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번째 협상 결렬... 쌍용차 '2+3 협의체' 여야 이견 여전

진보정의당 "새누리당 오만 불통... 민, 2+3 협의체로 국정조사 희석"

등록 2013.01.30 18:39수정 2013.01.30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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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원내수석부대표, "양보해달라"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오른쪽)와 우원식 민주통합당 원내수석부대표가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소회의실에서 2월 국회 개회를 위한 협상을 하기 위해 자리에 앉고 있다. ⓒ 유성호


'행운의 7'은 통하지 않았다. 여야는 30일 쌍용자동차 문제를 두고 2월 임시국회 개원 협상을 벌였지만 타결되지 않았다. 국회 개원을 위한 여야 수석원내대표 간 7번째 회동이었다.

김기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우원식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쌍용차 '2(여야)+3(노사정) 협의체' 구성 문제에 대해 협상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회동 시작 전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서로에게 "이제는 양보하십시오"라며 팽팽한 기싸움을 벌였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실에 들어서면서부터 기선 잡기에 나섰다. "이만큼 성의를 보였으면 됐지, 이래서 어떻게 국회를 운영하냐"며 '다 들리는 혼잣말'을 한 것.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 개원을 위해 수석끼리 7번 만나는 예도 별로 없을 것"이라며 "양보 좀 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엄청 양보 했다"며 한 치도 물러섬이 없었다.

본격적인 회동에 앞서 공개된 10여 분간 두 수석은 치열한 '말싸움'을 이어갔다. 김 수석부대표는 "쌍용차 문제에 개입하지 말아달라는 것이 노사, 시민 모두의 요구인데 민주당이 개입하자고 해 하는 수 없이 6자 협의체를 하자고 했다"며 "대승적으로 수용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 수석부대표는 "불법과 국민의 생명이 결합돼 노사 문제가 복잡해지면 이걸 풀 곳은 국민 대표 기관 국회밖에 없다"며 "국회가 해야 할 일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사회적 갈등 해결 아니냐"고 맞섰다.

이어 우 수석부대표가 '상하이 자동차의 먹튀'를 얘기하자 김 수석부대표는 "상하이 차에 쌍용차를 매각한 건 노무현 정부 때의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우 수석부대표는 곧장 "매각은 참여정부 때가 맞지만 '먹튀와 회계조작'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어느 정부 시절의 문제냐를 따지자는 것 보다는 잘못을 그대로 드러내고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 정치권이 나서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기업노조 포함 '6자 협의체' vs. 민주당 '2(여야)+3(노사정) 협의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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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이한구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인수위가 제시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이같은 논쟁의 결과는 협상 결렬이었다. 새누리당의 6자 협의체 방식과 민주당의 '2+3 협의체' 방식의 이견차를 좁히지 못한 것. 민주당은 '2(여야)+3(노사정) 협의체' 구성을 주장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노측에 쌍용차 국정조사를 반대하는 기업노조도 참여시켜 6자협의체로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안의 '노사정'에 포함돼 있는 금속노조 쌍용차 지부는 기업노조의 참여를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대선 전 쌍용차 국정조사를 약속했지만 당선 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국정조사를 주장하던 민주당은 '2+3 협의체'를 수정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이마저 받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의 강공 태세는 이날 오전 최고 중진 연석회의에서도 계속됐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2월 국회 일정이 합의되지 않았다, 민주당이 지나친 요구를 하는 특정세력에 아직도 미련을 갖고 있는 듯하다"며 "오늘을 넘기면 안 된다, 민주당이 전체 국민을 생각해 여러 법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대승적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이어진 의원총회에서 "민생법안이 산적해 있어 하루 빨리 국회가 열려야 하는데 야당이 여러 가지 조건을 걸고 있다, 학생이 공부하는 건 의무인데 조건을 붙이는 건 우스운 일"이라며 "민주당은 처음에는 쌍용차 국조를 요구하더니만 여론 악화를 의식했는지 최근 5자 협의체로 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쌍용차 노조까지 포함해 6자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새누리당 안을 민주당이 안 받고 있다"며 "민주당도 떼쓰기 그만하고 우리 당 제안을 받아들여 국회 정상화에 동참하라"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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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박기춘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유성호


한편, 민주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쌍용차 국조와 2월 임시국회 연계 여부를 놓고 토론을 벌였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최종 결론을 원내대표단에 위임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는 31일 회동을 갖고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협상 결렬에 대해 진보정당의 비판 목소리가 높다. 박원석 진보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의 오만과 불통, 국조 실시를 약속한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의 집단적 무책임이 국조 불발로 나타났다"며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박근혜 당선인의 평소 소신과 원칙은 자의적으로 적용된다고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변인은 국정조사에서 물러나 '2+3 협의체'를 제안한 민주당을 향해서도 "민주당은 쌍용차 문제가 아무 것도 해결되지 않았는데 2+3 협의체를 거론해 쟁점화 된 국정조사를 스스로 희석시켰다, 어려움을 감수하고 모든 걸 쏟아 붓겠다는 각오 없이는 신뢰받는 민생정당이 되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쌍용차 #국정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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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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