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동 달동네 담벼락, 사진 갤러리 되다

공익사진모임 꿈꽃팩토리, 밤골마을서 두 번째 사진전 '잔치' 열어

등록 2013.06.12 16:06수정 2013.06.1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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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도동 달동네 꼭대기에 있는 밤골상회는 동네 유일한 가게이다. 이곳 주위로 커다란 사진들이 담벼락에 붙어 있다. ⓒ 이상봉


서울 동작구 상도2동 달동네 밤골마을에서는 사회공익을 위한 사진 모임 '꿈꽃팩토리'가 준비한 사진전 '잔치'가 열리고 있다.

사진전이라면 하얀 벽에 스폿조명이 비치고 그 조명 아래에 작품이 전시되어 있을 것이라는 생각하겠지만 밤골 마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진전은 전혀 그렇지 않다. 동네 골목길 담벼락에는 대형 사진들이 여기저기 붙어 있고 그 사진들을 보기 위해서는 이 골목 저 골목을 기웃거리며 찾아내야 하는 노동이 필요하다.


이 전시의 제목은 '잔치'이다. 정적인 사진 전시를 마을 전체가 축제 분위기를 자아내는 동적인 관계로 승화시킨 전시로, 마을 전체를 전시장으로 꾸며 사진가들과 마을주민이 함께 동네 잔치를 벌이는 서로 소통하는 마음의 전이를 꾀하는 전시로서 꿈꽃팩토리 팀이 촬영한 밤골의 모습과 함께 밤골 마을주민과 어린이사진교실 학생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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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어르신들의 장수사진을 촬영하고 이날 잔수사진 전달식도 함께 하였다. - 장수사진을 전달하는 성남훈작가 ⓒ 이상봉


'잔치'란 주제에 걸맞게 오픈일인 지난 9일 동네 가장 높은 곳, 이전엔 집터였던 공터에서 동네 주민과 사진계 인사, 등산객 등 100여 명이 모여 흥겨운 노래와 춤판을 벌이기도 하였다. 이날 오픈식에는 다과와 공연과 마을 어르신들의 장수사진(4월 28일 촬영) 전달식도 함께 이루어졌고 마을 주민과 이웃들의 동참으로 흥겨운 시간을 지냈다.

또한 그동안 밤골 마을 프로젝트를 하면서 마련한 '밤골마을 마음의 쉼터' 개관식도 겸했다. 이 공간은 방 한 칸과 부엌이 있는 4평 남짓한 작은 집을 세 얻어 꾸민 공간으로, 전시만이 아니라 마을 주민과 등산객을 위한 동네 휴게실이면서 마을 어린이들을 위한 사진교실을 하는 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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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골마을 마음의 쉼터, 전시공간이면서 교육장소이며 동네 및 등산객들의 쉼터이기도 하다. ⓒ 이상봉


꿈꽃팩토리의 이번 전시는 작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지난해는 관악구 삼성동 밤골마을을 1년간 사진으로 기록하여 전시하였으며 이 때의 작품은 서울사진축제 '천개의 마을, 천개의 기억'에 초대되어 전시된 바 있다.

이와 같이 사라져가는 마을 기록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꿈꽃팩토리'는 지난해 2월 성남훈 작가를 중심으로 다큐멘터리사진을 지향하는 사진가들이 모여 만든 모임이다. 그동안 사진을 통한 사회공익적활동을 활발히 벌여왔다. 최근 예비 사회적기업 육성 지원사업에 선정되면서 보다 체계적인 사회공익활동을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 사회적 협동조합 공식출범과 내년 3월 예비 사회적기업 인증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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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등산길로 다닌다는 아랫동네 아줌마는 이날 잔치를 위하여 부침개 자료를 가지고와서 골목길에 터를 잡았다. 앞집 아저씨는 덩달아 나와 함께 부침개를 붙인다. ⓒ 이상봉


성남훈 작가는 "사라져가는 마을을 사진으로 담는다는 것은 누군가는 해야 하는 소중한 일"이라며 "최근 많은 곳에서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부수고 없애지만 이제 없애는 것만이 능사가 아님을 느끼고 작은 것들이 도리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라져가는 것을 찾아내고 담아내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도 자신의 역할"이라 말한다.

그러나 이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가장 어려운 것은 이곳에 살고 있는 분들과 교감하는 일이며 그러기 위하여 동네 어른들의 장수사진을 찍어드리고 어린이를 위한 사진교실을 열기도 하였다는 성남훈 작가는 "이번 작업을 통하여 많은 분들과 교감을 나누었지만 아직 멀었다는 생각이며 가을쯤에 다시 한번 이곳에서 잔치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앞으로도 밤골마을을 포함한 사라져가는 마을공동체의 기록을 중심으로 마을잔치와 전시, 장수사진 촬영, 어린이사진교실 운영, 다문화가정 기록 등을 통해 사회공익활동 범위를 다양하게 넓혀 나갈 예정이다. 또한 사진기록물을 출판하여 도서관, 공공기관, 국가기록원 등 다양한 아카이빙 기관에 비치해 대도시 속 마을 공동체의 의미를 돌아보게 할 계획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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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사진교실 '김의봉' 학생 작품 ⓒ 꿈꽃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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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주민 '도명선'씨의 작품 ⓒ 꿈꽃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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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꽃팩토리 작가 '김순녀'씨의 작품 ⓒ 꿈꽃팩토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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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꽃팩토리 작가 '권용선'씨 작품 ⓒ 꿈꽃팩토리 제공


덧붙이는 글 * 전시 안내
장소 : 서울시 동작구 상도2동 '밤골마을 마음의 쉼터' 및 골목길
일정 : 2013년 6월 9일(일요일) - 6월 23일(일요일)
주최 : 꿈꽃팩토리
전시후원 : (사)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 SESNET,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연락처 : 성남훈 (010-2281-6467) 윤성희 (010-8750-8843)
참여작가 : 꿈꽃팩토리 사진가 (권용선 김성태 김순녀 민병금 박선주 윤성희 이다영 이강수 이경자 성남훈 신조순 이상임 이은숙 이혜숙 정병윤 정진호 최민정 최종익), 어린이 사진교실 (김원자, 김새미, 김의봉, 박정호), 주민(도명선-밤골상회 주인)
#성남훈 #꿈꽃팩토리 #밤골마을 #상도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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