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기 체험 카페'를 아시나요?

도자기 체험 카페 지킴이 양재석 도예가

등록 2013.04.27 15:56수정 2013.04.2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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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자기 경력 20여년, 개인전 5회 개최. 이정도면 베테랑 도예가라 해도 누가 뭐라 할까. 하지만, 그는 자기를 '그릇 빚는 생활인'이라 불러달란다. 이건 결코 겸손해서거나 자기비하 차원이 아니다.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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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내부 카페의 한 부분이다. 사진에는 보이지 않지만, 오른 쪽엔 그릇과 도자기 작품들이 즐비했다. 카페라고 해야 될지 공방이라고 해야될지 모를 정도로. ⓒ 송상호


공방이라 해야 할까, 카페라 해야 할까

지난 26일, 안성 일죽면 당촌리에 있는 그의 공방을 찾았다. 실내로 들어서는 순간, 이곳의 정체가 뭘까 아리송했다. 공방이라고 하기엔 카페 냄새가 나고, 카페라고 하기엔 공방 냄새가 아주 강하다.

외부로 도예 수업을 다녀온 도예가 양재석씨. 그가 웃는 얼굴로 맞이한다. 여기 이름이 흙담이다. 흙담? 무슨 뜻인지 물었다. 말 그대로 흙으로 쌓은 담이란다. 그 옛날 우리 조상들의 집에 있던 담 말이다. 야트막한 담은 안쪽도 바깥쪽도 서로 보게 하는 매력이 있었단다. 지금의 담처럼 양쪽을 단절시키고 구분하는 담이 아니란다.

"그럼, 선생님의 작품이 추구하는 바도 비슷하겠어요?"

그가 말한다. 물론이라고. 정형화된 무엇보다 자연스러운 무엇을 좋아한다는 그. 하지만, '우리나라 도자기들을 투박하고 거칠다는 의미로서 자연스럽다'고 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그는 강조한다. 그건 일본 식민사관의 소산이란다. 일본에서 우리나라의 그릇 문화를 막사발 문화로 얕잡아 본 것이라고. 조선의 막사발 문화가 세계에서 빛난 건 일본덕분이란 게 일본의 주장이란다.


그는 단호하게 그건 아니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그릇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섬세한지 몰라서 하는 말이란다. 백자, 청자 등의 진가를 몰라서 떠들어대는 거란다. 그가 말하는 도자기의 자연스러움은 도예가의 '정교함과 섬세함'이 숨어있는 작품으로서의 자연스러움이다. 아무렇게나 투박하게 만든 걸 자연스러움이라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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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석 도예가 지금 양재석 도예가는 작은 분재를 앞에 두고 조선시대 작품의 자연스러움에 대해서 일러 주고 있다. ⓒ 송상호


도자기 체험은 이렇게

이런 그가 요즘 바쁘다. 1년 전 공방카페 '흙담'을 열었다. 사람들은 가족 단위로 이곳을 찾는다. 도자기 체험도 하고, 커피도 마시고, 식사도 한다. 그의 요리 실력은 우수 요리 블로거(daum)로 지정될 정도로 훌륭하다. 그동안 안성은 물론이고 서울, 수원, 안양, 아산 등에서 체험을 다녀갔다.

여기를 도착하면 자녀들은 도자기 체험을 한다. 부모들은 차나 맥주를 마시며 수다를 떤다. 물론 갤러리에 있는 작품들도 구경한다. 아이들이 직접 흙을 빚고, 물레질을 하면 그가 유약을 발라 가마에 굽는다. 그야말로 세상에 하나뿐인 아이들의 도자기가 탄생한다.

이곳의 특징은 도자기 체험 인원을 많이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째는 양재석씨 혼자서 지도하기에 인원이 많으면 힘들단다. 둘째는, 인원이 많으면 체험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 이런 이유로 인해 그동안 다녀간 체험자들은 모두 대만족이라고. 거기다가 차와 식사까지 가능하다니. 예약만한다면 가족 나들이로는 '딱'이다.

"4인 가족 기준으로 체험비와 식사비가 모두 5~7만 원 정도입니다. 그냥 그릇만 빚느냐 물레질을 통한 그릇을 만드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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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중 지금은 아이들이 도자기 체험 중이다. 아이들의 상상력은 무한대로 발휘되고 있다. 양재석 도예가는 굳이 도자기 체험이라 하지 않고 흙놀이라고 했다. ⓒ 송상호


이번 주말에 가족과의 나들이를 계획해도 좋을 듯하다. 중부고속도로 일죽 IC에서 5분 거리에 있다. 도자기 체험을 마치고 나면 죽산성지, 한택식물원, 용설호수 등을 들러도 된다. 안성 남사당 상설공연과 봄꽃이 만발한 안성 플로랜드까지 간다면 금상첨화다.

여전히 그는 도예가였다

다시 도자기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이 모든 아이템은 한국 예술가들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대한민국 작가 80% 이상은 작품만 바라보다간 생계유지조차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곳의 첫인상이 카페인지 공방인지 헷갈렸던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전기기술자는 전기 다루는 재능으로 생활을 이어 가듯, 저는 도자기 다루는 재능으로 먹고 사는 사람일 뿐입니다. 하하하하~"

예술가라는 특별한 대접을 무척 싫어한다는 그가 들려준 말이다. 하지만, 그는 잊은 게 하나 있다. 물은 네모 통에 담아도, 세모 통에 담아도 여전히 물이라는 것을. 그가 아무리 뭐라 해도 사람들은 그를 도예가라고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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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들 카페 한곳에 이렇게 작품들이 즐비하다. 굳이 갤러리라는 형식이 아닌 자연스러운 전시라고나 할까. ⓒ 송상호


덧붙이는 글 도자기 가족체험을 하고 싶다면 여기로 010-3182-7172 문의하면 된다.
#도자기 #도자기 체험 카페 #양재석 #도예가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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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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