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집중보도' 방송3사, 놀랍다

[방송3사 뉴스 한눈에 보기] 9월 4일자 저녁 메인뉴스 모니터링

등록 2013.09.05 10:05수정 2013.09.05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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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 통합진보당(아래 진보당)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4일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날 방송 3사는 첫머리 기사부터 관련 보도를 쏟아냈다.

이석기 진보당 의원과 관련한 보도는 SBS 9꼭지, MBC 11꼭지, KBS 6꼭지나 됐다. 하지만 현역 국회의원이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도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보도보다는 자극적인 내용이 주를 이뤘다.

'이석기'에 매몰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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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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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SBS <8시뉴스> 화면 갈무리. ⓒ SBS


KBS <뉴스9>과 SBS <8시뉴스>는 이석기 진보당 의원 구인과정에서 벌어진 국정원 직원과 통합진보당 관계자 사이의 몸싸움 장면을 머리기사로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도 "고성과 몸싸움도 이어지는 가운데 취재진까지 몰려 상당히 혼란한 상황"이라며, 몸싸움 장면을 전하는 것을 빼놓지 않았다.

이어진 보도도 표결 전 벌어진 새누리당 의원들과 통합진보당 의원들 사이의 설전, 국회 앞에서의 진보·보수 단체 간 맞불집회 등으로 채워졌다. 보도양은 많았지만, 체포동의안 통과 이외에는 사실상 새로운 정보가 없었던 것이다.

"진보당 이석기 체포동의안 표결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해주던 방송들. 그 노력 절반만이라도 국정원 청문회 생중계나 촛불보도에 힘썼더라면(…)" (@ifk****)

이날 방송3사의 저녁 메인뉴스가 끝나갈 무렵, 트위터에서 나온 한 누리꾼의 반응이다. 그동안 방송3사에는 국정원 선거개입 사태와 이를 규탄하는 촛불집회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그에 비하면 이석기 의원에 대한 KBS·MBC의 '집중보도'는 놀라울 수준이다.


그래도 빠지지 않은 '박비어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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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 MBC


KBS·MBC가 이석기 의원에 대한 보도에 집중하고 있음에도, 빼먹지 않은 것이 있다. 바로 박근혜 정부를 향한 칭찬릴레이다. 참여연대,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는 이미 KBS·MBC를 두고 "'박비어천가' 부르기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공영방송이 정부에 대한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관련기사 : "정권의 시녀방송으로 전락한 공영방송, 국민 배반").

4일 박근혜 대통령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제8차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다. SBS <8시뉴스>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는 박근혜 대통령 취임 후 첫 다자 외교 무대"라며, 박 대통령의 일정을 전달하는데 그쳤다.

MBC <뉴스데스크>는 기사 제목부터 '朴, G20 정상회의 참석…다자외교 무대 성과 기대'라며, 앵커 멘트를 통해 "회원국 가운데 동아시아 지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올라서는 첫 번째 다자외교의 무대, 그 성과가 기대됩니다"라고 전했다.

KBS <뉴스9>도 "박 대통령은 먼저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를 놓고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입장 차 조율에 나설 예정"이라며, "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선도 발언에도 나설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아직 시작도 되지 않은 외교 무대를 두고, 벌써부터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과 칭찬을 쏟아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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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KBS <뉴스9> 화면 갈무리. ⓒ KBS


"격변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 KBS의 미래는 시청자 중심 서비스 제공이라는 공적 책무를 얼마나 충실히 수행하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이날 KBS <뉴스9>은 "KBS가 나아가야 할 길"을 고민하며, '[미니이슈] 세계 공영방송의 위기…KBS 미래는?'을 보도했다. 기자가 리포팅 한 것처럼, 공영방송은 공적 책무 수행에 미래가 달려있다. 하지만 그 공적 책무는 '서비스 제공'이 아니라 '올바른 보도'가 우선이다. KBS·MBC는 그것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되묻어야 한다.
#방송뉴스 모니터링 #MBC <뉴스데스크> #SBS <8시뉴스> #KBS <뉴스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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