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닮았다'고 출연조차 못했던 박용식씨

등록 2013.08.02 18:14수정 2013.08.02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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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박용식(67)씨가 패혈증으로 2일 오전 서울 회기동 경희의료원에서 별세했다. 고인린 최근 캄보디아에서 영화를 촬영을 위해 20일 가량 머물면서 바이러스성 패혈증 증세를 보여왔다. 귀국 후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박용식씨가 별세하자, 애도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박씨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얼굴이 닮아 한때 탤런트 활동을 접었던 사실까지 알려져 누리꾼들은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디어몽( @mediamongu)는 "배우 박용식님이 향년 67세로 별세 했네요. 5공때 전두환과 닮았다는 이유로 10년간 방송 출연 정지 당해 참기름 장사하며 버텨야 했던 생활고 일화가 떠올라 가슴이 더 아픕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했다. @fivec*****는 '1988년 수업 과제때문에 만난 박용식씨에게 물었다. '만약 나중에 전두환 역을 하실 기회가 있으면 어떻게 하실겁니까'" 그의 눈이 빛났다. '아카데미상 수상자 연기를 보여드리죠.' 편히 잠드시길"이라며 애도했다. @myTu*****는 "박용식씨라면 전두환 닮아서 방송 출연 금지 당하고 영등포에서 기름집 하셨다는 배우 말하나보다. 대머리가 닮았다고 배우를 출연금지 시키던 시대라니 그시절은 생각보다 무서웠나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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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6월 24일자 한겨레 '전두환씨 닮은 배우 6공서도 수난 제목 기사 ⓒ 한겨레


전두환씨와 박용식씨를 보면 정말 닮았다. 전두환 정권때 출연을 하지 못하다가, 노태우 정권이 들어서자 잠시 족쇄가 풀리는 것 같았지만 6공도 박씨 출연을 막는 일이 벌어졌다. <한겨레> 1989년 6월 24일 <전두환씨 닮은 배우 '6공'서도 수난> 제목 기사를 보면 "이름보다 얼굴로, 그것도 '특정인물과 닮았다'고 해서 화제를 일으켰던 텔리비전 탤랜트이자 영화배우인 박용식씨가 최근 영화포스터에서 수난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24일 개봉된 이봉원 감독의 새 영화 <랏슈>포스터에서 그의 얼글은 검의 잉커로 지워져 버렸다. 신문광고에서는 아예 얼굴이 잘려 나갔다. 80년대 초 전임 대통령 전두환씨와 닮았다는 이유로 텔레비전 브라운관을 떠나야 했던 어처구니 없는 일이 망령처럼 되살아난 것이다."

<한겨레> 같은 달 30일 <'얼굴이 닮았다'고 먹칠하는 세상> 제목 사설에서  "박용식씨가 부모한테서 물려받은 천부의 얼굴을 또 다시 먹칠당했다. 유치하고 졸렬한 소아병적인 '문화집행자'들이 손에 지워져버렸다"면서 "경우는 판이나하 1920년대 한국소설계의 두 거목이었던 김동인과 염상섭이, 전자가 쓴 단편 <발가락이 닮았다>를 놓고 설왕설래했던 기억을 더듬게도 하는 이번 사건은, 그러나 문화의 이름으로 우리를 너무 슬프게 한다. 닮은 얼굴이 죄인가"라고 맹비난했다.

전두환씨와 고인은 지난 1991년 7월 17일 두 사람은 만났다. 같은 달 28일 <경향신문>은 <박용식씨-전씨 상봉기> 제목 기사를 두 사람은 약 1시간 30분간 이야기를 나눈다. 이 자리에서 전두환씨는 "박용식씨가 나 때문에 굉장히 고생했다는 소리를 듣고 놀랐습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현직을 떠나보니 모르는 일이 많더라. (출연금지)는 어처구니 없는 착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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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7월 28일 경향신문은 박용식씨와 전두환씨 만남을 보도했다. ⓒ 경향신문


이에 박용식씨는 "이제 드라마에서 전 대통령 역활이 필요하게 되면 나에게 돌아올테니 이는 숙명"이라고 말한다. 실제 박씨는 MBC TV 드라마 '제3공화국'(1993) '제4공화국'(1995)에서 '전두환'을 역을 맡았다.

한편 고인은 독도 사랑도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16일 검찰이 전두환씨 집 압수수색을 하던 날 그는 서울 강남구 프리마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독도지킴 연예인클럽 긴급기자회견'에 참석해 독도 수호를 위해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박용식 #전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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