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안철수 양보 없었어도 시장선거 나왔을 것"

오늘 오후 7시 <정치의 즐거움> 독자와의 대화... 안철수 특별게스트

등록 2013.08.07 12:24수정 2013.08.07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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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연호와 박원순의 대담 <정치의 즐거움> ⓒ 오마이북

"여론조사 격차가 그렇게 컸는데 말입니까?"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놀란 눈으로 물었다. 지난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양보가 없었더라도 "서울시장 선거에 나왔을 것"이라는 박원순 시장의 답변 때문이었다. 하지만 박 시장은 "무소속인 제가 예선에서 제1야당 후보를 이겼고, 본선에서 집권여당 후보를 이겼으니, '안철수 현상'의 덕을 본 셈"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16일 출간된 오연호 대표기자와의 대담집 <정치의 즐거움>에서 "기성 정치에 대한 광범한 불신, 절망, 그리고 새정치에 대한 갈망"을 '안철수 현상'의 배경으로 봤다. 박 시장은 취임 이후 1년 6개월간 서울시를 이끌면서 이미 '박원순 스타일'로 새정치를 실천하고 있다면 '안철수 현상'은 아직 진행형인 셈이다.

<정치의 즐거움>은 박원순식 정치 철학이 어떻게 서울시에서 실현되고 있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또한 정치의 본질과 목적, 정치인과 시민의 역할에 대한 의미를 짚고, 이를 한국 사회에서 실천하기 위한 과제들을 제시했다.

<오마이뉴스>의 출판브랜드 '오마이북'은 7일(수요일) 오후 7시 서울 동교동 가톨릭청년회관 니콜라오홀에서 <정치의 즐거움> 출간기념 '독자와의 대화'를 개최한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특별게스트로 참석할 예정이다. 240여 석 규모의 행사장에 500여 명 이상의 독자들이 참여 의사를 밝힐 정도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행사를 '오마이TV'를 통해 생중계할 예정이다.

박원순 "우리는 절망할 시간이 없다"

오연호 대표기자가 이 책을 기획한 것은 2012년 말, 정권교체를 바랐던 사람들이 깊은 절망에 빠져 있던 시기였다. 오연호 대표기자가 '오연호가 묻다' 시리즈의 대담자로 박원순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그들이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박원순은 미래를 내다보면서 실현하고 싶은 박원순의 야심을 말했"기 때문이다. 그는 "박원순의 사전에는 절망이 없어 보였다. 그 쉼 없는 희망의 출처는 과연 어디일지 궁금했다"고 한다.


이에 박원순 시장은 "우리는 절망할 시간이 없다"고 화답했다.

"서울시를 제대로 개혁하면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기 직장, 자기 지역에서 할 일이 있고, 또 일상에서도 개혁해야 할 일들이 있다. 제가 서울을 세계 최고의 도시로 만들고 싶은 야심이 있듯이 여러분도 각자의 자리에서 꿈꾸는 야심이 있을 것이다. 우리는 절망할 시간이 없다."


서른 시간에 걸친 두 사람의 대담은 '정치의 즐거움'을 역설하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오 기자와의 대담에서 정치는 권력을 누가 잡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삶을 나아지게 만드는 데 있음을 강조했다. 박 시장은 "내가 원하는 것은 정치가 시민들에게 재미와 즐거움, 행복을 주는 것이다. 경쟁과 상처, 실망과 분노가 아니라 정치 때문에 시민들이 웃고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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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24일 박원순 당시 야권통합 서울시장 후보를 지지하며 안국동 캠프를 방문한 안철수 당시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박 후보와 손잡고 있다. ⓒ 남소연


이 책에서 박원순 시장과 오연호 대표기자가 강조하는 것은 시민의 역할이다. 우리 사회가 원하는 '정치의 즐거움'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사람을 위해 만들어가는 변화가 실천될 때의 감동을 말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시대의 화두를 둘러싼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치인, 행정가, 시민사회, 언론이 모두 시대의 화두를 놓고 경쟁하고 있어요. 누가 그 화두를 잘 잡아서 세밀한 정책으로 추진해낼 것인가에 대한 치열한 경쟁이죠. 정당도 시민사회도 시대적 화두를 잡고 실천하면 정치적 영향력이 높아지지만 그렇지 못하면 힘을 잃게 됩니다. 결국은 새로운 사회, 보다 더 합리적이고 창조적인 사회를 향해 화두를 던지는 거죠."(13장 - 작은 쪽배들의 꿈)

"초심, 근본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는 뜻이죠. 국민들은 권력을 누가 잡느냐의 문제보다 자신들의 삶이 진짜로 나아지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정치는 여기에 답을 줄 수 있어야 해요. 시민의 삶을 구체적으로 바꾸는 생활정치가 필요한 이유죠. 그래서 보도블록 10계명을 만들고, 노숙자 리스트를 만들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 아니겠어요? 민주당 시장이냐 새누리당 시장이냐가 아니라 서울 시민의 삶을 바꾸고 있느냐가 더 중요합니다."(14장 - 마음을 산다는 것)

박원순의 새정치와 안철수의 새정치가 만난다

이날 <정치의 즐거움> 출간기념 '독자와의 대화'에 안철수 의원이 참석한다는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서울시정을 통해 구현되고 있는 '박원순식 새정치'와 원내정치를 통해 풀어가야 할 '안철수식 새정치'가 마주하게 된 셈이다.

또한 2011년 10월 서울시장 선거 과정이나 지난 4·24 재보선 과정 등에서 두 사람은 협력적 관계를 맺어왔으나 최근엔 야권의 잠재적 차기 대권주자로서 함께 거론되면서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두 사람은 지난 6월 14일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3주년 기념행사에 나란히 참석해 만난 적이 있다. 그 이후 별도의 만남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안철수 의원으로서는 일주일간의 휴가에서 복귀한 뒤 첫 정치적 행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안 의원은 지난 한 주간 '등원 이후 첫 휴식'을 마치고 국회로 복귀했다. 안 의원이 휴가를 간 사이, 국가정보원 국정조사와 관련한 여야 갈등이 극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의원이 현안과 관련한 나름의 메시지를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높다.

앞서 안 의원은 국정원의 선거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 '남재준 국정원장 해임', '국정원 개혁' 등을 주장했지만, 민주당이 국조 파행에 항의하며 장외투쟁까지 나서면서 안 의원은 별다른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축사 등은 안 의원 본인이 직접 준비하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담을 지 알 수가 없다"면서도 "기자들의 질문이 있을 경우 자연스럽게 현안에 대한 메시지가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정치의 즐거움 #안철수 의원 #안철수 현상 #오연호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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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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