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인평리 주민 살리기에 정치권도 나섰다

조한기 민주당 서산·태안지역위원장, 생존권 마련 대책 촉구 성명서 발표

등록 2013.07.05 18:01수정 2013.07.05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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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청은 인평리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충남 태안군 인평리 주민들이 30년째 축사와의 전쟁을 하고 있고, 이로 인해 마을 주민 1/3인 34명이 암에 걸리거나 암으로 인해 사망했다는 기사(관련기사 : '마을주민 1/3이 암... "우리가 소·돼지만도 못한가")가 나오자 정치권도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듯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대책을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서산시·태안군 지역위원장인 조한기 위원장은 5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태안군청이 오염된 지하수로 인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인평리 주민들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조한기 위원장은 성명서를 통해 "지난 10년 동안 인평2리 전체 59가구 중 31가구에서 암 환자가 발생했지만, 군민의 보건과 건강을 책임져야 할 태안군청이 무책임한 태도로 방관하고 있다"며 "인평리 주민들은 암 발병 원인으로 오염된 지하수를 지목하고 원인규명과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태안군청은 가구당 2리터짜리 생수 6병을 지급했을 뿐, 역학조사는 고사하고 현장조차 방문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정부 조사결과 등으로 인평리 지하수가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것이 밝혀졌다"며 "한번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지하수는 자연적인 회복이 거의 불가능한 만큼, 태안군청이 발 벗고 나서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이에 조한기 위원장은 태안군청에 ▲ 인평리 주민들에 대한 건강검진 즉각 실시 ▲ 인평리 주민들에게 식수 공급을 위한 긴급대책과 상수도 건설 등 항구적인 대책 마련 ▲ 정확한 암 발병 원인 조사를 위한 역학조사 즉각 실시 ▲ 지하수 오염원으로 지목하고 있는 축사의 폐쇄 및 이전대책 수립 ▲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 실태조사의 정기적 실시 및 군민의 보건과 건강을 위한 대책 마련 등 다섯 가지 사항을 강력히 요구했다.

성명서 발표에 앞서 지난 4일 조한기 위원장은 인평2리를 방문해 마을 주민들과 지하수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인평2리 마을에 대한 르포기사가 보도된 이후 정치권은 물론 사회의 주요 이슈를 다루는 시사프로그램에서도 기자에게 연락해 집중 취재 의사를 밝히는 등 인평2리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어 역학조사 등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주민들에 대한 대책이 조속히 마련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5일 발표한 조한기 민주당 서산시·태안군 지역위원장의 성명 전문이다.

[전문] 태안군청은 인평리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 대책을 즉각 마련하라!
오염된 지하수로 인해 태안읍 인평리 주민들이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인평2리에서는 폐암과 위암 등으로 19명의 주민이 목숨을 잃었고, 현재도 15명이 암 투병 중이다. 마을 전체 59가구 중 절반이 넘는 31가구에서 암 환자가 발생했다. 다른 지역과 비교했을 때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다.

인평리 주민들이 농번기임에도 불구하고 머리띠를 두르고 원인규명과 대책을 요구하고 있지만, 군민의 보건과 건강을 책임져야 할 태안군청은 무책임한 태도로 방관하고 있다.
인평리 주민들은 암 발병 원인으로 오염된 지하수를 지목하고 태안군청에 축사제거 등 대책과 원인규명을 요구했지만, 태안군청은 가구당 2리터짜리 생수 6병을 지급했을 뿐이다. 암 발병 원인에 대한 역학조사는 고사하고 현장조차 방문하지 않고 있다.

인평리 지하수 오염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지난해 정부 조사결과 마을 전체 지하수의 절반 이상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주)신성생명환경연구원 조사에서도 질산성질소 성분이 기준치(10mg/L)의 3~4배 이상 검출돼 식수로 부적합하다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과도한 질산성질소는 성인에게 암을 유발할 수 있고, 어린이에게는 산소전달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청색증(methemoglobinemia)의 원인물질로 알려져 있다. 또한 한번 질산성질소에 오염된 지하수는 자연적인 회복이 거의 불가능하다. 인평리 지하수 오염 문제는 태안군청이 발 벗고 나서야 할 문제다.

지금도 인평리 주민들은 암 발병의 원인도 모르는 채 불안감에 떨고 있다. 부족한 식수를 인근 마을에서 조달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태안군청은 인평리 주민들의 보건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 서산시·태안군 지역위원회는 인평리 지하수 오염 사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첫째, 태안군청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암 발병률을 보이고 있는 인평리 주민들에 대한 건강검진을 즉각 실시하라.

둘째, 태안군청은 주민들의 식수원인 지하수가 오염되어 식수로 사용할 수 없는바, 인평리 주민들에게 식수 공급을 위한 긴급대책과 상수도 건설 등 항구적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

셋째, 태안군청은 인평리 지역에 대한 역학조사를 즉각 실시해 정확한 암 발병 원인에 대해 조사하라.

넷째, 태안군청은 지역주민들이 지하수 오염원으로 지목하고 있는 축사의 폐쇄와 이전대책을 수립하라.

다섯째, 태안군청은 축산업으로 인한 환경오염 실태조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군민의 보건과 건강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

2013년 7월 5일
민주당 서산시·태안군 지역위원장 조  한  기

덧붙이는 글 태안신문에도 송고할 예정입니다.
#인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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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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