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조중동 불매운동 '유죄' 원심파기

등록 2013.03.15 09:36수정 2013.03.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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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선 기자] 대법원은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에 언론소비자주권 국민캠페인(이하 언소주) 회원들이 조·중·동을 상대로 광고불매 운동을 벌인 것과 관련해 원심에서 유죄를 선고한 부분을 파기하고 서울지방법원으로 사건을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14일 2심에서 조선·중앙·동아일보에 대한 업무방해죄 혐의가 인정돼 언소주 회원 14명이 유죄를 받은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광고불매 운동에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았던 9명에 대해선 2심의 무죄판결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소비자 불매운동이 헌법 124조에 따라 보장되는 소비자 보호운동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헌법적 호보를 받지 못한다거나 대상 기업의 불이익 또는 피해의 가능성만으로 곧바로 형법상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의 행사에 해당된다고 단정해서는 안된다"면서도 "그 소비자 불매운동이 헌법상 보장되는 정치적 표현의 자유나 일반적 행동의자유 등의 점에서도 전체 법질서상 용인될 수 없을 정도로 사회적 상당성을 갖추지 못한 때에는 제반 사정을 고려해 허용되지 않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언소주의 광고불매 운동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광고주와 신문사를 나눠 판단했다.

대법원은 "소비자 불매운동의 목적과 조직과정, 대상 기업의 선정 경위와 대상 기업인 광고주들이 입을 불이익과 피해를 따져보면 집단적 항의전화나 항의글 등의 방법으로 광고 중단을 압박한 행위는 위력에 해당한다"며 광고주에게 불매운동이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 판결 부분을 인정했다.

불매운동의 직접 피해자가 아닌 신문사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으로 신문사들이 실제 입은 불이익이나 피해의 정도, 신문사들의 영업 활동이나 보도에 대한 자유의사가 제압될 만한 상황인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지 않고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했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원심에서 광고주에 대한 광고 중단이 해당 언론사에 업무방해가 되는 지 여부를 구체적으로 살피지 않은 만큼 다시 심리하라는 것이다.

소비자 불매운동을 벌였던 언소주 회원과 언론단체 관계자들은 이번 판결에 대해 환영할 만한 결과는 아니라는 반응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에 '조중동 폐간 국민캠페인'을 처음 개설했던 이태봉 씨는 "신문사의 업무방해죄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파기 환송을 결정한 것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표현의 자유와 소비자 주권에 대해 법리적으로 나아간 대법원의 해석이 있기를 바랐는데 그렇지 않아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신문에 실리지도 않은 기업 광고에 대해 불매운동을 했다는 1, 2심의 잘못된 사실관계를 대법원 역시 바로잡지 않았다"며 "앞으로 다시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2008년 광우병 파동 당시에 조·중·동 보도에 대한 반발로 시작된 조중동불매운동에 대해 검찰은 특별전담팀을 꾸려 업무방해 혐의로 언소주 회원 24명을 기소했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에 대한 압수수색과 출국금지 등 무리한 수사로 '정치 검사'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검찰의 기소에 앞서 "인터넷은 독이 될 수 있다"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소비자 불매운동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당시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언론사 광고 중단 협박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언소주의 불매운동에 대해 1심 재판부는 불매운동이 업무방해에 해당된다고 보고 24명 전원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2심도 "광고주들에게 가하는 지속적이고 집단적인 광고중단 압박행위는 광고주들의 자유를 제압할 위력에 해당한다"며 15명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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