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수술해달라는 사춘기 딸, 이렇게 하세요

[아름다운 얼굴 이야기 - 마지막회]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미의식을...

등록 2013.10.01 16:36수정 2013.10.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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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정말 다양한 매체가 있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정보에 접근하기 쉬워졌다. 굳이 찾지 않아도 자극적인 홍보는 우리 눈에 쏙쏙 들어온다.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공중파와 케이블방송에 이렇게 다양한 채널과 프로그램이 있지 않았다. 인터넷도 마찬가지이다.


매체가 발달하고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생긴 현상은 정보의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공간의 제약이 없어졌다. 도시에 있든, 농촌에 있든, 발달된 매체들을 통해 다양한 정보를 받아들인다. 그뿐만 아니라, 세대 간의 격차가 허물어지고 있다. 10대든, 30대든, 50대든 거의 비슷하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물론 성인인증을 해야하는 성적인 자료를 제외하고).

이는 성형에 대한 정보도 마찬가지이다. 방송에 등장하는 성형 전후의 극적인 변화 모습, 인터넷 창에서 꾸준히 나타나는 광고들과 후기들. 이런 내용들을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꾸준히 접하고 있다. 지금 이 기사도 청소년들이 볼 수 있다(성인인증을 거쳐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

물론, 대부분 청소년들의 성형은 권장하지 않는다. 크게 의학적인 이유와 정서적인 이유로 볼 수 있다. 의학적으로는 성장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형은 위험성이 있기때문이다. 아무래도 신체조직이 성장을 하면서 모습이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나중에 균형이 깨질 우려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아 정체성이 완전히 확립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성형으로 인해 자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을 수 있다. 게다가 선택에 대한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다.

하지만, 청소년 성형은 증가하고 있다. 어떤 설문조사에 따르면 '방학때 하고 싶은 일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20%가 '성형수술'을 꼽아서 응답 중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성형을 하는 경우도 상당수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성장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성형은 위험성이 있다. ⓒ sxc


일부 성형외과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홍보 및 판촉활동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가슴 성형을 받는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고 한다. 유선의 발육이 22세 이후에나 끝나기 때문에 그 이전에는 유방성형을 권하지 않는 게 정석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청소년들이 가슴이 작아서 고민하고, 수술을 결정한다는 게 기성 세대는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더 낮은 연령대에서는 '셀프 성형'이 유행이다. 쌍꺼풀을 만들어준다는 '쌍꺼풀 안경', 얼굴형을 갸름하게 만들어준다는 '페이스롤러', 콧대가 높아진다는 '코집게' 등을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해 보면 판매 사이트들이 나타난다. 게다가 각종 커뮤니티와 블로그 등에서도 사용법과 구입법 등이 나와 있다. 물론 이는 좋지 않다. 그 효과와 안정성도 검증되지 않았을 뿐더러 부작용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 시기 이보다 중요한 것은 자존감을 키우고 자아정체성을 확립하는 것이다. 매체에서 보여주는 미적인 기준으로 자신을 재단하고 평가하는 것은 스스로의 정체성 확립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성형 전후로 인생이 역전되는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면서 외모지상주의를 뇌리에 깊숙히 새겨줄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어린 시절부터 반복적으로 노출이 된 것과 성인이 된 이후부터 받아들이는 것은 생각에 큰 차이를 나타낸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자라면서 미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를 가지고 자기 자신을 못 생겼다고 여기면서 부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게 될까봐 우려된다.

이런 일련의 현상들에 있어서, 외모지상주의를 부추기는 매체와 그 이면에서 돈을 벌고 있는 업계는 상당한 책임이 있다고 본다. 물론 필자도 그 중의 하나다. 요즘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감을 세상 전반에서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그 강박감은 어릴수록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미의식을 심어주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해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를 끝으로 <아름다운 얼굴이야기> 연재는 마무리가 됩니다. 연재했던 내용들과 함께, 기사로 전해드리지 못 했던 이야기를 덧붙여 <의사는 성형하지 않는다>는 책으로 출간하였습니다. 제 기사들은 성형 자체를 비난하기 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본질을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제 글이 성형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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