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연구원 원장 선임 놓고 갈등

노조와 시민단체 "새로운 원장 뽑아야"... 원장 "자투리 임기라면 오지 않았을 것"

등록 2013.03.27 21:31수정 2013.03.2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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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근 대구경북연구원 원장 ⓒ 대구경북연구원 홈페이지

대구경북연구원(이하 대경연) 이성근(62) 원장의 임기가 다음달 19일로 만료됨에 따라 이사회가 연임이냐 후임을 뽑느냐를 놓고 고심중인 가운데 노조와 시민단체가 투명한 방식으로 원장을 공모할 것을 요구하고 나서는 등 갈등을 빚고 있다.

이 원장은 전임 원장인 홍철 현 대구가톨릭대 총장이 2011년 4월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됨에 따라 같은 해 6월 이사회 결정에 따라 새 원장으로 선임됐다.

이 원장은 임기가 3년으로 생각했으나 전임 원장의 잔여임기만 채우는 것을 알지 못했다며 중요한 시기에 자신이 할 일이 많이 남아 있어 3년은 더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대경연을 이끌어가야 할 원장은 지역과 연구원 발전에 대한 확고한 비전과 내·외부와의 소통능력이 매우 필요한 자리인데도 이 원장이 재임한 1년 9개월은 비전과 도덕성, 소통과 관리능력에서 많은 문제점들을 드러낸 시간이었다며 연임을 반대하고 나섰다.

노조는 이 원장이 재임하는 동안 우수한 연구인력들이 연구원을 떠났고 해외 출장을 다녀온 직원들에게 고급 양주를 상납하게 하는 등 소통능력과 도덕성의 문제를 들었다. 더구나 지난 18대 대선을 앞두고 특정 정당에 치우친 행보를 보이는 등 정치적으로 편향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이 원장은 지난 대선 직전 새누리당의 정책자문단장을 맡아 국회의원을 초청해 홍보하고 정책을 자문하기도 해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등 야당이 원장직을 사퇴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대구참여연대도 "지방자치단체의 입맛에만 맞는 상품을 내놓는 대경연은 '자판기 연구원'이라는 비판을 받아오고 있다"며 '본질적인 비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에 자리싸움만 하고 있다"며 비난하고 이 원장의 리더십을 문제삼고 나섰다.


참여연대는 "도끼자루는 이미 충분히 썩고 있다"며 "언제 제 발등을 찍을지 모를 도끼는 적극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말하고 대경연 이사회가 서로 책임만 떠넘길 것이 아니라 책임있는 자세로 새로운 원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구경실련도 "연구원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가장 중요한 조건은 연구와 경영의 자율성, 독립성을 확보하는 일"이라며 "도덕성과 전문성, 민주적 지도력을 갖춘 인사가 원장으로 선임되어야 이런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구시와 경상북도가 '이성근 원장의 연임을 위해 지난해 1월에 개정한 정관을 소급 적용하려 한다'거나 '경상북도와 대구광역시가 2011년 7월에 취임한 이성근 원장이 대구경북연구원 원장의 임기인 3년을 채울 수 있도록 재임명에 합의했다'는 등의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며 투명한 절차를 통해 공모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이성근 원장은 "대학에서 30년동안 연구하고 학생들을 가르친 후 봉사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며 "당연히 3년동안 원장직을 수행할 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연임에 미련은 없다면서도 "자투리 임기를 채우려고 했다면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새로운 정권이 창출되고 대구와 경북을 위해서도 중요한 시기인 만큼 봉사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노조가 고급 양주를 상납하도록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출장비를 더 받아가기 위해 딜을 했는지는 몰라도 단 한 번도 양주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말하고 연구원 내의 소통에도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대구경북연구원 #이성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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