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안 서는 새누리... 황우여 대표만 '3자회담' 제안

황우여 "여·야·청 3자회담 제안"... 김한길 "형식과 의전 중요치 않아"

등록 2013.08.05 11:37수정 2013.08.05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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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우여 새누리당 대표(자료사진) ⓒ 남소연


김한길 민주당 대표의 '대통령 단독면담' 제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대표 간 '3자 회담'을 역제안하고 나섰다. 민주당에서 이 제안을 수용할 경우,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국정조사 증인채택 합의 실패로 인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정조사가 정상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는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 대표로서 여야 대표가 함께 대통령을 만나 현안을 논의하는 3자회담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한길 대표가 지난 3일 장외집회에서 "제1야당 민주당 대표로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한다"고 밝힌 것에 대한 화답인 셈이다.

황우여 "박 대통령과 야당, 대승적 결단 기대"

황 대표는 우선 "국정원 국정조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문제들이 국회에서의 일이기 때문에 국회 내에서 해결하는 게 의회주의 정치를 지켜야 할 여야의 공동 책임"이라며 "대통령께 국회 일을 얘기하는 건 여야 회담 후 필요시에 해도 충분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도 황 대표는 "국정 현안의 일거 해결에 도움이 된다면 야당의 (대통령 면담)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서 존중해야 한다"며 "이로써 야당 대표의 제안을 존중하면서 야당 대표와 대통령, 대통령과 여당, 여야 대표 회담이 순차적으로 진행돼야만 결론이 날 현안 회담을 일거에 정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어 "민주당과 박 대통령이 조속한 시일 내에 3자회담을 수락해 국정현안 해결의 길을 열어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 대승적 결단을 기대한다"면서 "대통령이 민생에 집중하도록 여야가 정쟁의 촛불을 끄고 국익과 민생의 횃불을 함께 들어 국민에 다가가는 모습 보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또 "박근혜 정부 들어 여야는 북핵문제 관련 3자회동을 통해 안보에서 여야 일체를 이뤘고, 험난하기만 했던 정부조직법도 여야 대표회담으로 원만히 합의를 이뤄 의회주의 정치의 대도를 지켜왔다"고 전제한 뒤, "외교·안보, 민생 경제에 아주 위중한 문제들이 산적한 이때에 정치권은 정쟁을 접고 미래지향적인 국익을 위한 정치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한길 대표 체제의 민주당은 대선 승복, 민생 위주의 의회정치를 계속 강조했고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통한 국난 극복을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며 "대통령이 집권 초기에 힘차게 일해 국민과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민주당이 도와주시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황우여 뺀 지도부 "국회에서 여야 대표회담 먼저 해라"


그러나 최경환 원내대표를 비롯한 다른 지도부는 황 대표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우선 최 원내대표는 "현안을 풀기 위해서는 대통령을 만날 게 아니라 국회에서 여야가 만나야 한다"면서 "황우여 대표를 비롯해 여야 간에 먼저 만나고, 이후 대통령을 만나더라도 만나는 게 일의 순서"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간 3자 회동 전에 여야 대표가 먼저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서로 다른 얘기를 하면서 엇박자를 내고 있는 셈이다.

최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민생이 힘들고 어려운데 민주당이 국민을 걱정한다면 선동정치를 버리고 국회로 돌아오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대선 불복 운동이 아니라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것이라면 국정조사의 성공적 마무리에 전력을 다하는 게 도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내대표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과의 회담을 제안한 김한길 대표에 대해 "이제 국회를 버리고 나가서 대통령을 만나 담판을 짓겠다고 한다"면서 "이는 의회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협상이 진행되는데 상대가 받을 수 없는 조건을 계속 추가한다거나 협상 상대를 무시하고 청와대에 일방적인 제안을 하는 것은 협상할 마음도,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없는 것"이라며 거듭 김 대표와 민주당을 비판했다.

이혜훈 최고위원도 "야당대표께서 대통령과의 단독회감을 제안하셨는데 여야대표회담부터 하시는 게 순서"라고 지적했고, 정우택 최고위원도 "국회에서 국정조사 문제를 가지고 연계시켜 박 대통령과의 면담을 제안하는 것은 너무나 큰 논리적 비약"이라며 "국회에서 여야 간 협상을 통해 원만하게 이뤄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심재철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말로는 대선불복이 아니라고 하고 있지만 누가 믿겠느냐, 사실상 대선불복 행동으로 비춰진다"며 "천막을 치고 묻지마 농성을 하고 촛불 장외투쟁을 하는 것은 당 지지도를 더 떨어뜨리고 국민으로부터 외면당하는 외톨이, 자해정치로 남을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김한길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 3자 회담 긍정적

민주당은 일단 황우여 대표의 여·야·청 3자회담 제안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청와대 쪽에서 제안하면 고려해 보겠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한길 대표는 "청와대의 공식 제안이 있다면 정국 상황이 엄중한 만큼 형식과 의전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김관영 대변인이 전했다.

노웅래 대표 비서실장도 이날 서울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회담을 제안한 상대는 청와대이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황 대표와 같은 입장이라고 밝힌다면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여야 대표회담이 아니라 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제안한 이상, 청와대 쪽의 입장 표명부터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노 비서실장은 특히 최경환 원내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회담에 대해서는 "지난번 여야대표 회담도 안 됐는데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이 박 대통령과의 단독회담을 위해 전날 밤 청와대와 비공식 접촉했으나, 청와대 측에서 "추후 답신을 주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청 3자회담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박근혜 대통령 #김한길 민주당 대표 #국정원 국정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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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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