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들 "헌재소장을 구치소 방장으로 아나?"

이동흡 인사청문회에 질타 쏟아져... "법률가들 욕보이지 말고 사퇴하라"

등록 2013.01.23 09:52수정 2013.01.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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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21~22일 양일간 진행됐다.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해명하는 모습을 지켜본 법조인들은 "너무 추하니 법률가들 욕보이지 말고 사퇴하라"는 등 동료 법조인으로도 최악의 평점을 줬다.

특히 이동흡 후보자를 옹호하거나 감싸는 새누리당 의원과 인사청문위원들에 대해 "도대체 상식이 있느냐"라는 질타와 "헌법재판소장을 구치소 방장쯤으로 아나?"라는 힐난 등 새누리당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눈길을 끌었다. 트위터에 올라 온 법조인들의 평가를 들여다봤다.

인사청문특위는 앞으로 3일 내에 인사청문심사 경과보고서를 채택해 국회의장에게 제출해야 하는데, 경과보고서가 채택될지는 지켜볼 일이다.

변호사 출신 정성호 민주통합당 의원은 22일 트위터에 "청문회를 보면서 이동흡보다 더 화나는 것은 이동흡을 감싸고자 애쓰는 새누리 위원들이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이동흡 본인이야 자기문제니까 그런다 치고, 이동흡이 괜찮다고 하는 새누리 위원들은 도대체 상식이 있는 의원인가"라고 비난하며 "국민들이 이런 국회의원들을 뭐라고 생각하겠는가"라고 개탄했다.

정 의원은 전날 트위터에 "이동흡은 MB가 박근혜 당선인의 동의를 받아 지명했다. 새누리당은 공당이라기보다는 GH(근혜)의 사당에 가깝다. 새누리당은 GH의 (반대) 지침 없이는 이동흡을 비호하고 임명 동의할 것이다. 결국 이동흡의 임명은 사실상 박 당선인이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재화 변호사는 22일 트위터에 "이동흡 후보자, 특정업무경비 사용내역에 대해 명확한 자료 내놓지 못하고 횡설수설. 이 돈은 재판과 관련된 업무에만 사용하여야 한다. 업무 외에 사용했다면 업무상 횡령"이라며 "후보자가 업무상 지출했음 소명하지 못하면 상황 끝, 이동흡 OUT!"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여야 국회 청문위원들은 이동흡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 채택할 것이 아니라, 검찰에 특정업무경비에 대한 업무상 횡령죄로 고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동흡 후보자, 더 이상 법률가들 욕보이지 말고 사퇴하세요. 너무 추합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변호사는 또 "새누리당 청문위원 '이동흡 후보자, 결정적 하자 없다'. 새누리당 의원들, 당신들의 도덕적 기준과 헌법관은 도대체 무엇인가?"따져 물으며 "장삼이사보다 못한 이동흡 후보자를 적격이라고 하다니, 헌법재판소장을 구치소 방장쯤으로 아나? 참으로 한심하다"고 개탄했다.

장삼이사(張三李四)는 장씨(張氏)의 셋째 아들과 이씨(李氏)의 넷째 아들이라는 뜻으로, 이름이나 신분이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을 일컬을 때 쓰는 말이다.

"어떻게든 버텨서 일단 임기 시작하면 된다는 심산"

첫날 인사청문회를 지켜본 검사 출신 백혜련 변호사는 트위터에 "이동흡 후보자가 이 많은 의혹과 도덕성 시비에도 불구하고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앞으로 청문회는 무의미해질 것이다"라며 "이렇게 많은 결격 사유에도 통과를 하는데 어떤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겠는가? 무늬만 청문회에 그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부장검사 출신인 최영호 변호사는 22일 트위터에 "이동흡이 청문회에서 대응하는 거 보면 이미 물 건너 간 것 같고, (헌재소장) 깜도 아닌 거 같은데"라고 진단하며 "한 가지 갑갑한 건 대한민국 공무원, 공공기관 직원 중 업무추진비, 개인에게 지급되는 특수활동비를 월말이나 연말에 국가에 반환한 사람 몇 분이나 있나요?"라고 씁쓸해했다.

홍성수 숙명여대 법대교수는 21일 트위터에 "그나저나 이동흡 인사청문회는 강행되나 보네요. 어떻게든 버텨서 일단 임기 시작하면 된다는 심산이겠죠. 현병철 때도 그랬고요"라고 지적했다.

청문회를 지켜 본 그는 "(헌법재판관의) 특정업무경비가 정확히 뭔지 잘 모르겠지만, 어떻게 공적인 돈이 (월급도 아니고) 현금으로 개인통장에 입금될 수 있는지 모르겠네요. 증빙도 없는 것 같던데 말이죠. (이동흡) 후보자 개인의 문제인지 제도와 관행의 문제인지 모르겠지만 암튼 황당합니다"라고 씁쓸해했다.

이어 "특정업무경비라는 명목으로 매달 400만원을 개인 통장에 입금시켜주고, 그걸 어떻게 썼는지 증빙도 필요 없다면, 이건 뭐 항목만 달리해서 월급을 더 준 셈이네요"라고 꼬집었다.

홍 교수는 "그나저나 국정원 요원이나 검사에게 지급되는 특수활동비는 수사나 정보활동에 이런저런 돈이 필요하다는 명분이라도 있지, 헌법재판관은 앉아서 재판하는 역할인데 무슨 특수활동비를 월 400만원이나 줄까요? 다 쓰기도 힘들겠고만요"라고 힐난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22일 트위터에 "이동흡이 헌재소장이 된다면...1987년 체제는 이제 종말에 이르렀음을 인정해야 한다... 남은 것은 아무 것도 없이... 이렇게 반복되는 역사는 비극인가 코미디인가?"라고 한탄했다.

부장검사 출신인 송훈석 민주당 의원은 22일 이동흡 후보자가 '5ㆍ16이 군사반란이냐'라는 질문 등 '12ㆍ12', '5ㆍ18' 평가 요구에 즉답을 못했다는 기사를 링크하며 "헌법을 수호하려는 역사적 사건의 성격을 분명히 알아야"라고 이 후보자를 지적했다.

한웅 변호사는 21일 트위터에 이동흡 후보자의 '항공권깡' 관련 기사를 링크하며 " 솔직히 이 정도가 수구 기득권층의 평균적인 도덕수준이 아닐까요?"라고 힐난하며 "MB정권을 겪고도 또 ㅂㄱㅎ(박근혜)를 뽑았는데 그들 수준에서는 흠 없는 최고의 인물입니다! 트집이라고 할 겁니다!"라고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부끄러움이 뭔지 아는 자였으면 이런 짓 했겠나"
연일 각종 의혹이 쏟아지는데도 '하늘에 안 부끄럽다'고 말한 이동흡 후보자에 대해 "부끄러움이 뭔지 아는 자였으면 이런 짓을 했겠나?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다면 지명을 받았을 때 스스로 거부하는 태도를 가졌어야. 양심에 털이 가득한 사람임에 틀림없다"라고 신랄하게 비판한 변호사 출신 김정범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목소리도 컸다.

김정범 교수는 21일 트위터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의 다양한 의혹을 달고 사는 이동흡, 공직자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편법을 다 사용해 본 이동흡"이라고 촌평하며 "아프리카 신생국의 헌재소장 깜이죠"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22일에는 "이제 그만하고 내려오는 것이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일 듯. 저런 돼 먹지 않은 변명을 듣고 있는 국민들만 불쌍. 함량미달의 전형"이라고 호되게 질타했다.

김 교수는 또 "도덕성을 의심받아 검증받아야 하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이미 공직에 취임할 자격이 없다"거 못 박으며 "양심과 이념을 구별하지 못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이동흡이 헌법재판관으로 내린 결정들은 양심에 반하는 것들도 있다. 그런데도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덧칠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청문회에 앞서 국회의원 5선 출신의 박찬종 변호사는 트위터에 "이동흡 내정자, 헌법재판소장은 헌법수호 최고기관장이며, 대법원장보다 위상이 높은 자리다. 따라서 더욱 고결한 인품이 요구된다. 청문회 앞두고 불거지고 있는 이 내정자의 신상문제는 듣기 민망하다. 지켜봐야 하지만, 이쯤에서 스스로 물러남이 어떤가?"라고 충고했다.

최강욱 변호사도 "이동흡. 공무원의 정당가입과 정치인 후원을 금지하고 처벌까지 하는 법규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합헌이라 판단했다. 그러고도 자신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냈다. 이중기준을 가진 범죄자"라며 "이 사람이 우리 헌법을 지킬 헌법재판소장 후보다"라고 개탄했다.

최 변호사는 "자신은 갖은 불법을 저지르고도 남에겐 가혹한 결정으로 일관했던 이동흡. 이 사람에게 판관으로써 지녀야 할 양심과 판단력은 없었다. 그저 선택과 집중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질타했다.

청문회에 앞서 변호사 출신 이종훈 명지대 법대교수는 트위터에 "요일제 피하기 위해 관용차 바꿔 달라고 하고, 검찰에 골프부킹 부탁하고, 행사에 삼성협찬 강요한 것이 사실이라면, 이런 분은 절대 헌법재판소 소장이 돼서는 안 된다!"며 "최고법규인 헌법재판을 다루는 최고책임자가 이런 특권의식에 젖어있다면 어떻게 공명정대한 재판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특실보험료 보험사에 떠넘기기, 법원 여직원에게 자신의 법복을 입히고 벗기기, 법원직원에게 톨게이트까지 운전시키기, 주말에 빈번한 판공비 쓰기 등 꼬리를 무는 권위적, 부당한 처사에 대한 폭로가 사실이라면, 도저히 헌법재판소 소장이 돼서는 안 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거듭 임명 반대를 외쳤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www.lawissue.co.kr)에도 실렸습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인사청문회 #법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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