었다. 팬들은 '1219 대선 찍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쓰인 자주색 손수건을 흔들었고, 노래 중간에 안 후보의 이름을 연이어 외쳤다. 또한 '새로운 정치', '투표시간 연장'라고 쓰인 팻말을 흔드는 이도 많았다.

3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한국국제전시장(킨텍스)에서 '안철수와 해피스'(이하 히패스)의 콘서트 <오! 해피스 데이>가 열렸다. 해피스는 청춘콘서트 서포터즈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기반으로 재조직된 안 후보의 팬클럽이다. 현재 회원은 7000여 명에 이른다.

이날 콘서트는 해피스의 본격적인 활동 시작을 축하하는 자리로, 공연장에는 2000여명의 팬들(주최 추산 5000명)이 몰렸다. 당초 준비한 1000석의 자리가 가득 차, 나머지 인원은 바닥에 앉았다. 행사장에 들어오지 못한 팬들도 많았다. 콘서트에서는 '화이트폭스', '온더스팟', '요술당나귀' 등의 밴드가 흥겨운 노래를 불렀다.

이날 공연에는 주로 학생이나 어린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부 등 젊은 세대들이 많이 보였지만, 중장년층도 눈에 많이 띄었다. 실제 안 후보는 장년층에까지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에서 의뢰해 지난달 30일~31일 2일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안 후보는 19/20대에서 44.7%의 지지율로 박근혜(새누리당), 문재인(민주통합당) 후보를 압도했다. 또한 40대에서도 33.6%로 지지율로 대선 주자 중 1위에 올랐다.


수도권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팬들이 공연장을 찾았다. 오태양 사무국장은 "콘서트는 전국적으로는 첫 오프라인 모임이지만, 앞서 20여 개 지역별로 크고 작은 회원들의 모임을 진행됐다"고 밝혔다.

해피스는 이날 콘서트를 계기로 안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 오태양 사무국장은 "이날 행사를 계기로 정책 토론회, 각종 소모임 활동, 시민캠페인 등 본격적인 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안철수 "앞으로 저와 뜻 같이 하는 분들, 더 많이 생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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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안 후보 팬클럽 '안철수와 해피스' 주최로 열린 콘서트에 참석해 "정치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 하는 것이라고 이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그날까지 여러분만 바라보면서 그 길을 걷겠습니다"고 하자, 회원들이 환호하며 박수를 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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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팬클럽 '안철수와 해피스' 주최로 열린 콘서트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안철수 후보는 인사말에서 "앞으로 저와 뜻을 같이 하는 분들이 더 많이 생길 것으로 생각한다, 바로 국민 여러분께서 만들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는 불안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이뤄가야 할 중요한 과제는 국민의 뜻을 반영하는 것이다, '정치는 국민의 뜻을 받들어하는 것'이라는 말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그날까지 여러분만 바라보면서 그 기를 받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어 "(정치쇄신이라는)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겠다고 말씀드린 지 40여일이 지났다, 그동안 많은 곳에 갔고, 많은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며 "'정치가 너무 안 바뀌니까 꿈같은 이야기다', '과연 이뤄질 수 있겠느냐'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았다, 정치가 제 자리로 돌아가는 것을 꿈같은 얘기라고 하니까 맘이 편치 않았다"고 전했다.

그는 "전국을 돌면서 가장 맘이 아팠던 것은 국민 모두가 어려운 시간을 버텨내느라 참 많이 상처 받고 고단한 상태라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다른 한편으로 많은 분들 만나 뵙고 이야기를 들으면서 참 좋은 기운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우리에게 충분히 있다, 지금 제 눈으로 보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국민에게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고 국민의 에너지를 하나로 모으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마음에 새기는 지난 40여 일이었다, 또한 제가 그것에 대한 확신 가지게 된 값진 시간이었다"며 "우리나라는 훌륭한 지도력이 존재하는 한, 어떤 희생도 감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해피스 전국상임대표 김용주 변호사는 "이렇게 멋진 분을 사랑하는 우리는 진정 행복한 사람이 아닌가"라며 "우리는 행복한 내일을 위해 여기 모였다, 해피스는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각성된 시민의 모임, 행복한 세상 꿈꾸는 자발적 시민의 모임, 통일된 나라를 꿈꾸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모임"이라고 밝혔다.

해피스 청년대표로 나선 필명 '친구'는 "이번 대선은 변화를 바라는 국민과 변하지 않으려는 낡은 정치의 대결이자, 낡은 정치로 돌아갈 것이냐 새로운 미래를 만들 것이냐라는 기로에 서 있는 것이기도 하다, 미래는 스스로 만들어나갈 때 빛이 난다"며 안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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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팬클럽 회원들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 노래를 따라 부르며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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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안 후보 팬클럽 '안철수와 해피스' 주최로 열린 콘서트에 참석해 회원들과 함께 공연을 즐기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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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일산 킨텍스 2전시장에서 안 후보 팬클럽 '안철수와 해피스' 주최로 열린 콘서트에서 전화연결로 깜짝 등장하며 전화연결에 성공한 회원과 함께 포옹하고 있다. ⓒ 유성호


#안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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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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