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카시 교수 떠나라" 공주대 동문·학생 반발

교학사 <한국사> 교과서 집필 이명희 교수 사면초가

등록 2013.09.30 14:03수정 2013.09.30 14:03
24
원고료로 응원
'친일·독재 미화' 지적을 받고 있는 교학사 <고교 한국사> 교과서의 주요 집필자인 이명희 공주대 교수(역사교육과)가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궁지에 몰린 이 교수가 색깔론 공세까지 펼치자 공주대 동문과 학생들이 들고 일어난 것.

30일 공주대 역사교육과 동문 243명은 "친일과 독재를 옹호하는 이명희 교수는 공주대를 떠나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원래 몇 명만 하려고 했는데, 많이 호응"

김정수씨 등 이 대학 역사교육과 출신들은 이날 성명에서 "50년 동안 수많은 역사교사를 배출해온 공주대학교 역사교육과에 대한 자부심에 흙탕물을 끼얹는 사태가 일어났다"면서 "친일과 독재를 미화한 것으로 알려진 문제의 교과서 중심에 놓인 인물이 바로 2002년부터 본교에 있는 이명희 교수"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동문들은 "그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릴 때마다 공주대 역사교육과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2명의 동문이 공동저자로 참여하고 있어 우리 동문들을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고 심경을 내보였다.

또한 동문들은 "이 교수는 집권당의 강연회에서 건전한 대한민국의 교사집단을 마치 좌파세력의 온상인양 왜곡하는 등 교과서 문제를 좌우 이념전쟁으로 몰아가는데 앞장서고 있다"면서 "마치 1950년대 미국사회 레드컴플렉스를 부추겼던 매카시를 연상시키는 이런 인물이 역사 교사를 키워내는 모교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는 사실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동문들은 "최근의 사태로 학과의 사무실이나 홈페이지는 이 교수에 대한 비판과 함께 역사교육과를 비난하는 전화와 글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이 교수가 있을 곳은 대학 강단이 아니라 세속 정치의 한 귀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친일과 독재를 미화하는 이 교수는 이 나라의 대학교수로서 학생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 이제 이 교수는 공주대학교를 떠나라"고 요구했다.

이번 성명을 주도한 김정수 동문(충남 강상고 역사 교사)은 "원래 몇몇 동문들만 의견을 내려고 했는데 이 소식을 전해들은 동문들이 생각 이상으로 많이 호응했다"면서 "성명 내용을 공주대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동문들이 유인물과 대자보를 만들어 학교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명희 교수는 지난 11일 김무성 의원(새누리당)이 연 강연에서 "현재 좌파 진영이 교육계와 언론계의 70%, 예술계의 80%, 출판계의 90%, 학계의 60%, 연예계의 70%를 각각 장악하고 있다"면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아야 할 나라라는 말을 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킨 바 있다.

총학생회도 오는 2일 중앙위 안건에 "이 교수 사퇴 요구"

공주대 동문들에 이어 학생들도 이 교수 문제에 대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공주대 총학생회는 "오는 2일 여는 총학생회와 단과대 학생회장들의 모임인 중앙위원회 안건으로 '이명희 교수 사퇴 요구' 건이 상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염윤석 총학생회장은 기자와 통화에서 "중앙위에서 이 교수에 대한 조사 자료를 바탕으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면서 "앞으로 총장 면담은 물론 이 교수의 사퇴를 요구하는 전체 학생 서명운동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림 공주대 사범대 학생회장도 "우리 사대생들도 (이 교수가 친일·독재를 미화하고 있다는) 국민적 감정과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학생들의 상황을 전했다.

당사자인 이 교수의 해명을 듣기 위해 이날 전화 통화를 3차례 시도했지만 이 교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교학사 교과서
댓글24
이 기사의 좋은기사 원고료 30,000
응원글보기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AD

AD

AD

인기기사

  1. 1 46년 된 집 수리한다니 95세 아버지가 보인 반응 46년 된 집 수리한다니 95세 아버지가 보인 반응
  2. 2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에 손님들이 달라졌다 "죄송합니다" 이 한마디에 손님들이 달라졌다
  3. 3 누군가 내 집 앞에 김치를 놓고 갔다... 범인은 외국인 누군가 내 집 앞에 김치를 놓고 갔다... 범인은 외국인
  4. 4 외국인데 가는 곳마다 현대, 기아차... 여긴 어디? 외국인데 가는 곳마다 현대, 기아차... 여긴 어디?
  5. 5 '신창원 검거' 여형사가 도저히 쓸 수 없었던 슬픈 이야기 '신창원 검거' 여형사가 도저히 쓸 수 없었던 슬픈 이야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