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로 개 머리 내려쳐... '불쾌한 기억'
주택지서 '불법도살', 반려견이 불쌍하다

[주장] 나의 생활권과 환경권을 침해하는 개 사육장 없어져야

등록 2013.08.11 13:33수정 2013.08.1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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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정 뒷마당에서 식용으로 길러지던 복남이. 망치로 맞아 두개골이 깨지고 한 쪽 눈의 시력을 잃었습니다. ⓒ 동물자유연대


지난 7월. 경기도 000시 외곽의 큰 대로변에 있는 식용개 사육장에 대한 제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 제가 알고 있는 곳입니다. 저희 집에서 불과 5분 거리의, 지금은 영업을 하지 않는 망한 식당을 개 사육장으로 쓰고 있었습니다.

저는 올해 3월, 경기도 000시로 이사를 왔습니다. 000시 전역에 걸쳐 대규모 개사육장이 있고 소규모의 식용개를 사육하는 농가도 셀 수 없이 많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었습니다. 하기에 집을 고르는 기준은 나의 생활권과 환경권 안에 개를 식용으로 사육하는 농가나 시설이 없는 곳이었습니다.

앞 마당이 넓고 주차도 편리한 단독주택을 부동산에서 소개 받아 갔습니다. 아름드리 나무가 참 예뻤던 집이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앞으로의 날들을 상상하고 있을 무렵, 맞은편 주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등나무가 멋스러운 꽤 괜찮은 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등나무 바로 옆으로 10여 마리 안팎의 큰 도사누렁이들이 뜬 장에 빼곡히 들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가 난감해하자 현재 살고 있는 세입자 할머니께서 말씀하십니다.

"괜찮아~ 복날되면 다 파니깐…."

저는 그런 광경을 매일 보고 있는 것이 불쾌하고 불편하니 시설이든 농가든 주택이든 근처에 개사육장이 없는 곳으로 알아봐 달라 부동산에 전하고 그 동네를 떴습니다.

벚꽂과 진달래가 만개하는 베란다, 처음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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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베란다 풍경. 반려견들도 좋아하는 햇빛이 잘 드는 공간입니다. ⓒ 윤정임


그렇게 심혈을 기울여 집을 구했습니다. 주변에 편의시설은 부족하지만 아름다운 사계절의 변화를 가까이 느낄 수 있는 예쁘고 아담한 산이 바로 지척이고 봄에는 베란다 앞으로 벚꽃과 진달래가 만개하여 오랜 서울생활로 지친 심신에 평온함을 가져다 주는 그런 집이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망한 식당인가보다 하며 무심히 지나쳤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식당 마당에서 어떤 동물의 움직임이 감지되었습니다. 빠르게 달리고 있는 차 안이라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분명 뜬 장 같은 게 보였고 그 뜬 장은 한 두 개가 아닌 듯 했습니다.

퇴근길. 눈을 크게 뜨고 식당을 지나 갔습니다. 우려했던 대로 식당 앞마당에는 부서져 가는 녹슨 철 장과 뜬 장이 군데군데 있었고 식당 옆 쪽 공터에는 사람 키 만큼 자란 수풀더미 안에 대략 20여개의 뜬 장이 숨어 있었습니다. 심장이 빠르게 뛰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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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사육장으로 쓰고 있는 망한 식당. 마당 곳곳에서 식용 개들이 사육되고 있습니다. ⓒ 동물자유연대


아침에 뜬 장 안에 있던 개들이 퇴근 시간엔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아침에 뜬 장 안에서 재미있게 장난을 치던 아기 강아지들은 퇴근 후엔 1마리만 남아 힘 없이 누워 있었습니다. 묶여있는 개는 개 집이 없어 내리는 비를 다 맞았고 얼마 후 그 자리에 다른 개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차로,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 길목이고 100m정도 떨어진 곳에는 초등학교도 있습니다. 근방으로 신축빌라들이 계속 들어서고 있는데 어찌해서 아직까지 이 사육장이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인지 시청으로 민원을 넣었습니다.

동물보호과에선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00터널 지나서 바로 있는 곳이 아니냐며 익숙한 듯 말을 시작했습니다. 민원은 많지만 개사육과 식용을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어 답답하며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으로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트럭과 승용차까지 소유한 사람이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하니 이번에는 사회적으로 어려운…이란 말을 하며 난감해합니다. 

바로 가축분뇨 배출신고가 되어 있는 곳인지 주소지를 넣어 축산과에 확인을 요청하니 신고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2008년부터 사육면적(뜬 장 포함) 18평 이상은 가축분뇨 배출신고를 해야 하며 이를 어길 시 형사고발이 됩니다. 다시 환경과와 건축과에 차례로 민원을 넣었습니다. 그런데 환경과와 건축과에서도 00터널 지나서 바로 나오는 이 사육장에 대해 아주 잘 알고 있었습니다. 사육면적 18평이 조금 모자라나 너무나 많은 민원으로 인해 지난 달 가축분뇨 배출시설 신고 위반으로 고발을 한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그동안 저 사육장으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피해를 입고 불편함을 호소했으면 사육면적이 모자란데도 불구하고 고발이 된 것인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막걸리 안주 하겠다며 개 머리 내리친 노인들

2011년 4월. 유치원 옆에 있는 노인정 뒤뜰에서 막걸리 안주를 하겠다며 망치로 개 머리를 내리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제보자의 증언에 의하면 갑자기 개 비명이 들렸고 유치원 아이들과 함께 비명이 난 곳을 내다 보니 벽에 개가 매달린 채로 망치로 머리를 가격 당하는 중이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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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남이와 복희가 식용으로 길러지던 노인정 뒷 마당. 복남이가 학대를 당할 때 이를 지켜보던 복희의 트라우마는 성견이 된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 동물자유연대


이 사건은 제보자가 용감하게 신고하고 증언하여 학대자에게 100만 원의 구형이 내려진 사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의 피해견이 다행히도 목숨을 건졌고 학대자에겐 동물학대로 구형이 내려진 것으로 마무리 되었다고 생각할 수 없는 아주 중요하고 큰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이 광경을 목격한 어린 아이들입니다. 노인들의 무지와 학대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게 된 것은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입니다. 우연찮게 어른들의 잔혹한 동물학대를 목격하게 된 어린 유치원생들의 충격은 오랜 시간이 지나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몸과 마음의 휴식을 뜻하는 힐링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힐링을 위해 자연을 더 많이 찾게 되고 도시를 벗어나 전원주택으로 이사를 가는 경우 또한 많습니다.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심리적 불편함을 호소하며 상담을 요청해 오는 일이 최근 증가했습니다. 바로 주거지 근처의 식용개 사육장과 아무렇지도 않게 동네 사람들이 모여 키우던 개를 잡아먹는 악습 때문입니다. 어제까지 딸아이가 간식을 챙겨주던 옆집 개가 오늘은 동네 사람들의 안줏거리가 되고 개장수는 호시탐탐 마당에 있는 반려견에게 침을 흘립니다. 복날 밤에는 개를 지키느라 잠도 못 잔다는 것입니다

개식용 악습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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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남이를 살린 것은 시민들의 용기였습니다. ⓒ 동물자유연대


주변을 둘러 보면 사실 많은 사람들이 개식용의 악습으로 인해 고통 받고 있으며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성남의 모란시장과 부산의 구포시장 등 우리가 보전해야 할 전통시장은 잔인한 개시장으로 인해 젊은 사람들은 근처에도 가고 싶어 하지 않는 혐오시장으로 낙인 찍힌 지 오래고, 교육시설 근처에 있는 개 도살장에선 개들의 비명과 털 태우는 악취로 학생들이 고통 받고 있습니다. 철 장 안에 개들을 빼곡하게 구겨 넣고 도로를 달리는 개 운송 트럭 때문에 운전자들은 눈쌀을 찌푸리고 그 트럭들은 내가 사는 주거지까지 들어옵니다.

옆집에선 매년 암컷에게 임신을 시킨 뒤 복날이면 개장수에게 팔고, 도심에선 사람들의 눈을 피해 연탄광보다도 못한 더럽고 어두운 곳에서 식용개를 사육하고 도살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닭고기라고 속인 개고기를 먹고 그것이 앞마당에서 꼬리 흔들며 반겨주던 누렁이었다는 사실에 눈물을 흘립니다.

지난 8월 6일 충청도 태안군 한 마을에서 태안군 관계공무원이 참석한 가운데 박모씨가 추진하려는 대규모 개사육장에 주민전체의 결사반대 의사를 전달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주민들은 이날 개 사육장 허가를 내 준 태안군청에 "주민 한 명으로 인해 마을 전체 주민들이 피해를 입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느냐"고 강력 항의를 했습니다.

박모씨는 2000년부터 개 사육을 하면서 수차례 가축 분료를 하천에 무단 방류하면서 사법처리를 받기도 했습니다. 주민들은 악취와 개소음 등으로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한 해 6가구 이상이 서울과 인천에서 이주해 올 만큼 자연경관이 아름다운 마을에 혐오시설인 식용개 사육장이 들어서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이런 광경들과 경험을 하는 것에 불편함을 느낍니다. 또한 나의 생활권과 환경권 안에서 이러한 일들이 반복된다면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사람들에게 심리적 불편함을 가하고 불쾌감을 일으킨다면 이는 공공복리의 원칙에도 어긋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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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견과 반려견은 다르지 않습니다. 모든 개는 반려견입니다. ⓒ 동물자유연대


우리 사회에서 개식용에 대한 논란은 오래 전부터 시작되어 해가 갈수록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는 반려동물이라고 부르는 개를 먹는 것에 도의적 책임을 느끼는 국민들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개식용 금지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 되어야 하는 시점입니다. 법이란 사회, 윤리적 보편성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고 점차 도덕적 차원에서 인정되는 부분이 커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가는 이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미래세대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개를 식용으로 이용하며 필연적으로 따라올 수밖에 없는 동물학대와 환경오염, 정서 파괴를 우리의 미래세대에게 남겨주고 싶은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에도 올라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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