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트랄 해고자 "검찰, 사측 '바지 사장'만 기소했다"

창원지검, 박아무개 대표이사 불구속 기소 ... 해고자 "복직 투쟁 계속"

등록 2013.02.01 21:17수정 2013.02.0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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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기업체 대표이사를 노동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지만, 부당해고 노동자들은 마음이 여전히 불편하다. 해고 노동자들은 실질적인 역할을 했던 경영진은 봐주고, 이른바 '바지 사장'만 혐의를 씌웠다고 주장했다.

자동차 부품회사인 창원 (주)센트랄 관련 사건이다. 창원지방검찰청 공안부는 1월 31일 센트랄 박아무개 대표이사를 노동자 부당해고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것이다.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가 적용되었다.

센트랄은 2012년 1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경남지부 센트랄지회 간부․조합원 3명을 해고했다. 당시 사측은 '회사명예․신용손상' '허가 없이 집회' '지시사항 불이행' 등의 사유로 징계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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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센트랄지회는 "'단체협약 위반' '부당해고' 자행하는 센트랄 사용주 구속 수사하라"는 내용으로 창원지방검찰청 앞에서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 윤성효


센트랄에서 노-사 갈등이 일어나기 시작한 때는 2011년 4월부터였다. 사측은 금속노조 지회에 "상급단체를 한국노총으로 전환하면 전 조합원에 대해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총고용을 보장하며, 노조 와해․탈퇴를 조장하는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제시했던 것이다. 당시 이 확약서는 한아무개 부회장이 제시했었는데, 한 부회장은 이후 다른 회사로 이직했다.

확약서 제안이 있은 뒤 조합원들은 동요했다. 일부 조합원들이 상급단체 전환 여부를 묻는 총회를 요구했고, 찬반투표 결과 부결되었던 것이다. 당시까지 금속노조 지회 조합원은 240여명이었다.

상급단체 전환이 부결된 뒤부터 금속노조 탈퇴가 시작되었다. 센트랄에는 3개 노조가 있는데, 한국노총과 기업별 노조에 더 많은 노동자들이 가입한 것이다. 금속노조 지회는 "사측에서 탈퇴하지 않으면 잔업․특근 기회를 주지 않겠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해고자들은 지루한 법적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에 센트랄 사측을 상대로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고, 창원고용노동지청은 2012년 7월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으며, 검찰이 이번에 법원에 기소한 것이다.


검찰의 기소에 대해, 해고자들은 "강태룡 회장이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책임이고, 지금은 다른 업체로 옮긴 한아무개 전 부회장이 부당해고의 실질적인 역할을 했던 것"이라며 "두 사람에 대해서는 무혐의하고, '바지 사장'인 박아무개 대표이사만 기소했다. 그리고 우리는 끊임없이 구속수사를 촉구했는데 불구속했다. 검찰이 공정한 법 집행을 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동위 '부당해고' 판정 받았지만 아직 복직 못해

해고자들은 지방․중앙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지만 아직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사측이 노동위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또 해고자들은 "잔업․특근 차별과 '체육대회 불참의 무단결근 처리'에 따른 임금 미지급"이라 주장했는데, 노동위에서 기각 되었다. 이들은 노동위 판정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해놓았다.

해고자들은 법원에서 '임금 지급 조정'을 받기도 했다. 이들은 법원에 '임금지급청구가처분신청'과 '근로자지위확인처분소송'을 냈는데, 지난해 8월 창원지방법원 제11민사부는 조정 합의했던 것이다. 재판부는 해고자들에게 확정 판결 때까지 임금은 지급하고 밀린 임금도 지급하도록 조정했다.

이들은 법원 조정합의 뒤 한 달 정도만 임금을 제대로 받았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손배가압류로 절반만 받고 있다. 해고자들은 출근투쟁하면서 차량을 통해 방송했는데, 사측은 소음 피해를 주장했던 것이다. 사측 직원들은 소음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며 총 2600만원의 손배가압류를 했다.

해고자들은 지난해부터 창원지검과 창원고용노동지청 앞에서 '경영진 구속 수사' 등을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고, 회사 안팎에서 '복직 투쟁'을 병행하고 있다.

한 해고자는 "손배가압류로 받던 임금도 절반 정도로, 생계 어려움도 많다"며 "복직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센트랄 #전국금속노동조합 #부당노동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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