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따라 가다 7만 원 과태료 통지서를 받다

CCTV가 있든 없든 교통법규를 잘 지켜야지요

등록 2012.12.07 12:43수정 2012.12.07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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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무슨 바쁜 일이 있었나? 신호위반까지 했게. 시간대를 보니깐 퇴근 시간인 것 같았는데. 이것 봐. 벌금 7만 원이나 나왔네."


6일 퇴근해 돌아오는 남편에게 교통위반통지서를 내밀었다.

"벌금? 70000원?"

남편은 의아하다는듯이 내가 내민 과태료통지서를 받아 자세히 본다.

"아 거기에서 그랬구나."
"어디?"
"거기가 CCTV가 있었나?"
"그 근처 같더라. 아직 못봤어? CCTV가 언제부터 있었는데."

남편이 교통위반을 한 곳은 고등학교 근처이다. 학교 근처에 있는 횡단보도이기는 하지만 평소에는 사람들의 왕래가 아주 뜸한 곳이기도 하다. 나도 그 앞을 지나다 보면 신호위반하는 자동차들이 한두 대가 아니다.


"그런데 신호위반을 왜 했어?"

남편이 웃으면서 "횡다보도 건너는 사람도 없었고 다른 차량이 가기에 나도 아무 생각 없이 따라서 갔지. 그런데 신호위반이 7만 원이라니 너무 비싸다" 한다.

"다른 차가 간다고 나도 가? 운전 하루이틀 해?"

남편이 할 말이 없는지 "그날 갔던 차 모두 걸렸겠다" 한다.

"그럼. 그 차들도 모두 벌금 나왔겠지."

나도 남편의 그런 심리를 아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 집을 들어오는 길에 좌회전 신호를 받아야 들어올 수있는 곳이 있다. 이곳 역시 보편적으로 차량이 뜸한 곳이다. 그런데 올 여름 오후 한가한 시간대라 더욱 한가했다. 반대쪽에서 오는 직진 차량도 이쪽에서 가는 직진차량도 거의 없이 신호가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좌회전 신호를 기다리는 차량은 나까지 3대. 앞에 두 대는 너무나 한가한 틈을 이용해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기도 전에 출발하고 있었다. 나도 뒤따라 가려고 액셀러레이터을 밟고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앞에 두 대의 차량이 좌회전 신호를 받고 조금 가다가 그만 경찰에게 잡히고 말았다.

경찰이 그곳에 있는 것이 신호대기를 하면서는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두 대의 자동차의 꼬리가 길었던지라 내 눈에 포착이 되었던 것이다. '아이고 나도 조금만 빨리 출발했더라면 걸릴 뻔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안도의 한숨이 나오기도 했었다.

그후로는 아무리 한가하다 해도 신호위반을 하지 않고 있다. 아니 운전경력 20년 동안 신호위반뿐 아니라 다른 교통위반도 아직까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날 나도 앞 차들을 따라가다 걸렸더라면 신호위반의 흔적을 남겼으리라.

교통위반을 해서 나가는 벌금만큼 아까운 돈이 또 어디 있으랴. 평균적으로 교통위반을 해서 나오는 벌칙금은 많은 편이다. 신호위반 하고 간다고 해도 교통법규를 잘 지키는 차량보다 시간이 그렇게 빠르지도 않고, 다음 신호등 앞에서 만나기도 다반사이기도 하다. 교통위반을 하면 벌금도 벌금이지만 그만큼 위험요소를 함께 갖고 있기도 하고.

난 남편의 성격을 잘 알고 있기에, 그곳은 수시로 교통경찰이 있으니 좌회전 신호가 떨어지기 전에 절대 출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남편도 내 말을 듣더니 "그럼 잠복근무잖아?" 한다.

"잠복근무든 아니든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안 되지. 그리고 앞으로도 남이 간다고 당신도 따라가지 말고!"

남편이 "그래 알았어" 한다. 남편이 7만 원을 내놓기 전에 돈을 만지작만지작거리면서 "아휴 벌금 정말 많다. 아깝다. 그래도 얼른 내야 잊어버리지" 한다.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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