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못 넘는 문재인, 두 자릿수 달리는 박근혜

[판세분석-광주·전남북] 호남지지율 20% 얻은 박근혜, 두 자릿수 득표할까

등록 2012.12.14 10:06수정 2012.12.14 10:06
0
원고료로 응원

오마이뉴스-리서치뷰 여론조사 광주·전남북 지역 추세 ⓒ 고정미


"호남에서 두 자릿수 득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라면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본다. 박근혜 후보의 대선 필승 열쇠를 호남이 가지고 있다."

새누리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 있는 목소리였다. 그도 그럴 것이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예전 대선과는 확연히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오마이뉴스>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대표 안일원)가 실시한 마지막 여론조사(12일) 결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19.7%)를 이어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호남 지지율은 73.3%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 응답률 11.4%).

하지만 이 결과에 제19대 총선 투표자수 비례를 적용하자 박근혜 후보는 호남 지지율이 22.5%로 뛰어올랐다. 문재인 후보는 별 변동 없이 지지율 72.2%를 기록했다.

이는 16대 대선 이후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기록한 최고 지지율이다. 16대 대선에서 노무현 후보(새천년민주당 93.2%)에 맞섰던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호남에서 얻은 득표율은 고작 4.9%였다. 17대 대선에서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호남에서 9.0%의 득표율을 기록했을 뿐이다.

<중앙일보>가 발표한 공표 금지 이전 마지막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박근혜 후보는 지지율 14.1%를 기록했다. 문재인 후보는 74.3%를 기록했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2%p. 응답률 30.4%)

전국 9개 지역신문사로 구성된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가 한국 갤럽에 의뢰, 지난 11일 전국 19세 성인남녀 3022명을 대상으로 대선 여론조사에서도 박 후보는 호남에서 14.3%의 지지율을 챙겼다. 문 후보가 호남에서 얻은 지지율은 70.6%였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8%p, 호남은6.1%p)


새누리당 전남도당 관계자는 "새누리당에 대한 인기보다 박근혜 후보에 대한 인기가 좋아 지지율이 높다"며 "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 때문인 것 같다"고 원인을 분석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여론은 좋다가도 막상 투표장에 들어가면 마음이 바꿔진다는 분들이 많아 걱정"이라며 "진심을 가지고 끝까지 호소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문재인, 호남 상처 못 달래... 하지만 실제 특표율은 다를 것"

a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지난 5일 오후 전남 광주 남광주시장 유세에서 상인과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유성호


2013포럼 김영집 대표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호남에서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실제 대선 득표율조차 두 자릿수를 기대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우선 "대북송금 특검, 열린우리당 창당, 한나라당과 대연정 제안 등 참여정부가 호남을 홀대했다고 여겨지는 상징적 사건들에 대해서 정서적으로 아픈 상처로 각인하고 있는 유권자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문 후보가 사과를 했지만 이를 정서적 감동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만큼 상처가 컸고, 다시 '상처 당할 우려'를 미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두 번째 이유로 "대선 초반 만들어진 패배의식이 아직 극복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김 대표는 "안철수 전 후보의 구원등판 전까지 박근혜 후보가 상당한 기간을 앞서면서 '선거 해봤자 지는 것 아닌가'하는 정서적 패배의식이 싹텄고 이를 새누리당이 '대세론'과 '호남 우대론'으로 집요하게 치고 들어가 조직화 작업을 해서 나름 재미를 보았다"는 것이다.

a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3일 저녁 광주 금남로 구도청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꽃을 선물한 산타 소녀를 안아주고 있다. ⓒ 남소연


하지만 김 대표는 지지율이 실제 득표율과 연결될 것인가라는 질문엔 "호남 특유의 마지막 투표 시 행동하는 정서가 있다"며 "이것이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즉 "여론조사 때 자기의견을 표출한 것과 달리 투표는 따로 하는 전략적 투표 행태가 있다"는 것이다.

평론가 이정우씨는 "박 후보가 호남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두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호남인들에게 상실감이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씨는 그 상실감이 "'우리 후보가 없다'는 것에서 기인하고 있다"며 "노무현 후보 때는 노무현의 가치에 탑승해서 대리전이라도 치른다는 심정이었지만 문재인 후보는 호남인들에게 촌수로 치면 6촌이나 8촌뻘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비유했다.

하지만 이씨는 김 대표와 마찬가지로 "호남에서는 여론조사와 개표는 별개 문제"라며 "지난 총선에서 지지율이 당선 득표율까지 치닫던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결국 실제 득표율 39.7%에 그쳤다"고 예를 들었다.

이씨는 "호남 유권자들은 정치적으로 단수가 높아서 정치적 열정과 정치적 냉소가 함께 가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여론조사에 임하는 태도가 다른 유권자들과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박 후보의 지지율은 투표장에서 현재 지지율보다 현격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광주와 전남, 전북의 19대 대선 선거인수는 412만8591명. 역대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호남에서 80% 지지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문재인 후보. 이에 맞선 박근혜 후보는 역대 새누리당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두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실제 투표에선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호남 표심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호남 지지율 #박근혜 호남지지율 #문재인 호남지지율 #안철수 #대선 여론조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샌디에이고에 부는 'K-아줌마' 돌풍, 심상치 않네
  2. 2 황석영 작가 "윤 대통령, 차라리 빨리 하야해야"
  3. 3 경찰서에서 고3 아들에 보낸 우편물의 전말
  4. 4 '25만원 지원' 효과? 이 나라에서 이미 효과가 검증되었다
  5. 5 하이브-민희진 사태, 결국 '이게' 문제였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