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폐기물에너지화 사업에 주민들 "안 돼"

주민들 "사는 데 소각장 세우나"... 대구시 "보일러 시설일 뿐"

등록 2013.07.11 18:04수정 2013.07.11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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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에 설치될 폐기물 에너지화시설 ⓒ 대구시


대구시가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의 쓰레기매립장 내에 가연성 폐기물을 에너지자원으로 재활용해 열과 전기를 생산하는 폐기물 에너지화(RDF)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각장 대신 보일러 시설로 홍보해 소각장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2월 22일 오후 시청 상황실에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박종인 GS건설㈜ 사장, 이종무 대성에너지㈜ 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폐기물 에너지화(RDF)시설 민간투자사업' 실시협약을 체결했다.

대구시 쓰레기매립장 내에 설치될 RDF 시설의 총사업비는 1796억 원으로 민자 1142억 원(64%)과 국비 654억 원(36%)을 각각 부담하는 민간투자(BTO) 방식이다. 이 사업은 대성에너지·대성홀딩스·GS건설·화성산업·대림산업 드응로 구성된 (가칭)대구그린에너지㈜에서 시행하게 되며 오는 2015년에 시설물을 준공한 후 대구시에 기부채납히고 2016년부터 15년간 운영해 투자비를 회수한다.

대구시는 이 사업을 통해 매립장 사용기간이 5.8년 연장되고 매립가스 발생량 감소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RDF 사업을 통해 연간 20만7000배럴(약
251억 원)의 원유수입 대체효과와 부수적으로 철과 비철·PVC 등의 재활용으로 25억 원의 판매 수익을 예상하고 있다.

주민들 "대구시, 소각장 짓기 위한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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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가 지난 6월 28일 주민들에게 설명회를 개최하면서 내세운 쓰레기매립장에 들어서게 될 RDF 사업의 설명회 자료 ⓒ 조정훈


하지만 대구시가 RDF사업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지역 주민들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대구시는 지난 6월 26일과 28일 두 차례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전용 보일러를 통해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홍보했다.

당시 설명회에 참석했던 주민들은 소각장이 아닌 보일러를 통해 고형 연료를 만들어내는 줄 알고 찬성했다가 뒤늦게 소각장이라는 사실을 알고 인근 아파트를 중심으로 소각장 반대 서명을 받고 현수막을 내걸었다.


주민들은 '대구시가 그동안 쓰레기매립장을 운영하면서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자치기구인 주민지원협의회와 모종의 결탁을 한 뒤 소각장을 짓기 위한 꼼수를 부리려 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모든 정보를 사실대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그 증거로 지난 5월 29일 대구시와 주민지원협의회가 주민지원협약서를 체결하면서 매년 지역주민을 위해 지원하던 16억 원을 19억 원으로 인상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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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서재리의 서재중학교 앞에 주민들이 쓰레기매립장에 소각장 설치를 반대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 조정훈


주민 최아무개씨는 "주민협의회가 지원금을 올려받는 조건으로 주민들 모르게 소각장 설치를 인정한 것"이라며 "대구시와 주민협의회의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주민들을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한다면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쓰레기매립장의 기능을 정지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쓰레기 소각장이 들어설 경우 유해화학물질이 배출되고 특히 다이옥신이 배출되는 경우 지역 주민들의 건강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런 사실을 미리 알고 있는 주민협의회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주민들을 속였다고 보고 있다.

대구시 "RDF 시설 소각장 아니라 보일러 시설"

하지만 주민지원협의회는 "대구시와 12차례 회의를 진행한 사실이 있지만 담합하지 않았고 회의록은 작성하지 않았다"며 공개를 거부하고 나섰다. 다만 "당시는 정식 회의가 아니라 간담회였다, 녹음파일만 보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구시 자원순환과 담당자도 "쓰레기매립장에 설치될 RDF시설은 소각장이 아니라 보일러시설"이라며 "가연성 고형연료를 골라내 보일러로 태워 열과 전기를 얻는 방식으로 소각장과는 분명히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유해화학물질이 배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이옥신 등의 유해 물질은 담배를 태우는 과정에서도 나오는 물질"이라며 "전혀 배출되지 않을 수는 없지만 법정기준치 이하로 배출되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주민들은 별도의 주민협의회를 구성해 대구시에 RDF사업의 중단을 촉구하고 다시 협의할 것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볅혔다.
#RDF 사업 #쓰레기 매립장 #소각시설 #보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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