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만 있고 한국에 없는 보험은?

[규슈 기행 24] 화산재를 품어내는 사쿠라지마 섬

등록 2013.09.08 14:43수정 2013.09.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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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부터 12일까지 학생 한 명과 인솔 교수 두 명이 이키시마 섬과 규슈 중부 지역을 사전 답사차 방문하고,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학생 9명과 인솔 교수 세 명이 규슈 중부 지역과 아마미오시마 섬을 찾아서 민속 답사여행을 했습니다. 이 두 여행을 통해서 보고 느끼고 겪은 일들을 '규슈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몇 차례 더 이어집니다. - 기자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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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1시 반 무렵 사쿠라지마 섬 서북 쪽에서 본 분화입니다. 이번 분화에서 처음으로 날아온 돌에 의해 자동차 유리 등이 깨지는 피해가 났습니다. ⓒ 박현국


4일 낮 규슈 중부 산간 지역 시마무라 마을을 떠나 굽이굽이 해발 1000미터 고개를 넘고 좁은 길을 지나 겨우 가고시마시로 향하는 고속도로로 들어왔습니다. 얼마쯤 달리자 화산재를 토해내는 사쿠라시마 섬이 보였습니다.


사쿠라지마 섬에서는 최근 8월 18일 오후 네 시 반부터 정상 기타다케(1117 미터) 부근 남동쪽 880미터 지점에서 분화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때 쏟아져나온 검은 화산재가 공중 5천미터까지 올갔습니다. 그 뒤 바람의 영향으로 사쿠라지마 섬 남서쪽에 있는 가고시마시까지 날아오기도 했습니다.

그 뒤 9월 5일 오전 대규모 분화로 화산재가 날아올라 이번 폭발 이후 처음으로 화산재에 의해서 자동차 유리가 깨지는 등 피해가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5일 오후 화산재가 가고시마 시내로 날아오거나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길거리 여기저기에서 지난번 날아온 화산재의 자취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쿠라지마 섬은 약 2만6천 년 전 분화로 만들어진 섬입니다. 가고시마현 남쪽 두 반도로 나누어진 긴코만 북쪽에 있습니다.1914년 1월 대분화로 용암이 흘러나와 사쿠라지마 섬 동쪽 오스미 반도와 이어졌습니다.원래 4백 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습니다.

사쿠라지마 섬은 둥근 화산섬으로 남북 10킬로미터, 동서 12킬로미터, 바닷가 둘레 55킬로미터입니다. 한때 인구가 2만이 넘은 적도 있었지만 1914년 대분화 이후 5천 명 정도가 살고 있습니다. 섬 주위에는 화산 관련 시설이나 온천, 이곳에서 가꾼 먹거리를 맛볼 수 있는 시설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1914년 흘러나온 용암으로 매워져 지붕만 남은 도리이나 화산 분화 를볼 수 있는 전망대 등이 있었지만 이번 8월 18일 분화로 모두 문을 닫았습니다. 


일본은 환태평양 화산대에 놓여 있으며 유라시아판, 필리핀판 등 지구 껍질이 만나는 곳에 있습니다. 반대로 그러한 지구 껍질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현재의 일본 열도를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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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8월 18일 사쿠라지마 섬 분화 이후 날아 온 화산재가 길거리 이곳저곳에 남아있습니다. ⓒ 박현국


연구자에 따라서 의견이 다르지만 최근 정해진 의견에 의하면 1만 년 이내에 화산활동을 했거나 현재 활발한 분화 활동을 하고 있는 화산을 활화산이라고 합니다. 일본에는 활화산이 모두 110개 있는데 이 가운데 47곳은 늘 화산활동을 눈여겨보고 있습니다.

전 세계에는 활화산이 약 800개 있는데 이 중 대부분이 일본 열도에 있습니다. 최근 1995년 1월 한신 지진, 2011년 3월 11일 동북 지방 해안에서 생긴 지진 등 크고 작은 지진이 많이 있었습니다. 화산과 지진은 모두 땅 속 지구 껍질에서 생깁니다.

화산 분화나 지진과 그에 따르는 해일은 그동안 여러 곳에서 사람들에게 많은 피해를 주었습니다. 언제 대규모 폭발이 이어질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어쩌면 언제 사람을 집어삼킬지 모르는 악마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땅 위에서 살아가는 한 그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일본에는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드문 지진 보험이 있습니다. 건물이나 상가가 지진으로 피해를 입으면 보상해주는 보험입니다. 지진이 많은 나라 일본에서 볼 수 있는 상품입니다. 일본은 지진이 많으니 할 수 없어서 생겼다고 하지만 보험회사들의 상술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있습니다.

멀쩡하던 땅이 흔들리고 건물이나 움직이는 것은 사람들에게 무서움을 넘어서 공포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동안 많은 희생자를 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사람이 죽은 뒤 세상을 알 수 없는 것처럼 언제 어디서 지진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일본 사람들은 지진을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담담하게 사는지도 모릅니다.

이곳 가고시마시 이곳저곳에 화산재가 날아와 빗물에 씻겨간 흔적이 있고 4킬로미터쯤 떨어진 사쿠라지마 섬에서 화산재가 날아 올라도 모두 담담하게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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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배를 타고 사쿠라지마 섬 남쪽 배 위에서 본 사쿠라지마 섬입니다. 화산재가 바람에 날리고 있습니다. ⓒ 박현국


참고 누리집> 가고시마현립 박물관,http://www.pref.kagoshima.jp/hakubutsukan/, 2013.9.8.
일본 기상청, http://www.seisvol.kishou.go.jp
덧붙이는 글 박현국 기자는 일본 류코쿠대학 국제문화학부에서 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쿠라지마 섬 #가고시마시 #화산재 #지진 보험 #활화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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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일본에서 생활한지 20년이 되어갑니다. 이제 서서히 일본인의 문화와 삶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과 일본의 문화 이해와 상호 교류를 위해 뭔가를 해보고 싶습니다. 한국의 발달되 인터넷망과 일본의 보존된 자연을 조화시켜 서로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교류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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