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작가' 방송 보도, 여당 선전 그대로 전달

[방송5사모니터] 방송 5사 대선 보도 분석...MBC 편파성 굳어져

등록 2012.12.03 14:16수정 2012.12.03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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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팀이 KBS, MBC, SBS, YTN, OBS의 메인뉴스 11월22~28일 대선 보도를 분석한 결과 정당의 '선전 언어'를 그대로 차용하거나, 후보의 입장이 돼서 방송 보도를 하는 사례들이 나타났다. MBC는 보도 순서, 부풀리기, 누락 등 여러 측면에서 여권 편향성을 보였다.

'배수진' '비장' '불퇴전' 각오?

11월 25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후보 등록을 하면서 비례대표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대선에서 패하면 "정치 인생을 마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일부 방송 보도는 '전지적 작가' 수준의 관점을 드러냈다. "비장한 각오를 밝혔습니다"(MBC), "배수진을 쳤습니다"(SBS·YTN·OBS), "불퇴전의 각오를 다졌습니다"(SBS), "모든 것을 걸겠다는 각오를 밝혔습니다"(YTN) 등의 주관적 서술어를 쓴 것이다.

모니터 보고서는 "선거 기간에는 취대한 보도의 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면서 "후보나 정당이 사용하는 선전 언어는 먼저 진정성을 따지면서 여과를 할 필요가 있고, 보도에서 사용할 필요가 있으면 반드시 인용 보도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BC의 이상한 부각·누락

MBC와 YTN은 이날 박 후보의 후보직 사퇴를 <뉴스데스크> 톱 뉴스로 전했다. KBS와 SBS, OBS는 대선 후보 등록 시작, 또는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먼저 보도했다.


26일에는 방송사 중 유일하게 '박 후보 출산' 그림에 대한 새누리당의 수사 의뢰를 단신으로 보도했다.

반면 MBC는 28일 안철수 전 후보의 상경 소식을 기자의 언급으로만 간략히 처리했다. 안 전 후보 사퇴 이후 작은 움직임에도 관심이 쏠리던 시점이고, 다른 모든 방송사가 주요 뉴스로 다뤘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축소 보도였다.

박 후보의 TV 토론 다음날인 27일에도 MBC는 유일하게 토론회 소식을 리포트로 전하지 않았다.

모니터 보고서는 "그럴 만한 사안이 아닌 것을 크게 키워주는 '부각'과 보도되어야 할 것은 보도하지 않는 '생략'은 대표적인 편파 왜곡 사례"라고 꼬집었다.

'순서 바꾸기' 굳어진 MBC

보도 가치와 상관없이 여당 반응을 순서상 앞에 두는 MBC의 희한한 보도 방식은 이제 굳어지는 양상이다. 24일 MBC는 안철수 후보 사퇴 발표와 관련해 △새누리당 반응 △문재인 후보 대응 △안 후보 사퇴 배경 △안 후보 사퇴 반응 순서로 보도했다.

다른 방송사들이 안 후보 행보와 지지자 반응 또는 문 후보 대응을 앞에 두고 새누리당 반응을 뒤에 둔 것과는 반대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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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MBC 뉴스데스크 대선 뉴스 순서 보도 가치와 상관없이 여당 반응을 순서상 앞에 두는 MBC의 희한한 보도 방식은 이제 굳어지는 양상이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모니터 보고서는 "새누리당 우위의 기득권 정당 프레임에 안철수 사퇴 이슈를 짜 맞춰 이슈를 희석"시킨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공정보도 #MBC #대선 #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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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全國言論勞動組合, National Union of Mediaworkers)은 대한민국에서 신문, 방송, 출판, 인쇄 등의 매체산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한 노동조합이다. 1988년 11월 창립된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언론노련)를 계승해 2000년 창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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