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외유 논란 경기도의회 의장, 작년엔 홍콩영화제 참관

지방의원 행동관련 위반 논란... 외유 주선 부천영화제도 부적절

등록 2013.06.06 18:00수정 2013.06.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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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부천영화제의 경비로 홍콩필름마트에 참석한 (왼쪽부터)윤화섭 현 도의장과 김광회 의원. 김영빈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 ⓒ 김광회 도의원 블로그


집안 상가에 간다며 거짓말을 한 후 부천영화제의 지원을 받아 프랑스 칸영화제를 다녀온 윤화섭 경기도의회 의장이 지난해 3월에는 역시 부천영화제의 지원으로 홍콩영화제를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다. 윤화섭 의장은 지난 5월 김경표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함께 칸영화제에 관광성 외유를 다녀온 직후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비난여론이 커지자 여행경비를 반납하며 사과했다. 하지만 의장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에 직면해 있다.

경기도의회와 부천영화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당시 도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었던 김광회 의원과 같은 상임위 소속이었던 윤화섭 현 도의회 의장은 홍콩영화제 기간 중 열린 홍콩필름마트와 아시안필름어워드 행사에 참석했다. 이 역시도 모든 경비는 부천영화제에서 부담했다.

"절차 거쳐 다녀온 의정활동" 주장... 외회보고서 작성 안 돼 논란

이에 대해 당시 윤화섭 의원과 함께 홍콩에 갔던 김광회 도의원은 "부천영화제에서 의원들의 참관을 먼저 요청을 했고, 의회와 의장의 정식 허가를 받아 다녀온 것이라"며, "규정에 따라 제대로 된 절차를 거쳐 다녀온 것이기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최근 발생한 칸 외유 같은 경우는 "공식적인 절차도 무시한 채 부천영화제 위원장과 도의장이 개별적으로 협의해 몰래 다녀왔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지만, 지난해 홍콩 참관은 모든 절차를 공개적으로 했기 때문에 문제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비는 부천영화제 측에서 모두 부담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당시 부천영화제에서 실무를 주관했던 인사는 "부천영화제에 '나프'라는 마켓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차원에서 의회에 공문을 보내 제안했던 것이라며, 의회에서 2명을 추천해줘서 함께 동행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외유 역시 규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지방자치단체 세출예산 집행기준(제4호, 안전행정부, 2013.03.26)'에 따르면 "지방의회의원의 국외 출장여비는 의회비에서만 집행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지방의회의원 행동강령(대통령령 제22471호)' 13조 1항에는 "의원은 다른 기관·단체로부터 여비·활동비 등을 지원받아 직무와 관련된 국내외 활동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사전에 그 활동의 사유·경과, 여비·활동비 등을 지원하는 기관·단체 및 지원 내용을 분명하게 밝혀 의장의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며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단서 조항이 따른다. 2항과 3항에는 각각 "▲ 의원은 제1항 단서에 따라 승인을 받아 국내외 활동을 마친 경우에는 그 활동보고서를 의장에게 제출하여야 하고 ▲ 의장은 제1항 단서에 따른 승인 내용 및 제2항에 따른 활동보고서를 공개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런데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보고서는 작성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회 의원은 "의회보고서는 없다"면서 부천영화제의 사무국이 주관했기 때문에 출장보고서는 사무국 관계자에게 문의하라"고 말했다. 다른 경기도의원은 "보고서가 작성될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지만, 엄연히 행동강령 위반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부천영화제 정치인 외유 비용 지출한 예산 항목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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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개막하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포스터 ⓒ 부천국제영화제

한편 도의회 수감기관인 부천영화제 측이 잇딴 정치인 외유를 주선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김영빈 집행위원장이 정치권 인사들에게 지나치게 저자세를 보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부천영화제 측은 경기도의 예산을 지원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협조를 구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부천영화제에서 일했던 전직 스태프들은 "최근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예산 문제를 이유로 정치인들의 외유 비용을 영화제 측에서 부담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국내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부천영화제가 어떤 항목의 예산으로 정치인들 외유 비용을 부담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물론 영화제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예산은 사용 목적이 정해져 있는데 저런 식으로 정치인들의 외유를 지원해줄 수 있는 항목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부천영화제의 전직 스태프는 "지난해 김영빈 위원장이 부산영화제 조직위원장인 부산시장의 칸 영화제 방문을 의식했던 듯 부천시장을 데리고 가야 한다며 실무준비 검토를 지시한 적이 있었으나, 여의치 않으니 도의회 의장으로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천영화제 관계자는 "김영빈 집행위원장님은 '시장님을 칸에 데리고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신 적이 없다'고 한다"면서 "위원장님이 아닌 당시 사무국장이 꺼낸 이야기가 잘못 전달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사무국장은 "내가 무슨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런 제안이나 할 수 있었겠냐"면서 "나는 그런 말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부천영화제 #경기도의회 #윤화섭 #김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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